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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희의 B레이더] 위수의 음악으로 경험하는 ‘잠시 멈춤’

헤럴드경제 이소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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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서 보았을 때는 그토록 어렵게 느껴집니다. 막상 다가서니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음악을 대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처음에는 낯선 가수였는데 그들에게 다가설수록 오히려 ‘알게 돼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죠. [B레이더]는 놓치기 아까운 이들과 거리를 조금씩 좁혀나갑니다. -편집자주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이소희 기자] #67. 금주의 가수는 위수(WISUE)입니다.


■ 100m 앞, ‘위수’를 만나기 전

이름: 위수

데뷔: 2016년 10월 14일 싱글 ‘내일도 또 내일도’

대표곡: 민트페이퍼 ‘브라이트(Bright) #6’ 참여곡 ‘누군가의 빛나던’


디스코그래피 요약: 미니앨범 ‘마음의 질감’(2017), 정규 1집 앨범 ‘코발트 블루(Cobalt blue)’(2018)

특이점: ▲빌리어코스티가 차린 레이블 ‘어코스티 뮤직’과 계약 체결 ▲독특한 이름에 예명 같지만 본명이다 ▲지난해 10월 첫 단독 콘서트를 개최했다

해시태그: #맑은 목소리 #마음을 되돌아보고 싶을 때 추천 #따뜻한 시선


(사진=위수 '있잖아' MV 캡처)

(사진=위수 '있잖아' MV 캡처)


■ 70m 앞, 미리 보는 비디오

정규 1집 앨범 ‘코발트 블루’ 더블 타이틀곡 중 하나인 ‘있잖아’ 뮤직비디오다. 영상은 한 사람의 눈빛으로 시작해 그의 뒷모습으로 끝난다. 주인공은 눈물을 참고 있는 듯한 눈빛을 하고 있는데 그 안에는 쓸쓸함과 공허함 등이 묻어난다. 이내 자전거를 타고 나선 주인공은 그렇게 길을 달리고 또 걸으며 도착한 곳에서 경치를 바라보며 생각에 잠긴다. 이야기 속 별다른 사건이 일어나지 않는 영상이다. 하지만 자신이 외톨이라고 말하는 가사와 담담한 위수의 목소리와 함께 그 눈빛을 따라가다 보면 사실 마음속으로는 너무도 많은 일이 일어났음을 알 수 있다.


■ 40m 앞, 놓치지 않는 소소한 행복과 생각의 끈


많은 이들이 마음의 정리가 필요할 때 훌쩍 여행을 떠난다. 국내 여행지로 꼽자면 제주도 정도가 될 수 있겠다. 생각을 비우려면 오히려 그 생각들을 천천히 되짚어봐야 하는데, 제주도는 왠지 한적한 분위기에 느린 템포로 지낼 수 있을 것 같은 곳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위수의 음악은 이렇게 혼자 어디론가 떠나버리고 싶을 때 떠오르는 노래다. 달리 말해 그런 곳에 갈 때 플레이리스트에 꼭 넣어 가고 싶은 노래다. 혼자 숙소에 머무를 때 듣는다면 살며시 미소가 지어지고, 바다를 바라볼 때 듣는다면 괜히 눈물이 난다. 카페에 앉아 가만히 멍 때릴 때 듣는다면 이런 저런 생각이 떠오르게 만든다.

이는 위수 특유의 깨끗한 분위기가 결코 지나칠 수 없는 공명을 만들기 때문이다. 그의 음악은 일상에 큰 영향을 미칠 만 한 힘을 지니고 있다. 봄 햇살처럼 따뜻한 마음들을 담아내는 잔잔한 멜로디는 좋은 날들을 더 좋게 만든다. 복잡미묘한 심경을 담아내는 청아한 목소리는 아픈 마음을 따뜻하게 어루만진다.

여기에 더해진 담백한 창법은 감정을 켜켜이 쌓을 수 있도록 한다. 그러다 보면 위수의 음악이 폭넓은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건 소재 덕분이 아니라 그의 시선으로 인해서임을 알 수 있다. 위수는 소소한 행복을 찾기 위해 어느 하나 허투루 지나치지 않는다. 또 공허함과 외로움에 아프더라도 일상을 포기하지 않으려 생각의 끈을 놓지 않는다. 이런 마음이 고스란히 녹아난 음악이기에 조용하게 일상에 스민다.

(사진=위수 정규 1집 앨범 '코발트 블루' 커버)

(사진=위수 정규 1집 앨범 '코발트 블루' 커버)


■ 드디어 만났다, 위수

(이하 인터뷰는 반말로 재구성됐습니다)

▲ 지난해 10월 첫 정규앨범 낸 것 축하해. 좋아하는 색을 딴 앨범명, 그리고 그간 낸 싱글 중 일부를 모은 트랙, 여기에 새롭게 시도하는 노래들까지... 정말 남다른 앨범일 것 같은데

“‘위수’라는 아티스트로서의 시작, 그리고 앞으로의 음악들에 대한 ‘예고편’의 의미를 가질 것 같아. 내가 좋아하고 아끼는 생각들로 가득 채우고 다양한 것들도 시도했거든. 시간이 지나고 이 앨범을 돌아본다면 ‘내가 그때는 이랬지’라고 할 사진 같은 앨범이기도 해. 그 정도로 그냥 정말 ‘나’를 담은 앨범이야”

▲ 정규앨범에서 ‘후’ ‘촌스러운 사람’ 등을 보면 장르적으로나 소리로나 좀 더 다양하게 폭을 넓히려고 하는 것 같아. 이런 시도는 어떻게 하게 됐어?

