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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땐 있었는데…양승태 조사실엔 왜 ‘침대’가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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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농단 이후 중앙지검 꼭대기 직원 휴게시설 개조한 공간
검찰, 밤샘조사 대신 여러 차례 소환 방침 정해져 설치 안 해
양승태 30년 후배 두 검사와 변호인 로고스 ‘창과 방패’ 대결

11일 오전부터 양승태 전 대법원장(71)이 조사받을 서울중앙지검 15층 조사실에는 이명박(78)·박근혜(67) 전 대통령이 조사받았던 10층 조사실과 달리 침대가 없다. 양 전 대법원장은 조사실에 설치된 소파에서 중간중간 휴식을 취한다.

중앙지검 꼭대기 층인 15층 조사실은 원래 직원 휴게시설이었으나, 사법농단 수사 이후 개조됐다. 지난해 말 박병대(61)·고영한(63) 전 대법관도 이곳에서 조사를 받았다. 10층 조사실은 지난해 중앙지검 사무실 재배치 과정에서 철거됐다.

응급용 침대 유무는 밤샘조사 여부와 관련이 있다. 두 전직 대통령 소환 때 검찰은 경호상 이유 등을 들어 한 차례 밤샘조사로 조사를 마쳤다. 이·박 전 대통령은 2018년 3월14일과 2017년 3월21일 오전 각각 출석해 조서 열람 포함 21시간씩 조사를 받고 다음날 이른 아침에야 검찰청사를 나갔다. 반면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의 경우 밤샘조사 대신 여러 차례 소환한다는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예전에는 피의자를 체포한 뒤 이튿날까지 조사하는 경우가 흔했기 때문에 침대를 예비로 준비했지만 이마저도 실제로 잘 사용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오늘 양승태가 서야 하는 곳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검찰 출석을 하루 앞둔 1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취재진이 포토라인을 설치하고 있다. 김창길 기자 cut@kyunghyang.com

오늘 양승태가 서야 하는 곳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검찰 출석을 하루 앞둔 1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취재진이 포토라인을 설치하고 있다. 김창길 기자 cut@kyunghyang.com


사법농단 수사 후 법원에서는 검찰의 수사방식에 대한 불만이 제기돼 왔다. 지난해 10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60)이 밤샘조사를 받은 직후 강민구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법원 내부 게시판인 ‘코트넷’에 “잠을 재우지 않고 밤새워 묻고 또 묻는 것은 근대 이전의 ‘네가 네 죄를 알렷다’고 고문하는 것과 같다”는 글을 올렸다.

사법연수원 2기인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조사는 30년 후배인 단성한(45·32기)·박주성(41·32기) 특수1부 부부장검사 등이 담당한 혐의별로 번갈아가며 한다. 단 부부장은 2013년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59)과 함께 국가정보원 댓글수사팀에 있었다. 양 전 대법원장 변호인은 윤 지검장과 연수원 동기인 법무법인 로고스의 최정숙 변호사(52)다. 로고스는 양 전 대법원장의 사돈인 김승규 전 법무부 장관(75)이 상임고문이다. 40년 이상 법관 생활을 한 엘리트 법조인에 맞서 검찰은 그간 공개되지 않은 패도 내밀 것으로 보인다. 양 전 대법원장 측도 여러 달 전부터 임 전 차장 공소장과 전·현직 판사들의 진술 내용 등을 분석해 조사에 대비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최 변호사는 “양 전 대법원장은 진술을 거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양 전 대법원장은 법원 안팎의 비판 여론에도 검찰 출석 전 ‘대법원 앞 기자회견’을 강행하기로 했다. 민중당과 전국공무원노조 법원본부 등이 이를 막아서겠다고 밝혀 충돌이 빚어질 가능성이 높다.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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