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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수 이어 줄줄이 '잠적'…MB, 재판 전략 차질

조선일보 박현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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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소심 재판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 측이 잇따른 증인 불출석으로 재판 전략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이 전 대통령 측은 "옛 측근들을 법정에서 추궁하기 싫다"며 일체 증인을 부르지 않았던 1심과 달리 항소심에서 20명 가량의 증인을 불러 검찰 주장의 신빙성을 깨트릴 계획이었다. 하지만 예정과 달리 출석하기로 돼 있던 증인 대부분이 연락두절로 소환장 전달도 안 되는 상태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16일 오후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연합뉴스

이명박 전 대통령이 16일 오후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연합뉴스


◇"수 차례 불응, 의도적으로 피하는 것"
16일 서울고법 형사1부(재판장 김인겸) 심리로 열린 이 전 대통령의 항소심 공판에서 증인으로 나올 예정이었던 김성우 전 다스 사장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앞서 법정에 출석하지 않은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과 제승완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에 이어 세 번째 증인 불발이다.

재판부는 "김 전 사장에게 (증인 소환장) 송달이 안 됐다"고 했다. 이 전 대통령 측 강훈 변호사는 "(김 전 사장 등에게) 전화, 문자도 해봤고, 언론에 본인 이름이 거론되며 보도가 계속되는데 (나오지 않은 것은) 아마 핵심 증인들이 송달을 회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연락이 된다면 협조해주면 좋겠다"고 했다.

이 전 대통령 측은 이 전 부회장과 김 전 사장이 사실상 잠적 상태라고 보고 있다. 법원이 수 차례 이들 집에 소환장을 전달하려 했지만 모두 부재중이었다. 강 변호사는 이날 재판 이후 "집배원 송달은 밤 12시에 이뤄지는데, 집에 가족도 없었다"며 "1~2번은 여행갔다가 없을 수도 있는데 몇 번을 그러면 의도적으로 불응하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제 전 선임행정관은 소환장을 전달 받았지만, 스스로 불출석 사유서를 내 법정에 안 나왔다.

법원이 채택한 증인이 법정에 나오지 않으면 구인장을 통해 강제로 데려올 수 있다. 하지만 재판부는 "송달이 된 뒤에 나오지 않아야 구인장을 발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대로 출석하라는 내용이 전달되지 않으면 구인장 발부 요건이 안 된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검찰에서도 (증인) 출석을 위해 조치를 해주면 좋겠다"며 "오는 18일 신문이 예정된 권승호(전 다스 전무)도 아직 송달이 안 됐고, 전화도 안 받는 상태"라고 했다.

◇불출석 증인 모두 핵심인물…출석한 권영미는 검찰 주장과 다른 진술
가장 먼저 불출석했던 이 전 부회장은 이 전 대통령의 삼성 뇌물 혐의와 관련해 핵심진술을 했던 인물이다. 그는 검찰에서 "2007년 김석한 변호사로부터 ‘이 전 대통령에게 자금을 지원해 달라’는 제안을 받고 이를 이건희 회장에게 보고, 소송비 지원에 대한 승인을 받았다"고 자백했다.


1심 재판부는 이 전 대통령이 삼성으로부터 지원받은 다스 미국 소송 비용 61억여원 등 총 85억원을 뇌물로 인정했다. 이날 법정에 안 나온 김 전 사장은 검찰에서 "이 전 대통령의 지시로 다스를 설립, 매년 초 다스 실소유자인 이 전 대통령에게 경영상황을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지금까지 증인신문이 성사된 경우는 이 전 대통령의 처남 고(故) 김재정씨의 부인 권영미씨 뿐이다. 권씨는 지난 11일 법정에 나와 "남편이 물려준 재산은 내 것이 맞고 내가 관리하고 있다"며 검찰 조사 결과와 다른 진술을 했다. 앞서 1심 재판에서는 권씨가 검찰에서 "남편은 이 전 대통령의 재산관리인"이라는 취지로 말한 진술 등을 근거로 이 전 대통령이 김씨의 다스 주식과 부동산을 실소유했다고 판단했다. 권씨는 법정에서 "이 전 대통령은 남편 재산이 자기 것이라고 이야기한 적 없다"고 말했다.

강 변호사는 "(불출석 증인들이) 법정에서 종전 (검찰에서 했던) 진술을 유지할 자신이 없어서 안 나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자신들의 죄책을 면하는 대가로 불리한 허위진술을 한 것이 아닌가 추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현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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