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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 수사반장과 클럽 버닝썬

서울경제 김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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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훈 디지털미디어센터 차장


“빠바바바밤~빠바바바밤~.”

오프닝 음악만으로 매주 일요일 저녁이면 온 가족을 TV 앞에 모이게 한 드라마 ‘수사반장’. 지난 1971년 3월 처음 전파를 탄 뒤 1989년 10월까지 무려 880회가 방송됐다. 범죄에 대한 휴머니즘적 접근으로 사회의 부조리를 고발한 이 수사실화극은 시청률이 70%에 이르는 그야말로 진짜 국민드라마였다.

인기의 정점에는 미국의 ‘형사 콜롬보’에 뒤지지 않는 박 반장이 있었다. 바바리코트를 휘날리며 우수에 젖은 눈빛으로 번득이는 육감과 추리에 의존해 사건을 해결했다. 그는 시민들의 우상이었고 일제강점기 순사와 독재정권의 경찰이 갖고 있던 부정적 인식을 한 방에 날려버렸다.

“빌딩이 높아지면 그림자도 길어진다.” 최종회에서 박 반장이 은퇴를 결심하며 남긴 명대사다. 산업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발생하는 빈부격차에 범죄의 뿌리가 있다는 의미였다. 그는 철학이 있고 시대를 읽어내는 경찰이었다. 범인에게 수갑을 채우는 순간에도 늘 고뇌하고 안타까워했다. 거짓말을 하지 않았고, 뇌물을 받지 않았다.

‘수사반장’이 막을 내린 지 30년이 지난 지금, 경찰이 등장하는 드라마 한 편이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물 좋고 핫하다는 유명 클럽이 배경으로 등장하면서 처음부터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이어 클럽 내부에서 촬영된 것으로 보이는 성관계 동영상이 온라인상에 유포되고 데이트 강간용 약으로 알려진 소위 ‘물뽕(GHB)’이라는 마약까지 등장하면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이 사건은 바로 서울 강남의 대표적인 클럽 ‘버닝썬’의 이야기다.


경영에 관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톱 아이돌그룹 멤버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클럽의 한 직원이 마약을 투약하고 보관한 혐의로 구속되는 등 파문은 확산일로다.

여기에 최근 클럽 관련 사건을 무혐의 처리해주는 대가로 관내 경찰이 뒷돈을 받았다는 정황까지 포착되면서 버닝썬과 경찰의 유착 의혹은 점점 커지고 있다.

“군인은 항복해도 되지만 경찰은 결코 항복해서는 안 된다.” 일본의 유명한 공상과학(SF) 애니메이션 ‘암스’에 나오는 대사다. 공동체를 위해 헌신하는 경찰과 군인의 차이점을 정의한 문장으로 경찰관 업무의 위대함과 또 그만큼의 고독함을 이렇게 표현했다.


외부의 적과 싸우는 군인과 달리 공동체 내부의 범죄자들과 싸우는 경찰에게 투항은 곧 범죄에 대한 굴복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뇌물을 받고 사건을 무마해주는 유착관계는 가장 큰 항복이다.

얼마 전 서울경제신문이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유흥주점이 밀집한 강남권에서 근무한 경찰 11명이 단속 무마를 대가로 돈을 받아 징계를 받았다. 이 중 최근 버닝썬과의 유착 의혹이 제기된 강남경찰서 소속 경찰은 4명이었다. 그리고 서울지방경찰청은 24일 사건의 중대성을 고려해 강남경찰서가 수사 중이던 버닝썬 관련 사건을 서울청 광역수사대로 넘겼다.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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