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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靑정무수석 "박근혜, 강제징용 판결 늦추자는 제안 승인"

아시아경제 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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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헌 재판 출석해 증언…"그게 낫겠네요"라고 동의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설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일제 강제징용 재상고 사건의 대법원 판결을 늦춰야 한다는 건의를 받고 이를 승인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박준우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은 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윤종섭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속행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이같이 증언했다.


검찰에 따르면 2013년 11월 15일 정홍원 국무총리는 김기춘 비서실장과 박 수석 등이 배석한 자리에서 박 대통령에게 강제징용 재상고 사건이 확정될 경우 한일 관계에 파장이 예상된다는 취지로 보고했다. 박 전 수석도 이 자리에서 독일식으로 재단을 만들어 강제징용 문제를 해결하기까지 판결을 늦춰야 한다는 취지로 보고했다고 설명했다.


박 전 수석은 "청와대나 총리실이 직접 대법원에 얘기하면 소문이 나니 소관 부처인 외교부가 공식적으로 의견을 제시해서 다소 재판을 늦추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고 건의했고, 박 전 대통령이 "그게 낫겠네요"라고 동의했다고 전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어 정홍원 총리에게 "이 문제가 중요한 것 같으니 총리님이 잘 챙겨주시라"고 당부했고, 정 총리는 "내려가는 대로 외교부 장관에게 지시하겠다"고 답했다고 박 전 수석은 기억했다.


박 전 대통령의 승인 이후 같은 해 12월 김 전 비서실장 주재로 윤병세 전 외교부장관, 황교안 전 법무부장관, 차한성 전 법원행정처장 등이 참석한 '소인수회의'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강제징용 재상고 사건을 대법원 전원합의체에 회부하는 등 지연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조사됐다. 임 전 차장은 이 회의 결과를 이행하기 위해 청와대·외교부 등 입장을 담은 법원행정처 보고서를 대법원 연구관에게 전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재판부가 이날 "외교부 등이 대법원을 접촉해 판결을 늦출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인가"라고 묻자, 박 전 수석은 "외교부가 주무 부처라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또 재판부가 "삼권 분립이나 사법부·재판장의 독립을 침해한다고 한 번도 생각하지 못했나"고 일침했지만 박 전 수석은 미처 그런 생각은 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한편 외교부에서 강제징용 재판 관련 업무를 담당했던 황모 전 과장도 이날 오전 증인으로 나와 "외교부가 대법원에 의견 제출은 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그 과정에서 재판 거래에 연루됐다는 걸 알고 실무직원들이 적잖이 큰 충격을 받았다"고 토로했다.



이설 기자 sseo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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