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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망록' 이팔성, 구인한다는 소식에 이제서야..."MB 재판 못 나가겠다"

조선일보 박현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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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조선DB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조선DB


이명박 전 대통령의 항소심에서 증인으로 채택된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법원에 불출석 사유서를 냈다. 그동안 폐문부재(閉門不在·거주지 문이 닫혀있어 소환장을 송달하지 못함)로 사실상 잠적 상태였던 그는 법원이 "출석 지시를 따르지 않을 경우 구인(拘引)하겠다"고 나서자 뒤늦게 법정에 안 나가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전 회장은 전날 이 전 대통령의 항소심을 맡은 서울고법 형사1부(재판장 정준영)에 불출석 사유서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 이 전 회장은 13일 열릴 이 전 대통령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었다. 통상 예정된 재판기일에 출석하지 않는 증인은 불출석 사유서를 내고서 법정에 나오지 않는다. 이후 재판부가 불출석 사유에 대해 따져보고 구인 여부를 결정한다.

이 전 대통령 측은 이 전 회장을 법정에 불러 그가 2008년 1~5월 사이 작성한 ‘비망록’에 대해 추궁한다는 계획이었다. 검찰 수사에 따르면 이 전 회장은 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로 근무하던 이 시기 인사청탁을 목적으로 이 전 대통령 측에 현금 22억5000만원과 1230만원어치 양복을 뇌물로 건넨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이 확보한 이 전 회장의 비망록에는 이 전 대통령을 만나 돈을 건넨 경위가 적혀 있다. 이 전 회장은 금품을 건넨 이후인 2008년 6월 우리금융지주 회장으로 취임했고, 2011년 연임에 성공해 2013년 6월까지 재직했다.

1심 재판 과정에서 이 전 회장의 비망록에 대해 증거조사가 이뤄지자 이 전 대통령은 직접 발언기회를 얻어 "나를 궁지에 몰기 위해 그렇게 진술을 했거나, 불리한 진술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었는지 모르겠다"며 "(이 전 회장을) 증인으로 불러 거짓말탐지기를 놓고 확인했으면 좋겠다는 심정"이라고 했었다.

이 전 대통령은 1심에서는 "옛 측근들을 법정에서 추궁하기 싫다"며 증인 신청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항소심에서 소송 전략을 바꿨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자신에게 불리한 진술을 한 사람들을 증인으로 불러 이들 주장의 신빙성을 직접 따져보겠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15명을 증인으로 채택했으나 출석한 증인은 3명에 불과했다. 이 전 회장과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 등 나머지 대부분은 소환장이 전달되지 않거나, 전달이 됐더라도 불출석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전 대통령 측은 "증인들이 고의로 소환장을 받지 않고 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전 부회장은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의 장례식장을 찾아 조문했고, 김 전 기획관은 서울의 한 헬스클럽에서 정기적으로 운동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재판부는 서울고법 홈페이지를 통해 이 전 회장 등 증인 5명에게 "법정에 출석하라"고 고지했다. 재판부는 "증인들이 정당한 사유 없이 출석 지시를 따르지 않을 경우 구인할 수 있다"고 했다. 소환장을 홈페이지에 올린 것은 당사자들이 ‘증인으로 소환된 것을 몰랐다’며 출석하지 않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형사소송법은 법원이 ‘소환장의 송달, 전화, 전자우편, 그 밖의 상당한 방법으로 증인을 소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박현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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