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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먹듯 야근' IT 하청노동자,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죽음

SBS 이경원 기자 leekw@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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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발전소에서 김용균 씨가 숨지기 하루 전에 서울에서도 올해 마흔 살인 한 가장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프로그램 개발하던 사람으로 역시 IT 하청 노동자였습니다. 야근이 워낙 많았다고 하는데 급성 심장마비로 숨진 것으로 보입니다. 저희는 오늘(20일) 한 가장의 죽음을 통해서 4차 산업의 주역이라는 수식어가 얼마나 공허한지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이경원 기자가 유족들을 만났습니다.

<기자>

지난 10일 저녁 차 모 씨는 근무지인 여의도 산업은행 화장실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습니다. 사망 추정 시각은 오후 1시 반, 6시간 넘게 방치돼 있었습니다.

[차 씨 어머니 : 아이를 보는 순간, 목에서 피가 나오죠. 그 광경을 보는, 내 자식 보는 내 심정은 어떻겠습니까.]


차 씨는 산업은행 발주 프로젝트를 맡은 SK C&C의 하청업체 개발자였습니다.

2천억 원대 대규모 프로젝트, 1년 3개월간 잦은 야근에 시달렸습니다.

[차 씨 아내 : 정시에 퇴근한 적은 거의 없고요. 일찍 퇴근하면 밤 10시, 늦게 오면 밤 12시 막차 타고 들어온 적도 있고요.]


평소 술을 먹지 않았다는 고인의 교통카드 기록, 산업은행에서 5분 거리인 국회의사당역에서 밤 10시가 넘어 탄 기록이 수두룩합니다.

차 씨의 죽음에 대해 산업은행은 자신들의 직원이 아니라 관여할 수 없다고 하청업체는 고인의 지병을 문제 삼았다고 유족은 말합니다.

[차 씨 외삼촌 : (고혈압과 당뇨) 완치, 완치 판명이 난 게 있습니다. 산업은행에서는 책임이 없습니까? SK도 그렇고. 그런데 그들은 다 입 다물고 있어요.]


차 씨의 죽음은 IT 하청업체 노동자의 고된 업무, 스트레스와 무관치 않을 거라는 게 동종업계 종사자들의 얘기입니다.

[IT 노동자 : 고객사의 요구를 해결 못 하면 그 페널티(벌칙)를 고스란히 회사가 갖게 되고, (요구를) 수행 못 한 사람들은 낙인이 찍히거든요.]

'누구도 우리의 죽음에 책임지지 않는다', 고인의 직장 동료가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남긴 이 글에는 1만 4천 명이 서명했습니다.

(영상편집 : 최진화, VJ : 정영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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