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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 잡으려다 게임 잡는다”… 업계 ‘질병 분류’ 반대 총력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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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단체·대학 구성 공대위 공식 출범 / “현대판 마녀 매도… 관련 산업 죽이려 한다” / 2022년부터 질병 취급 땐 3년간 11조 손실 / 민관협의체 구성 보건당국·문화계 입장차

세계보건기구(WHO)가 게임중독(게임이용장애·gaming disorder)을 질병으로 분류한 것과 관련해 게임 관련 업계가 총력 투쟁에 나섰다.

한국게임학회와 한국게임산업협회 등 협회·단체 56곳과 대학 관련 학과 33곳이 모인 게임 질병코드 반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는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 출범했다. 지난 20∼28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WHO 총회에서 게임중독에 대해 ‘6C51’의 질병코드를 부여하는 내용을 담은 제11차 국제질병표준분류기준(ICD-11)이 통과한 이후 게임업계는 “기준이 불분명한 잣대로 중독을 고치려다가 게임 산업과 문화 전반을 다 죽이려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공대위는 “19세기에는 소설, 20세기에는 TV, 그리고 21세기에는 게임이 ‘현대판 마녀’로 내몰리고 있다”며 “이 셋 중에서도 양방향 문화매체인 게임에 대해 유일하게 질병코드까지 부여했다”고 비판했다.

30년 만에 개정된 ICD는 3년 뒤인 2022년부터 194개 WHO 회원국에 적용된다. 국내에서는 각계 의견 수렴 및 합의, 통계청의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KCD) 등의 과정을 거쳐 2026년쯤 적용될 전망이다.

게임중독은 정신적, 행동적, 신경발달 장애 영역에 하위 항목으로 포함됐다. 판단 기준은 △게임 통제 능력 상실 △다른 일상보다 게임 우선시함 △부정적인 결과에도 게임을 12개월 이상 지속 등 3가지이다.


게임중독에 대해 질병코드가 부여되면 정부는 관련 실태 조사 등을 거쳐 통계를 발표하고, 예방과 치료를 위한 계획을 세우고 예산을 배정·집행할 수 있다. 그러나 정부 및 관련 기관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체 게임 인구 중 게임중독으로 치료 대상이 되는 경우는 1∼2% 내외에 불과하다. 예외적인 게임중독 사례를 일반화해서 규제에 나서게 되면 ‘득보다 실이 훨씬 크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게임중독을 판별하는 기준은 물론 게임 자체를 판별하는 기준도 모호한 실정이다. 가령 바둑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더라도 이를 컴퓨터게임으로 즐기면 게임중독이고 실제 바둑을 두면 중독이 아니라는 판단이 내려질 수 있다. 산업과 문화가 발전함에 따라 소설 및 영화, 음악 등 다양한 장르가 게임과 융합하며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다는 점에서 WHO의 이번 결정은 게임업계를 넘어 문화업계 전반의 우려를 낳고 있다.


서울대 산학협력단은 지난해 말 우리나라가 2022년부터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취급하게 되면 게임 산업이 위축돼 향후 3년간 11조원이 넘는 경제적 손실을 볼 것으로 전망했다.

공대위는 “게임은 소중한 문화이고, 4차산업혁명의 미래를 여는 창이며, 한국이 자랑할 만한 혁신의 산물”이라며 “알파고의 아버지 데미드 하사비스 또한 게임 개발자였다”고 강조했다. 공대위는 △민간협의체 구성 △사회적 합의 없는 KCD 도입 강행 시 법적 대응 검토 △국내외 공동연구 추진 △범국민운동 추진 등을 골자로 하는 10가지 향후 대책도 발표했다.

정부는 이번 사안과 관련해 전날 국무조정실 주도의 민관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했다. 그러나 보건당국과 문화계의 입장차가 워낙 커서 구성 및 운영 과정에서 난항이 예상된다.

김준영 기자 papeniqu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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