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나지 않는다”…‘세월호 5주기’ 진행된 특조위 방해 공판에서 당사자들 혐의 부인

-16일 35번째 공판

-이병기ㆍ조윤선 등 “모른다”, “잘 기억나지 않는다”

[헤럴드경제] 세월호 참사 5주기인 16일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 업무방해사건 공판에서 이병기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안종범 전 경제수석비서관, 조윤선 전 정무수석비서관 등은 혐의를 부인했다. 이 전 실장 등 3명은 시종일관 “기억이 없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 12부(민철기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세월호 특조위 업무방해사건 35회 공판을 열었다.

이 전 실장은 ‘세월호 특조위 활동을 차단할 것을 지시했냐’는 검찰 질문에 “오래된 일이라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다만 “홍남기 당시 기록비서관(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대통령에게 올리는 문건은 강한 단어를 사용하곤 했다”며 “대통령에게 보고할 때 대응이라는 단어만 반복할 수 없으니 차단이라는 강한 표현을 쓴 것 같다”고 했다.

이날 공판에서는 세월호 특조위가 활동하던 2015년 11월 작성된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 결과보고서 등 기록물이 증거로 제시됐다. 검찰 측과 변호인 측은 이 전 실장에게 보고서에 기재된 내용을 누가 지시했는지 등을 물었다.

보고서에는 “세월호 특조위에서 사고 당일 VIP 행적을 전원위원회(11.16)에 조사 안건으로 채택을 시도하려고 하니 해수부가 책임지고 대응 및 제어할 것”, “세월호 특조위가 청와대 대응 5개 사항(VIP 7시간 행적 포함)을 조사하는 내용의 안건을전원위원회에 상정하는 것은 명백한 일탈·월권 행위인 만큼 해수부 중심으로 강력한 대응조치를 취할 것(경제수석)” 등 내용이 쓰여 있었다.

검찰 측은 이이 전 실장이 지시한 것인지, 괄호 안에 기재된 대로 당시 경제수석이던 안 전 수석이 지시한 것인지 등을 물었다. 하지만 이 전 실장은 “지시한 기억이 없다”,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 등 답변으로 일관했다.

조 전 수석도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조 전 수석은 청와대 수석ㆍ비서관 회의를 묻는 검찰의 질문에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다.

한편, 이 전 실장은 청와대 해양수산비서관실 행정관의 수첩에 적힌 “당당하게 나서라 하라”는 내용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기억난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7시간 행정의혹’에 대해 당당하게 나서라는 입장을 여러 번 밝혔다고 했다.

지난해 3월부터 동부지법에서는 세월호 특조위 설립과 활동 등을 방해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로 기소된 김영석 전 해양수산부 장관ㆍ윤학배 전 해수부 차관ㆍ이 전 실장ㆍ안 전 수석ㆍ조 전 수석이 재판을 받고 있다.

이날로 35번째 공판을 진행한 재판부는 조만간 마무리될 전망이다. 재판부는 “다음 기일이나 그 다음 기일에 최후변론을 진행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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