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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원세훈 "대통령이 돈 얘기하겠나"

조선일보 오경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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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15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이명박 전 대통령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15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이명박 전 대통령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원세훈(67) 전 국가정보원장이 이명박(78) 전 대통령의 재판에서 "대통령이 국정원에 자금을 지원해달라고 요청한 적이 없다"고 증언했다.

원 전 원장은 15일 서울고법 형사1부(재판장 정준영) 심리로 열린 이 전 대통령의 항소심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원 전 원장은 이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일 때 행정1부시장으로, 대통령 재임 시절에는 행정안전부 장관과 국정원장으로 근무했다.

원 전 원장이 증인으로 불려나온 것은 이른바 '국정원 특활비'와 관련이 있다. 이 전 대통령은 2010년 6월과 2011년 9~10월 국정원에서 특활비 2억원과 현금 10만달러를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1심에서는 2억원에 대해 국고손실죄를 인정했다. 이 전 대통령 측은 1심 판결의 잘못을 지적하기 위해 원 전 원장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원 전 원장은 2억원에 대해 "(국정원) 기획조정실장이 당시 보고하지 않았나 싶은데 청와대 기념품 이야기를 한 것 같다"고 했다. 청와대에 특활비가 없어 기념시계를 제작할 비용이 부족하다는 보고를 받고 지원한 것이라는 취지다.

원 전 원장은 '2억원을 전달한 게 대통령 지시 때문이냐'는 변호인의 질문에는 "그런 걸 갖고 대통령이 이야기하겠느냐"고 했다.

원 전 원장은 이 전 대통령에게서 직접이든 전화든 자금 지원 요청을 받은 적이 없다고 했다. 김 전 기획관과 국정원 실무진 사이에 논의가 됐다는 취지다. 그는 "제가 국정원에 있던 사람도 아니고 일반 행정직에 있던 사람이라 밑에서 뭘 하면 뭘 하는구나 하고 생각하지, 어떤 건 해야하고, 안 해야하고 이런 생각은 잘 안 했다"고 말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15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자신의 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명박 전 대통령이 15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자신의 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원 전 원장은 10만달러와 관련해서는 "대북 접촉 활동 명목으로 준 것"이라며 뇌물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에 검찰은 "검찰 조사 때는 '남북 접촉이든 해외 순방이든 대통령이 필요 업무에 사용하라고 전달한 것이지 실제 어떻게 사용됐는지 전혀 모른다'고 진술하지 않았느냐"고 지적했다. 원 전 원장은 "당시는 같은 질문을 여러 번 받으니 빨리 조사를 끝내고 싶은 마음에 그렇게 진술한 것 같다"고 했다.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의 "원 전 원장이 국정원장직 유지를 위해 2억원을 건넨 것"이라는 진술에 대해 원 전 원장은 "제가 대통령에게 뇌물을 주고 한 것이 아니다. 무슨 말로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했다. 또 "김 전 기획관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갖지 않아 개인적으로 대화한 적도 없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원 전 원장은 "(국정원장) 내정 소식을 들었을 때도 '도대체 왜'라고 생각했고, 원장이 된 이후에는 지인들에게 '힘들어서 못 하겠으니까 빨리 관둬야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여러 차례 사의를 밝혔는 데 이 전 대통령에게 반려됐다고도 했다. '자리 욕심'이 없기 때문에 뇌물을 건넬 이유가 없었다는 항변으로 풀이된다.

[오경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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