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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선 시총규모 134조…부동산 간접투자 ‘리츠’를 아시나요?

헤럴드경제 최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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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증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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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일본 2.2% vs 한국 0.04%. ‘리츠’가 각국 주식시장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다. 일본 주식시장에 상장된 이른바 ‘J-REITs’ 62개 종목의 합산 시가총액은 무려 134조원에 달한다. 반면 우리나라에는 종목 수가 6개 그치고 그 중 시총 규모가 2000억원을 웃도는 것은 2개뿐이다. 그동안 성장해 오지 못했던, 그래서 앞으로가 기대되는 ‘리츠’. 도대체 뭐길래?

리츠는 주식을 발행해 다수 투자자들에게 자금을 조달하고, 그 자금으로 부동산이나 부동산 관련 상품에 투자한 뒤 그로부터 발생한 이익을 투자자들에게 배당으로 되돌려주는 ‘투자회사’이다. ‘부동산펀드’와 비교했을 때 경제적 실질은 큰 차이가 없지만, 공모 리츠의 경우 증시에 상장돼 거래되기 때문에 유동성 측면에서 장점이 있다. 현재 한국에는 총 6개 리츠가 상장돼 있는데, NC백화점ㆍ아울렛 자산에 투자하고 있는 이리츠코크렙과, 판교 알파돔 시티 6~4블록 오피스 빌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신한알파리츠가 대표적이다.

리츠의 가장 큰 매력은 배당수익률이 높을 뿐만 아니라 예측 가능성 또한 높다는 점이다. 리츠는 결산 시마다 주주들에게 배당가능이익의 상당 부분 (통상 90%이상)을 의무적으로 배당해야 하기 때문에, 주주들에게 가장 높은 수준의 배당금을 지급하는 투자기구로 꼽힌다.. 배당재원은 리츠 자산을 구성하는 부동산의 임차인이 지불하는 임대료에서 발생하는데, 비용구조가 단순하다 보니 손익이 극단적으로 악화되기 어려워 예측 가능성이 높다. 이리츠코크렙과 홈플러스 리츠의 올해 예상 배당수익률은 약 7.5%, 6.6% 수준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밖에 상장 리츠의 시가는 해당 리츠의 순자산가치, 부동산 시장 상황, 보유자산 성격 등을 복합적으로 반영하기 때문에, 부동산 가격 상승에 따른 시세차익도 기대해볼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이같은 장점에도 불구, 한국 리츠 시장이 성장하지 못한 것은 왜일까. 전문가들은 리츠가 비상장 중심으로 고착화됐기 때문이라고 평가한다. 리츠는 기본적으로 부동산 투자접근이 어려운 소액투자자에게 우량 부동산에 대한 투자기회를 부여함과 동시에, 부동산시장과 자본시장 간의 연계성을 강화한다는 사회적 편익을 제공한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국가는 공모ㆍ상장을 전제 요건으로 내걸고, 이를 충족한 리츠에 대해 차별적 세제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반면 국내 리츠의 경우 국민연금을 포함한 24개 공모의무면제기관의 최소 출자 비율(지난해 7월 이후 30%에서 50%로 변경)만 충족하면 리츠의 상장 의무를 면제해 왔다. 정부가 리츠 제도를 도입하면서 가장 무게를 둔 것은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기업과 금융기관의 부동산 처분을 용이하게 하기 위함이었는데, 당장 리츠 조성을 활성화하기 위해 유인책을 마련한 것이다. 그 결과 국내에서는 공모 대신 사모로, 일반투자자 대신 기관투자자 중심으로 손쉽게 리츠를 운용하려는 관행이 일반화됐고, 결국 일반투자자 참여가 저조하다보니 제도 발전 또한 더뎠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결국 사모중심의 시장확대로 공모추진 리츠는 영세화됐다”라며 “영세한 공모리츠의 낮은 수익률과 잦은 부실로 신규 리츠의 상장이 어려워지면서 공모리츠에 대한 투자자의 신뢰가 하락하는 악순환이 반복됐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사모 중심의 리츠 시장에 변화의 조짐이 나타난 것은 지난해부터다. 시총 규모 3000억원 상당의 신한알파리츠와 이리츠코크렙이 지난해 상장됐고, 국내 최대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도 홈플러스가 운영하는 대형마트 51개점을 기초자산으로 편입한 홈플러스 리츠를 이달 말 상장할 예정인데 시총 규모는 최대 2.5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가 상장리츠 활성화에 적극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 정부는 지난 12월 리츠 공모ㆍ상장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는데 ▷고비용 구조의 리츠 설립과 공모ㆍ상장 규제 개선 ▷개인투자자의 리츠에 대한 신뢰성 확보 ▷투자접근성 제고를 위한 지원방안 등이 골자다. 우선 비개발 위탁관리 리츠에 대한 상장예비심사를 폐지하는 등 리츠 상장규정을 정비하기로 했다. 아울러 주택도시기금의 보유한 여유자금도 공모ㆍ상장 리츠에 투자될 수 있도록 했다. 주택도시기금이 일종의 앵커투자자로서 마중물 역할을 하게 되면 공모 흥행 측면이나 상장후 리츠 주가 안정 면에서 도움을 줄 수 있다.

보유한 부동산 자산을 공급하거나 중개해 줄 ‘스폰서’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는 점도 시장 확대 기대감을 키운다. 일본 리츠 시장 대중화의 일등공신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스폰서인데, 스폰서는 리츠와 같은 투자도관체의 구성 및 운영을 주도하는 기업을 의미한다. 스폰서로부터 전문적인 자산운용, 시설관리 역량을 제공받음으로써 투자자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고, 이를 통해 자본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미 이리츠코크렙과 신한알파리츠의 상장을 통해 이랜드그룹과 신한금융그룹이 스폰서로서 리츠 시장에 진입했고, 홈플러스그룹이 홈플러스리츠의 상장을 준비하는 가운데 HDC그룹, NH농협금융그룹, 롯데그룹 등 다수의 건설사, 금융회사, 유통회사 등이 상장리츠 시장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

다만 아직 시장은 시장 활성화를 저해하는 요인인 남아 있다고 지적한다. 우선 투자자를 유인할 수 있는 세제혜택이 부족하다. 리츠의 가장 큰 매력은 높은 배당수익률인데, 아이러니하게 고액투자자 입장에서는 배당에 대한 세금뿐만 아니라 종합소득세에 대한 부담이 존재한다. 리츠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가 꺼려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밖에 아직은 국내 리츠의 투자 대상이 단조롭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일본 상장 리츠의 기초자산은 오피스뿐 아니라 상업시설, 주택, 물류 창고 등으로 다양하다. 반면 한국의 경우 대부분 상장 리츠의 기초자산이 상업시설과 오피스에 집중돼 있다.

hum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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