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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밭에서도 시리지 않는, 댕댕이 발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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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피플]

체온 손실은 막고 발 온도는 낮게 유지하는 ‘역류 열교환 장치’ 갖춰




북극의 겨울은 보통 영하 40도, 때론 영하 50도까지 내려간다. 북극여우나 늑대는 체온보다 100도 가까이 낮은 혹독한 추위 속에서 살아간다. 이들과 가까운 친척인 개는 어떨까. 개는 털도 없는 맨발로 눈밭과 얼음판에 돌아다녀도 춥다는 기색을 보이지 않는다. 그 비밀은 개 발바닥의 독특한 혈관구조와 이를 이용한 열교환 장치에 숨겨져 있다.

1972년 과학자들은 영하 35도까지 낮춘 실험실에서 북극여우의 발바닥 온도가 조직이 어는 온도인 영하 1도보다 약간 높은 수준에 머무는 사실을 밝혔다. 몸은 더워도 발을 차게 유지하는 특별한 무언가가 있었다.


니노미야 히로요시 일본 야마자키 가쿠엔대 박사팀은 주사전자현미경을 이용해 오랜 ‘개 발바닥의 비밀’을 풀었다. 2011년 과학저널 ‘수의 피부과학’에 실린 논문에서 연구자들은 개 발바닥이 털이 없고 매끈해 보이지만 높이 0.2∼0.3㎜ 높이의 수많은 작은 돌기로 덮여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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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맥을 정맥이 감싼 구조


돌기 밑 혈관구조도 독특했다. 남극에 사는 펭귄의 다리에서처럼 동맥과 정맥을 연결하는 곳이 많았는데, 특히 정맥은 가느다란 그물구조로 동맥을 감싸는 형태였다. 연구자들은 “개 발바닥의 동맥을 정맥이 감싼 상태에서 혈액이 반대 방향으로 흐른다”며 ‘역류 열교환’ 시스템을 확인했다.


추운 곳에 사는 순록, 물범, 고래 등 포유류와 갈매기 등 물새는 종마다 얼개는 다르지만, 다리와 지느러미, 부리 등을 통해 열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이 열교환 방식을 채용한다. 기계식 환기장치로 덥고 탁한 공기를 내보내고 차고 맑은 공기를 받아들일 때, 내보내는 공기의 열로 들어오는 찬 공기를 덥힐 때도 이런 원리가 적용된다.

만일 개의 발바닥 온도가 체온과 같다면 수도꼭지를 틀어놓은 것처럼 몸의 열은 발을 통해 다 빠져나갈 것이다. 발의 온도를 낮게 유지한 채 산소와 영양분이 풍부한 피를 발로 보내면 된다. 동맥의 더운 피는 동맥을 그물처럼 둘러싼 차가운 정맥피를 데운 뒤 발로 향한다. 반대로 발에서 온 찬 정맥피는 이제는 필요 없게 된 동맥의 열로 데워진 뒤 심장으로 향한다.



이처럼 열 손실을 막는 장치를 지녔다고 모든 개가 추위에 잘 견디는 것은 아니다. 미국 수의학협회(AVMA)는 “사람처럼 개나 고양이도 동상과 저체온증에 걸리기 쉽다”며 적절한 주의를 기울일 것을 당부한다. 털이 짧거나 몸집이 작은 개, 추위를 잘 타거나 병들고 늙은 개 등은 특히 추위에 약하다. 이 협회는 이런 개에는 옷을 입히거나 신발을 신기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밝힌다.

■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Hiroyoshi Ninomiya et al, Functional anatomy of the footpad vasculature of dogs: scanning electron microscopy of vascular corrosion


casts, Veterinary Dermatology, 22, 475?481. DOI: 10.1111/j.1365-3164.2011.00976.x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 기사 수정: 마지막 부분의 “동맥의 더운피는 그물처럼 둘러싼 차가운 정맥피로 데워진 뒤 발로 향한다”는 문장은 “동맥의 더운 피는 그물처럼 둘러싼 차가운 정맥피를 데운 뒤 발로 향한다.”가 맞아 바로잡습니다(18일 오전 9시30분). 오타로 착오를 일으켜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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