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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헌에 청탁한 '이군현 대학동문'은 권성동?…권 "청탁 안했다"

중앙일보 박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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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 [중앙포토]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 [중앙포토]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에게 이군현 전 의원 재판 청탁을 한 사람이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20대 국회 법사위원이자 이 전 의원의 대학 동문인 의원이 재판 청탁을 해왔다’는 후배 판사의 진술을 임 전 차장이 법정에서 언급하면서다. 그는 청탁 혐의 자체는 부인하고 있다.

임종헌 "이군현 대학동문 법사위원이 청탁했다는 진술이…"
임 전 차장은 8일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36부 심리로 열린 자신의 재판에 출석했다. 재판부는 그에게 2016년 8월 모 국회의원으로부터 이군현 의원의 정치자금법 사건 진행상황을 알아봐달라는 청탁을 받고, 양형 관련 법률 자문을 해준 혐의를 인정하는지 물었다.

임 전 차장은 “(당시 상황을) 정확히 기억하고 있지 못하다”면서도, “‘법사위의 모 의원과 이군현 의원이 대학동문인데, 모 의원이 이군현 의원의 선거법 위반으로 인한 의원직 상실을 걱정한다. 해당 의원의 관심사항이다’라는 말을 제가 김모 판사에게 했다고 김 판사가 검찰에서 진술한 듯 하다”고 말했다.

다만 그 ‘모 의원’이 누구인지 묻는 재판장에 질문에는 “기자들이 있어 답할 수 없다. 재판부에 제출하는 의견서에 썼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이군현 의원을 사적으로 만난 적은 없고, 이 의원이 2013년도 예결위원장을 맡을 당시 제가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이어서 관례에 따라 찾아가 인사드린 적은 있다”며 양형 검토 문건을 만든 것은 참고자료였을 뿐 청탁을 받고 만들어준 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군현 중앙대 동문은 권성동뿐…권 "청탁 전혀 아냐"
법조계에서는 이날 임 전 차장이 언급한 ‘모 의원’이 권성동 의원이라는 말이 나온다. 새누리당 소속 20대 국회 상반기 법사위원 가운데 이군현 의원과 대학 동문은 권 의원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의원은 중앙대 영어교육학과 72학번이고 권 의원은 중앙대 법대 80학번 출신이다.


중앙일보는 권 의원과 통화를 시도했지만 그의 휴대전화가 꺼져있어 입장을 듣지 못했다. KBS 보도에 따르면 권 의원은 ‘이군현 의원이 처음 사건이 터졌을 때 법률 상담을 해 준 적은 있지만 임 전 차장에게 재판 관련 부탁을 한 일은 전혀 없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임 전 차장은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ㆍ전병헌 전 의원, 자유한국당 노철래 전 의원 재판 청탁 의혹도 부인했다. 서영교 의원ㆍ노철래 전 의원 측으로부터는 민원은 왔지만 들어주지 않았고, 전병헌 전 의원 측으로부터는 청탁 자체가 없었다고 했다.

"서영교·노철래에게도 재판 민원 왔었다"
8일 재판에 출석하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뉴시스]

8일 재판에 출석하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뉴시스]


그는 2015년 5월 서 의원으로부터 지인 재판 선처 부탁을 받고 담당 법관에 이를 전달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검찰의 e메일 압수수색을 통해 확인한 바에 의하면 제가 국회 파견 판사로부터 서 의원이 직접 이야기한 내용을 담은 e메일을 받았다”며 “서 의원이 지인 사건에서 벌금형 선고를 받게 해달라고 했다는 취지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관련 법관에) 전화로 사건 청탁을 한 기억이 없고, 서 의원에게 처리 결과를 알려준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노 전 의원 사건 선처를 부탁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새누리당에서 노철래 의원 구속이 부당하다는 항의를 받았다”며 “국회의원에게 전화가 오면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는 외형을 만들기 위해 (해당 법원에) 전화를 한 것이지, 선처를 부탁한 적은 없다”고 했다. 민원을 해온 새누리당 의원에 대해선 “친박계로 추정되지만 누구인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2015년 4월 전 전 의원으로부터 보좌관 석방 청탁을 받고 검토한 혐의에 대해선 “억울하다고 하니 꼼꼼히 살펴봐달라는 의례적인 말을 했는데 제가 난감한 표정을 지어서 후회했다고 (전 전 의원이) 검찰에서 진술했다”며 사건 파악 차원에서 검토 보고서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구속기간 연장될까…법정에서 울먹인 임종헌
이날 검찰과 임 전 차장 측은 구속기간 연장 여부를 놓고도 설전을 벌였다. 임 전 차장의 구속기간이 오는 13일 만료되기 때문이다. 검찰은 임 전 차장의 범죄 혐의가 중대하고 증거 인멸 우려를 들며 구속영장을 새로 발부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임 전 차장 측은 피고인의 방어권을 들며 석방을 주장했다.


임 전 차장은 구속기간연장 심문을 마칠 무렵 직접 증거 인멸 우려를 전면 부인했다. 임 전 차장은 "구치소 내에서 면회를 가다 양승태 대법원장이 혹여 멀리서라도 보여도 전혀 아는 척도 안 하고 오해받을 행동을 극도로 자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 측에서 제기한 다른 피고인들과의 말맞추기 우려를 부인하는 취지다.

임 전 차장은 발언 도중 울먹이기도 했다. 그는 "재판장께서 은절을 베푸셔서 석방될 수 있다면 (우려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근신 또 근신하겠다"고 재판부에 호소했다. 이어 "저희 집사람이 매일같이 법정에 출석해 재판을 지켜본다"며 "판사로 32년을 지냈고, 실업자 상태로 2년을 지냈는데 불만 하나 없이 구속된 피고인을 뒷바라지해왔다"고 말했다. 임 전 차장이 이런 말을 하자 방청석에서 재판을 지켜보던 임 전 차장의 부인도 울음을 터뜨렸다. 임 전 차장은 "석방된다 하더라도 재판부가 우려하는 행동은 삼가며 재판에 임하겠다"고 진술을 마쳤다.

박사라·이수정 기자 park.sar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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