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베젤리스' 전쟁…노치부터 홀까지

갤럭시A8S 컨셉 사진

[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 2019년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의 지상 최대 목표는 '베젤리스'다. 베젤리스란 스마트폰 앞면이 디스플레이로 꽉찬 디자인으로 사용자의 몰입감을 높이는 데 목적이 있다. 그러나 이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있다. 바로 '셀피 카메라'를 숨기는 일이다. 카메라를 남겨두는 한 베젤리스는 미완성에 그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2017년 삼성전자 '갤럭시S8'로 촉발된 베젤리스 경쟁은 2년이 다 된 지금까지도 끝나지 않았다. 애플을 비롯해 LG전자, 화웨이, 샤오미, 오포, 비보 등 이 숙제를 풀기 위해 여전히 고군분투 중이다.

삼성전자가 공개한 'Growing up(성장)'이라는 제목의 1분짜리 광고영상 후반부에는 애플의 노치 디자인을 조롱하는 듯한 장면이 담겨있다. 한 아이폰 이용자의 헤어스타일이 영상 속 배경의 아이폰X 노치디자인과 흡사하다. <사진=영상 캡쳐>

가장 충격적 선택은 애플이 아이폰 10주년작 '아이폰X'에서 선보인 '노치'였다. 노치는 우리말로 '홈을 파다' 할 때 '홈'으로 해석된다. 스마트폰에 노치 디자인이 적용됐다고 하면, 화면 맨 윗 부분의 가운데가 움푹 파였다는 뜻이다. 토끼 귀모양과 비슷하다.

애플이 아이폰X의 노치를 공개하자 미디어는 야유를 쏟아냈다. 경쟁사인 삼성전자는 머리가 'M자'로 벗겨진 한 남자를 앞세워 이를 희화화한 안티 광고를 선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아이폰 마니아들의 충성도는 노치 정도로 사라질 것이 아니었다. 소비자는 아이폰X에 응답했고 노치는 비웃음거리에서 점차 대세로 변화했다. 중국에서는 아이폰X 특히 노치를 빼닮은 짝퉁이 양산되기도 했다. 아수스 젠폰5, 리구 S9 모두 그 결과물들이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을 쥐락펴락하는 화웨이, 샤오미, 오포, 비보 역시 프리미엄폰에 노치를 탑재함으로써 애플의 선택에 편승했다.

노치는 여러가지 방법으로 다양화됐다. 폭이 바뀌거나 모양이 달라졌다. 오포는 '물방울' 모양의 노치를 장착한 'F9'를 내놓기도 했다. 노치의 면적을 최소화해 6.3인치 디스플레이의 활용 면적을 늘리려는 의도였다.

그 결과 홀로 '비(非)노치파'를 고수한 삼성전자는 올해 외로운 싸움을 벌여야 했다. 이 때 삼성전자가 내놓은 것이 바로 '홀 디스플레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삼성개발자회의(SDC)에서 인피니티 O 디스플레이를 공개했다. 이는 전면 카메라를 탑재하기 위해 디스플레이에 동그란 구멍이 뚫린 것이 특징이다.

외신들은 인피니티 O에 '피어싱 디스플레이'라는 별칭을 붙이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홀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첫 번째 스마트폰 '갤럭시A8S'를 오는 10일 중국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10에도 인피니티O 탑재를 고려 중인 것으로 보인다.

다만 홀 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의 전유물은 아니다. 화웨이 역시 오는 17일 홀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노바4를 공개할 예정이다. 미국 IT매체 폰아레나는 "삼성전자와 화웨이가 세계 최초로 홀 디스플레이 기술을 탑재한 스마트폰을 상용화하기 위해 경쟁하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작은 차이로 앞서나가게 됐다"고 평가했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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