“몇 차례에 걸쳐 싱글을 발표해보면서 내 색깔을 여러 장르에 폭 넓게 녹이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실제로도 좋아하는 음악의 장르가 다양하기도 하고. 그리고 좋아하는 것들 대부분이 ‘어떤 장르’라고 명시하기 어려운 음악들이기도 해. 그저 아티스트의 색이 짙은 음악들이지. 그렇다 보니 어떠한 장르에 나를 녹여내도 ‘아 이건 그냥 위수다’ ‘위수 스타일이다’라는 반응이 나왔으면 좋겠는 마음도 있어. 실제로도 그런 반응을 접하게 되면 굉장히 뿌듯해. 또 요즘 빠졌다기보다 항상 ‘슈게이징’이라는 장르에 관심이 많아. 여러 이펙터들의 조합으로 새로운 공간감을 만들어 내는 것 같은 착각을 주는 게 좋더라고. 언젠가 시도해보고 싶은 부분이야”

▲ 정규앨범 소개글에 “익숙하게 생각했던 것을 들여다보면 더욱 사랑하게 됐던 것처럼”이라는 말이 인상 깊어. 위수가 일상을 바라보는 시선은 어떻다고 생각해?

“워낙 생각이 많은 편이야. 좀 더 풀어서 말하자면 어떤 것들을 바라보는 데에 굉장히 시간이 오래 걸려. 가끔 스쳐지나갈 수 있는 것들도 붙잡고 오래 생각하는 편이거든. 그래서 일상에서 느끼는 것들이 다른 사람들보다 그 배로 다가오는 것 같아. 피곤한 성격이지. 어느 시점부터 내게 다가온 순간들이 소중하다고 생각하게 됐는데 그때부터 그렇게 된 것 같아”


▲ 그 시선을 맑은 음악으로 풀어내는 것도 인상 깊어. 위수의 노래를 들으면 깨끗하고 착한 울림이 퍼지는 것 같거든

“어떤 사람은 그렇게 음악이 착할 필요 없다고 말하더라고. 그런데 난 그렇게 의도한 바는 전혀 없거든. 느끼는 그대로를 얘기하고 노래하기 때문에 그게 착한 거라고는 생각해본 적도 없고. 다만 사람들이 바쁘게 살아가느라 스쳐지나가는 순간들의 소중함을 잠깐이라도 깨닫고 조금이라도 알 수 있다면 삶에 숨 돌릴 틈이 생기지 않을까 싶어. 그게 힘든 일이든 기쁜 일이든 슬픈 일이든 설레는 일이든 뭐든지. 요즘 사람들은 그 감정을 느낄 틈도 없이 그냥 스쳐 보내잖아. 그래서 나는 그 순간들을 있는 그대로 노래하고 싶고, 또 내 음악을 듣는 분들은 잠깐 그 순간에 멈출 수 있었으면 좋겠어. 그게 위로가 되는 것 같다는 생각도 해”

▲ 그래서인지 위수의 노래는 혼자 한적한 곳으로 떠나 생각과 마음을 돌아보고 싶을 때 듣고 싶은 노래로 여겨져. 위수에게도 이런 시기에 음악이 좋은 영향을 미쳤던 경험이 있어?

“음, 혼자 여행을 떠난다면 어떤 장소냐에 따라 듣고 싶은 음악이 달라질 것 같아. 음악은 장소에 대한 기억에 생각보다 꽤 영향을 미치니까. 그래도 하나만 꼽자면 예전에 혼자 삼청동 근처에서 딱 하루 머문 적이 있어. 삼청동을 정말 좋아하거든. 갑자기 그 일대를 자전거 타고 돌아다니고 싶어서 숙소를 잡은 거야. 그렇게 음악을 들으며 자전거를 타고 쭉 한 바퀴를 돌았는데, 그때 들었던 노래가 베란다 프로젝트의 정규 1집 앨범 ‘데이 오프(Day off)’야. 이 앨범을 들으면 낯선 사람들로 가득한 외국에서 혼자 여유를 즐기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그걸 삼청동에서 들으니 먼 곳으로 여행을 온 것 같더라고. 실제로 이상순, 김동률 선배님이 네덜란드에서 만든 음악들이기도 하고. 그 때의 기억이 참 좋아서 날이 좀 따뜻해지면 언젠가 다시 한 번 이 경험을 해보려고 해”

▲ 지난해에는 이렇게 위수의 모습을 담은 정규앨범을 냈고, 새 레이블에도 들어갔지. 올해는 어떤 해가 됐으면 좋겠어?

“2019년은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건강히 하고 싶은 것들을 꾸준히 해내는 해가 되었으면 좋겠어. 지난해 말부터 연초까지 몸이 좀 좋지 않았거든. 앞으로 건강한 컨디션으로 해야 할 일들이 많을 거라서 ‘더는 아프지 않으려고 액땜했다’고 생각하려고. 건강하게, 많이 도전하는 해가 됐으면 좋겠어”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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