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를 홀린 맛, 부드러운 '안심스테이크'

한국의 외식문화가 서구화되면서 인기 있는 메뉴로 떠오른 스테이크, 최근에는 패밀리 레스토랑뿐만 아니라 전문 식당도 늘고 있다. 쉽게 접할 수 있는 음식이 됐지만 아직도 메뉴판을 보면 비슷한 명칭과 모습에 무얼 먹어야 하나 고민하게 된다. 나에게 맞는 부위는 어떤 것일까. 스테이크, 이제는 알고 먹자.

소 한 마리에서 2개가 나오는 안심

안심, 2와 6 그리고 3

안심은 소 등뼈 안에 있는 고기로 콩팥부분에서 얇게 시작해 그 두께가 점점 굵어지며 허리부분까지 뻗어있다. 흔히 기다란 방망이 모양의 안심이 소 한 마리당 한 개가 나오는 줄 알지만 좌, 우 대칭으로 2개가 나온다.

한국에서는 안심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지만 프랑스에선 같은 부위를 놓고 6개의 이름을 붙여 부른다. 전체적으로 필레(Filet)가 안심이라는 말과 동일한 뜻으로 사용되지만 세부적으로 보면 소 머리에 가까운 얇은 부위부터 쁘띠필레(Pitet Filet), 필레미뇽(Filet Mignon), 투르느도(Tournedos), 필레(Filet), 샤토브리앙(Chateau Briand), 테트(tte)로 나눠진다. 한국사람의 입장에선 60cm정도 길이의 부위를 6개로 나눠 부른다는 것이 의아할 수도 있지만 무지개가 가진 색의 개수가 각 나라마다 다른 것처럼 문화의 시각적 차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단편적으로 프랑스의 요리사들이 안심에 대한 큰 관심을 엿 볼 수도 있다.

더스테이크하우스 바이 빕스의 샤토브리앙 스테이크

모든 레스토랑에서 안심 부위를 나눠 판매하는 것은 아니다. 부위 구별 없이 안심스테이크를 만들어 내놓는 곳도 분명 있다. 종류를 나눠 판매하는 곳이라면 보통은 3가지 안심스테이크를 선보인다. 첫번째가 둥글게 자른 투르느도에 얇게 저민 돼지지방(베이컨을 대신 사용하기도 함)을 둘러 구운 투르느도 스테이크, 두번째가 아담한 크기의 필레미뇽 스테이크, 마지막이 안심의 가장 두툼한 부분을 이용한 샤토브리앙이다.(가장 둘레가 큰 테트부분은 모양이 불규칙해 통으로 잘라 스테이크에 사용하지 않음) 세가지 부위를 이용한 스테이크 정도만 기억한다면 안심스테이크에 대해선 다 알고 있다고 해도 무리가 없다.

안심중 가장 고급부위로 꼽히는 샤토브리앙

샤토브리앙을 사랑한 샤토브리앙
안심 중 최고부위를 고르라고 한다면 열에 아홉은 ‘샤토브리앙’을 꼽을 것이다. 안심 중 스테이크용으로 절단했을 때 그 지름이 가장 크다는 것과 이름에 얽힌 유래 때문이다. 안심스테이크 샤토브리앙은 19세기 프랑스 유명 소설가이자 외교 정치가였던 프랑수아르네 드 샤토브리앙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구전되며 과장, 혹은 와전된 부분도 있겠지만 미식가였던 샤토브리앙 남작을 위해 그의 전속 요리사 몽미레이유가 고안해 낸 스테이크라는 내용이 골자다.

안심은 주로 팬을 이용해 조리한다

안심은 그릴이나 브로일러 보다는 팬을 이용해 조리하는 경우가 많다. 다른 부위에 비해 빨리 익기 때문에 섬세하게 스테이크를 익힐 수 있는 팬이 적합한 것이다. 샤토브리앙을 포함한 안심스테이크의 특징은 부드러움과 담백함으로 요약된다. 립아이가 남성적인 특징을 가졌다면 샤토브리앙은 여성적이다. 지방질이 매우 적어 느끼한 맛이 적고 운동량이 거의 없는 안쪽 살이기 때문에 근육이 없어 부드럽다. 다양한 소스와 곁들여 먹으면 종류에 따라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는 강점도 있다.

조선닷컴 라이프미디어팀 정재균 PD jeongsan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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