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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쏭語 달쏭思] 소설(小說)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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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 전북대 중문과 교수
교육부 혹은 각 지자체 교육청이 뽑은 청소년들의 필독서 목록에는 으레 ‘그리스 로마 신화’가 포함되곤 한다. 신화는 겉은 비록 신들의 이야기이지만 사실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은유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허황함에도 왠지 사실처럼 느껴지면서 큰 교훈과 지혜를 주는 것이 신화의 매력이다. 이처럼 고대부터 인류의 상상을 자극하는 ‘이야기’인 신화가 발달했던 때문인지 그리스와 로마로부터 주변으로 범위를 넓혀간 유럽의 문학은 일찍부터 이야기가 있는 소설류가 발달하였다. 장·단편의 무수한 명작 소설과 셰익스피어의 희곡 등이 다 서양이 이룬 ‘이야기’ 문학의 큰 성과이다.

중국에도 신화나 전설은 물론 인간의 일을 기록한 ‘이야기’가 많이 있었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이런 이야기를 별로 중시하지 않았다. 그래서 이름도 처음부터 ‘소설(小說)’이라고 불렀다. ‘작을 소(小)’와 ‘이야기 설(說)’을 쓰는 小說은 문자 그대로 ‘작은 이야기’라는 뜻인데 이는 편폭이 작다(적다)는 뜻도 있지만 그보다는 ‘하찮은 이야기’라는 뜻을 더 많이 반영하여 만든 단어이다.

이처럼 중국에서 小說이 ‘하찮은 이야기’로 치부된 까닭은 거의 전적으로 공자 사상의 영향이라고 할 수 있다. 논어에는 “공자께서는 괴이한 것, 폭력적인 것, 음란하거나 문란한 것, 귀신에 관한 것에 대해서는 말씀하시지 않으셨다(子不語怪力亂神)”는 말이 있다.

공자는 이른바 ‘괴력난신(怪力亂神 괴이할 괴, 힘 력, 어지러울 난, 귀신 신)’한 이야기를 하다 보면 다른 동물에 비해 특별히 호기심 강한 인간은 청자나 독자의 흥미를 보다 더 많이 끌기 위해 이야기의 강도(强度)를 점점 더 높임으로써 더 자극적인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처럼 자극적인 이야기가 만연한 사회는 도덕적으로 타락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소설의 주요 주제인 怪力亂神한 이야기를 공자가 사실상 금함으로써 중국에서는 소설이 경시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김병기 서예가, 전북대 중문과 교수 (opinion@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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