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도형 기자] 유·아·인은 ‘유튜브, 아프리카티비(TV) 등 크리에이터들을 대상으로 하는 인터뷰’의 약자입니다. 플랫폼/장르 불문 1인 미디어 방송인들의 방송 뒷이야기를 알려드립니다. <편집자주>
인터넷 방송인들의 음주사고가 속출하고 있다. 음주문화에 민감한 시기에 이 같은 일이 지속적으로 발생한다면 자율성에 대한 재고가 거론될 수밖에 없다.
지난 19일 레이싱모델 출신 아프리카티비(TV) BJ 류지혜가 술에 취해 BJ남순에게 전화했다. 그는 남순에게 전직 프로게이머 이영호와 연인이었으며 그의 아이를 낙태한 이력이 있다고 폭로했다.
인터넷 방송인들의 음주사고가 속출하고 있다. 음주문화에 민감한 시기에 이 같은 일이 지속적으로 발생한다면 자율성에 대한 재고가 거론될 수밖에 없다.
지난 19일 레이싱모델 출신 아프리카티비(TV) BJ 류지혜가 술에 취해 BJ남순에게 전화했다. 그는 남순에게 전직 프로게이머 이영호와 연인이었으며 그의 아이를 낙태한 이력이 있다고 폭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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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지혜가 음주 방송으로 물의를 일으켰다. 사진=아프리카티비(TV) BJ류지혜 방송 캡처 |
남순은 개인방송을 진행 중이었다. 많은 시청자들이 이를 목격했고 커다란 파장이 일었다. 이후 류지혜는 자신의 개인방송을 열더니 또 다시 술을 마셨다. 춤까지 췄다. 1만 명에 가까운 동시 시청자가 몰려 이영호에 대해 물었다. 류지혜는 취한 상태로 횡설수설 대답했다. 오해는 더욱 커졌다. 이영호는 직접 해명해야 했다.
이영호의 해명 이후 류지혜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졌다. 그러자 류지혜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자살을 암시하는 글을 남겼다. 이에 경찰과 구급차가 출동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류지혜는 술이 깨고 나서야 “술을 마시고 실수를 한 점을 인정한다”며 “이영호에게 너무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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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방송 도중 발생하는 음주 사고가 꾸준히 사회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사진=MBN 방송 캡처 |
◇ 류지혜는 새 발의 피?
유튜브와 아프리카티비(TV), 트위치티비(TV) 등 인터넷 플랫폼 방송은 이제 TV방송만큼이나 대중에 친숙하다. 나아가 카메라 기술 등의 발달로 더욱 많은 일반인 방송인들이 등장하는 추세다.
하지만 기술이 발전하는 속도에 사람들의 윤리의식 성장 속도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자율성을 근거로 속절없이 아노미 현상이 펼쳐지는 것을 바라만 보기에는 너무도 황당한 사건들이 펼쳐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팝콘TV에서 BJ로 활동 중인 임 씨는 서울 강남구 일대에서 700m 가량 음주운전을 했다. 그는 이를 팝콘TV를 통해 생중계했다. 당시 임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86%로 면허정지 수준이었다.
황당한 것은 임 씨가 약 2개월 만인 지난달 13일 팝콘TV 방송을 재개했다는 점이다. 아무리 자율성이 중요한 개인방송이라지만 최소한의 본보기조차 없다면 차후 똑같은 일이 반복될 것이라는 우려가 이어졌다.
지난해 10월에는 유튜버 김 씨가 술에 취한 상태에서 경찰지구대를 찾아가 행패를 부렸다. 그는 이를 생중계했다. 특히 김 씨는 ‘시청자를 죽이러 가겠다’고 말한 뒤 실제 시청자를 찾아가는 모습을 중계해 물의를 빚은 전과가 있었다. 두 사건은 불과 3개월 간격을 두고 벌어졌다.
뿐만 아니라 지난 14일에는 인터넷방송을 하다가 성폭행하는 일이 발생했다. 인터넷 방송인 A씨는 이날 일반인 여성 B씨를 자신의 집에 불러 함께 술을 마셨다. 그러다가 B씨가 잠이 들자 A씨는 그를 성폭행했다. 이후 B씨는 A씨가 자신에게 한 짓을 알고 흉기를 휘둘러 A씨에게 상해를 입혔다. 다만 A씨의 방송에는 B씨와 술을 마시는 장면까지만 나왔다. 그러나 이 역시 술이 부른 참사였다. 두 사람은 경찰에 나란히 입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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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빌미로 자극적인 콘텐츠 방송을 하는 인터넷 방송인들의 문제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사진=MBN 방송 캡처 |
◇ 규제, 스스로 초래한 재앙 될 수도
물론 일부 사례만을 가지고 전체를 일반화하여 비판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하다. 하지만 똑같은 사유로 비슷한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한다면 최소한 이를 방지할 방안은 검토해야 마땅하다.
특히 음주 사고의 경우 플랫폼을 가리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어린아이들도 손쉽게 볼 수 있는 인터넷 방송 특성상 국가에서도 수수방관하고 있을 수만은 없는 문제다.
실제로 국회는 현재 인터넷 방송을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심의하고 과징금을 부과하도록 하는 통합방송법 개정안을 두고 논의 중이다.
아직은 찬반논란이 거세지만 1인 미디어 방송인들의 문제가 계속해서 발생한다면 해당 법안은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 자율성을 부여받은 인터넷 방송인들 스스로 자중하지 못해 초래한 결과가 될 것이다.
국가에서 규제를 시작하게 된다면 자율성은 필연적으로 어느 정도 침해당하게 된다. 창의적인 콘텐츠 제작도 위축될 우려가 있다.
그리고 한 번 시작된 규제는 더욱 세분화되고 다양해질 가능성이 크다. 문제가 생길 때마다 새로운 조항이 생길 것이다. 결국은 처음부터 끝까지 몇몇 사람의 부주의 때문에 인터넷 방송 전체 시장에 피해를 끼치는 셈이다.
구독자, 시청자 수를 늘리기 위해 자극적인 방송을 하려는 순간의 유혹을 이겨낼 수 있는 지혜가 인터넷 방송인 전체에게 필요한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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