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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미 "정의 살아있어"…결정적 증거는 25년된 빛바랜 일기장

노컷뉴스 CBS노컷뉴스 조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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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년 인사동 고은 시인 추태 목격한 뒤 심경 적은 일기장 제출
고은 시인 성폭력 폭로한지 1년 2개월만에 법원 판결
CBS노컷뉴스 조은정 기자


최영미 시인은 고은의 성추행 폭로가 허위사실이 아니라는 법원 판결에 대해 "이 땅의 정의가 살이있다는 것을 보여준 재판부에 감사드린다"고 소회를 밝혔다.

최 시인은 15일 페이스북에 글을 통해 "저는 진실을 말한 대가로 소송에 휘말렸다. 다시는 저와 같은 피해자가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성추행 가해자가 피해자를 뻔뻔스레 고소하는 사회 분위기를 만들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진실을 은폐하는데 앞장선 사람들은 반성하기 바란다"면서 "저보다 많은 것을 알고 있는 문단 원로들이 도와주지 않아서 힘든 싸움이었다"고 덧붙였다.

앞서 고은 시인은 자신의 성추행 의혹을 폭로한 최 시인과 박지성 시인에게 각각 1000만원의 배상을 포함해 총 1억7000만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4부(이상윤 부장판사)는 "최 시인이 제보를 하게 된 동기, 당시 상황 묘사에 특별하게 허위로 볼 만한 사정이 보이지 않는다"며 배상 책임이 없다고 판결했다. 다만 박진성 시인에게는 명예훼손 책임을 인정해 1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이번 판결에서는 최 시인이 제출한 90년대 일기장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시인은 소송에 휘말린 이후 문학 원로들에게 도움을 청했지만 증언을 꺼려해 증거 수집에 어려움을 겪었다.

살면서 꾸준히 일기를 써온 최 시인은 다행히 1994년에 인사동 술집에서 고 시인의 추태를 목격한 뒤 자신의 심경을 쓴 글귀를 발견해 재판부에 제출했고, 이 일기장이 결정적인 증거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써 최 시인은 <괴물>이라는 시를 통해서 고 시인의 성폭력 사실을 폭로한지 1년 2개월만에 법원으로부터 자신의 주장이 허위가 아님을 인정받았다.


여성계는 이번 판결에 대해 "진실과 미투가 승리했다"며 환영을 표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이날 논평에서 "고은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은 미투 국면에서 용기 내 피해 사실을 고발한 피해자와 증언자의 입을 막고 위축시키는 만행"이라며 "고은을 비롯해 지금도 피해자들에게 무고죄와 명예훼손 등으로 2차 피해를 가하는 가해자들은 각성하고 사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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