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2000년대 말 아이폰 등장 이래로 처음 역(逆)성장할 전망이다. 반면 한물간 것으로 여겨졌던 일반 휴대전화(피처폰) 시장은 오히려 증가해 정체기에 접어든 휴대폰 시장의 새로운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피처폰은 스마트폰 정도는 아니지만 여러 기능(피처·feature)이 있는 휴대폰이라는 뜻이다. 안드로이드나 iOS와 같은 운영체계(OS)가 없다.
30일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 3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1년 전보다 8.4% 감소한 3억6000만대로 집계됐다. 스마트폰 시장은 작년 4분기 이후 4분기 연속해 전년 대비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피처폰 시장은 1년 전보다 4% 상승한 1억1220만대가 팔리며 4분기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스마트폰 시장의 고전은 미국·유럽·일본·한국 등 주요 국가는 스마트폰 보급률이 거의 100%에 이른 상황인 데다 중국 시장마저 예전과 같은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인도·아프리카·중동·남미 등 신흥국에서는 값싼 피처폰 수요가 꾸준하게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휴대전화 업계 관계자는 "폭발적인 성장이 멈춘 스마트폰 시대에 주요 업체들은 앞으로 치열한 원가 절감 경쟁과 동시에 신규 기술 개발 경쟁을 펼쳐야 하는 상황"이라며 "내년에는 5세대 이동통신(5G) 스마트폰이나 폴더블폰(화면이 접히는 스마트폰)과 같은 신기술 등장이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30일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 3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1년 전보다 8.4% 감소한 3억6000만대로 집계됐다. 스마트폰 시장은 작년 4분기 이후 4분기 연속해 전년 대비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피처폰 시장은 1년 전보다 4% 상승한 1억1220만대가 팔리며 4분기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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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시장의 고전은 미국·유럽·일본·한국 등 주요 국가는 스마트폰 보급률이 거의 100%에 이른 상황인 데다 중국 시장마저 예전과 같은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인도·아프리카·중동·남미 등 신흥국에서는 값싼 피처폰 수요가 꾸준하게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휴대전화 업계 관계자는 "폭발적인 성장이 멈춘 스마트폰 시대에 주요 업체들은 앞으로 치열한 원가 절감 경쟁과 동시에 신규 기술 개발 경쟁을 펼쳐야 하는 상황"이라며 "내년에는 5세대 이동통신(5G) 스마트폰이나 폴더블폰(화면이 접히는 스마트폰)과 같은 신기술 등장이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화웨이 앞세운 중국 제조사의 스마트폰 굴기(�起)
2017년에 연간 15억대 이상 팔리며 정점을 찍은 스마트폰 시장은 2018년 들어서는 줄곧 하향세였다. 이런 정체 시장에서 가장 두각을 드러낸 것은 화웨이·샤오미·오포 등 중국 '빅3'였다. 빅3는 올 3분기에 작년보다 18%나 판매량을 늘리며 세력을 급속도로 확장했다. 올 3분기에는 세계 시장 점유율 2·4·5위를 차지하며 중국 스마트폰 시대를 열었다. 여기에 화웨이는 최근 "올해 스마트폰 판매량이 사상 최초로 2억대를 돌파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애플만이 기록했던 2억대 판매 고지에 오른 것이다.
하지만 세계 1위인 삼성전자에 시장 위축은 직격탄이었다. 올해 들어 매 분기마다 전년 대비 판매량이 줄더니 이제는 연간 스마트폰 3억대 판매도 위태로운 상황이다. 특히 중국 시장에서는 시장 점유율이 0.7%까지 떨어지면서 비상이 걸렸다. 미국 애플도 상황은 녹록지 않다. 지난 3분기 판매량에서는 화웨이에 밀리며 3위로 떨어지는 굴욕을 겪은 데다 아이폰X(텐)S·XR 등 신제품들도 심각한 판매 부진에 빠진 것이다. 애플은 결국 아이폰 출시 10년 만에 대대적인 할인 행사까지 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일본, 한국 등 주요 시장에서 아이폰 보상 판매 프로그램이나 3년 약정 시 할인 등을 통해 아이폰XR 가격을 30만원 안팎씩 낮춘 것이다. 스마트폰 업계에서는 "이런 할인 판매는 기술 혁신 없이 브랜드 파워만 믿고 가격만 높이는 애플의 초고가 정책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신호"라며 "스마트폰 시장의 정체 시대에 애플도 생존을 위한 가격 경쟁에 뛰어들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인도·아프리카·남미·중동 등 신흥 시장에서 뜨는 피처폰 시장
신흥 시장에 본격적으로 이동통신 서비스가 보급되면서 올해 연간 피처폰 판매량은 4억8000만~5억대에 달할 전망이다. 올 3분기까지 누적 판매량이 3억6100만대이다. 한물간 줄 알았던 피처폰이지만 여전히 전체 휴대폰 시장에서 2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중동·아프리카 시장은 올 3분기에 전년보다 30%대 고속 성장하며 전체 수요를 이끌었다.
피처폰 시장의 강자는 중국과 인도의 신흥 휴대폰 제조사들이다. 세계 피처폰 시장 1위는 지난 3분기 14%의 점유율을 기록한 중국의 아이텔(itel)이다. 아이텔은 스마트폰 업체들이 수익성이 낮다는 이유로 외면한 인도와 아프리카 시장을 집중 공략했다. 인도와 아프리카는 통신망과 전력망 사정이 좋지 않아 스마트폰 사용이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 폴더·플립 등 다양한 형태의 피처폰을 출시하면서 급부상했다. 여기에 핀란드의 HMD글로벌이 올 들어 점유율을 늘리면서 아이텔의 뒤를 빠짝 쫓고 있다. 대만 폭스콘이 투자해 설립한 이 회사는 2000년대 세계 최대 휴대전화 제조업체였던 핀란드 노키아의 후신(後身)이다. 노키아의 휴대전화 특허와 디자인, 브랜드를 인수해 만든 회사다. 이 회사는 올해 노키아의 최대 히트 제품이었던 '바나나폰'의 디자인을 고스란히 승계한 '노키아 8110'을 LTE(4세대 이동통신)용 피처폰으로 내놔 인도와 아프리카 등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삼성전자도 인도의 피처폰 사업을 바탕으로 4위를 기록했다.
피처폰 시장이 성장하는 이유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다. 가격은 스마트폰과 비교해 보면 수십 분의 1에 불과하다. 실제로 삼성전자가 인도에서 판매 중인 피처폰 '구루 E1200'은 1100루피(약 1만8000원)다. 그나마 가격이 가장 비싼 메트로XL도 가격이 3225루피(약 5만1500원)다. 삼성전자의 전략 스마트폰인 갤럭시노트9(128GB 기준 109만4500원)와 비교하면 피처폰 20대보다 갤럭시노트9 한 대가 비싼 셈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프리미엄폰이 강세를 보이는 국내에서도 피처폰 이용자가 여전히 600만명을 넘을 정도로 견조하다. CJ헬로가 최근 13만원짜리 바나나폰을 내놨고, 통신업체 KT에서도 중국 ZTE의 'LTE피처폰Z'를 선보였다. 국내 스마트폰 업체 관계자는 "최근 1~2년간 스마트폰에서 혁신이 사라지면서 가성비의 중국 제조사가 강세를 보였고 틈새시장에서는 피처폰이 부상했다"며 "내년에 등장할 폴더블(화면이 접히는)폰의 완성도가 하강 곡선의 스마트폰 시장을 반등시킬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
성호철 기자;강동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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