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살 난 아이가 집에서 숨졌습니다. 대소변을 가리지 못한다며 새벽에 엄마가 어린 딸을 화장실에 가뒀다는데 이웃들은 그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고 말합니다. 2년 전 이미 아동학대 관찰대상으로 지정된 집이었습니다.
정동연 기자입니다.
<기자>
경기도 의정부의 한 다세대주택에 119구급대에 이어 소방대원과 경찰이 황급히 도착합니다.
그제(1일) 오후 3시 45분쯤 4살 난 여자아이가 숨졌다는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엄마 이모 씨는 아이가 오줌을 쌌다는 말에 화가 나 새벽 3시부터 화장실에서 벌을 세웠다고 진술했습니다.
오전 7시쯤 '쿵' 하는 소리가 나 화장실에 가보니 아이가 쓰러져 있었고 방에 눕혔지만, 오후 3시쯤 아이가 숨을 쉬지 않아 119에 신고했다고 말했습니다.
이 씨는 그동안 숨진 아이를 포함해 초등학생 딸과 유치원생 아들 등 아이 셋을 혼자 키워왔습니다.
아이의 아빠 임 모 씨는 최근 들어 이 씨가 우울증을 호소했고 아이들도 키우기 어려워했다고 말했습니다.
[임 모 씨/숨진 아이 아빠 : (엄마가) 애를 못 키운다고 해서 그럼 내가 키울 테니까 양육권하고 친권을 다 넘기라고 해서 지난주 금요일에 넘긴 걸로 알고 있어요.]
이웃들은 전에도 학대로 보이는 행동들이 있었다고 말합니다.
[이웃 주민 : 아기를 바깥에 눈밭에 신발 벗겨놓고 기합을 주는 거예요. 그래서 왜 어린아이를 눈밭에 세워놓고 고생을 시키느냐 (뭐라고 했어요.)]
아동보호기관도 2년 전부터 아동학대 관찰 대상으로 지정해 관리해왔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아동보호기관 관계자 : (아동 학대 의심) 인지를 하고 여러 가지 조치 사항이 들어가요. 그 조치가 제 기억엔 2016년부터 이 (가정의) 경우는 이랬던 건데….]
경찰 부검 결과 아이 얼굴과 이마 부분에서 사망 원인으로 추정되는 심한 피멍이 발견됐습니다.
경찰은 이 씨에게 학대치사 혐의를 적용해 구속 영장을 신청했습니다.
학대 여부는 최종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겠지만, 어린 생명을 지켜주지 못한 책임만큼은 우리 사회의 몫으로 남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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