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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발장(휴 잭맨)이 딸 코제트를 데리러 갈 때 나오는 ‘Suddenly’, 공장에서 쫓겨나 딸의 양육비를 위해 매춘부의 삶을 살게 된 판틴(앤 해서웨이)이 부른 ‘I Dreamed A Dream’. 배우들이 현장에서 부른 것을 라이브 녹음한 덕에, 영화 OST만 들어도 영화 속 장면이 그대로 떠오른다. 세계 4대 뮤지컬 프로듀서 카메론 매킨토시와 아카데미 4관왕 <킹스 스피치> 톰 후퍼 감독이 만난 <레미제라블>. 개봉과 함께 휴 잭맨, 앤 해서웨이, 헬레나 본햄 카터, 러셀 크로우 등 할리우드 톱 배우들이 직접 부른 OST가 함께 발매됐다. 발매 이전부터 온라인 음원사이트에서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며, 소녀시대의 ‘I Got A Boy’ 예약판매를 누르고, 종합 차트 1위를 기록한 앨범이다. 어린 코제트 역을 맡은 이자벨 알렌의 포스터가 재킷을 장식하고 있는 <레미제라블> OST는 장 발장이 노예 신분으로 거대한 군함을 끌면서 부르는 웅장한 합창곡 ‘Lock Down’으로 시작된다. 기존 레미제라블 뮤지컬에선 들을 수 없었던 ‘Suddenly’는 휴 잭맨의 목소리에서 영감을 얻은 뮤지컬 원작곡가가 새롭게 작곡한 곡으로, 올해 골든글로브 주제가상 후보에 오른 곡. 사랑하는 남자를 위해 아버지를 배신하고, 그 남자가 코제트에게 가는 것을 지켜봐야 하는 에포닌의 테마곡 ‘On My Own’은 애절한 멜로디에 부질없는 희망을 담은 노래다. 딸이 사랑하는 남자 마리우스 대신 자신을 데려가 달라는 뜻의 ‘Bring Him Home’, 티저 예고편에 노출된 것만으로도 강렬한 인상을 남긴 앤 헤서웨이의 절절한 노래 ‘I Dremed A Dream’은 필청트랙. 작곡가 클로드 미셸 쇤베르크와 작사가 알란 보블리는 모든 원곡을 새롭게 편곡했다.
메이저 영화 사상 최초 촬영현장 LIVE 녹음
“박자에 신경 쓸 필요 없이 연기에만 몰입할 수 있었다. 실시간 녹음이 감정을 표현하는 데 최고로 적합한 방식이었다.”(휴 잭맨) 감독 톰 후퍼는 배우들의 감정을 살리기 위해 라이브 녹음을 택했다. 사운드트랙만 들어도 영화를 보는 느낌이 드는 것은, 일단 배우들이 노래를 살벌하게 잘하기 때문. 배우들은 작은 이어폰을 낀 채 세트 바깥에 있는 피아니스트의 반주를 들으며, 현장에서 실제로 노래했다. 특히 장 발장을 연기한 휴 잭맨은 장기수-전과자-도둑-양아버지-사장-도망자 역할을 소화하면서 수많은 뮤지컬 넘버를 실감나게 소화해냈다.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얇고 가느다란 목소리의 러셀 크로우는 좀 실망스럽긴 했지만. 코제트의 엄마 역을 맡은 앤 헤서웨이나 에포닌 역을 맡은 사만다 바크스는 뮤지컬 배우 뺨치는 실력이다. 촬영 전 스튜디오에서 노래를 먼저 녹음하고 현장에선 립싱크를 하던 것과 달리 <레미제라블>은 피아니스트가 연기를 하는 배우를 직접 보면서 연주를 했다. 메이저 영화로서는 최초로 촬영현장에서의 라이브 녹음을 시도한 덕분에 배우들의 감정이 가득 들어간 숨 소리, 울음 섞인 대사, 현장이 느껴지는 노래를 들을 수 있게 됐다. 시민군이 도심 한 켠에 바리케이드를 세운 19세기 프랑스 혁명, 인간의 희생, 그리고 구원, 휴머니즘의 숭고함, 정치와 로맨스. 마지막 장면에서 모든 등장인물이 다 함께 부르는 마지막 곡 ‘One Day More’는 김연아가 지난 시니어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선보인 곡으로, 당신이 아무리 냉혈한이라 해도, 울컥 하고 올라오는 감정을 무시하기 쉽지 않을 곡이다. 빅토르 위고의 150년 전 소설 <레미제라블>은 뮤지컬 무대에 오른 지 28년이 넘었지만 영화 OST 덕에 다시 한 번 전설이 됐다. 앨범을 끝까지 듣는 것만으로도 영화 한 편을 본 느낌이다. 영화가 끝나고 객석에서 “브라보!”라는 탄성이 나온 것은 바로 그 전설적인 사운드 트랙 덕분이 아닐까.
[글 박찬은 기자 자료제공 유니버설뮤직]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361호(13.01.15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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