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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재개발 구역에서 해제된 이후 부침을 겪었던 서울 성동구 금호동3가 일대 재개발 사업이 다시 추진된다. (사진 : 윤관식 기자) |
서울 성동구 금호동3가 일대 재개발 사업이 오랜 부침 끝에 첫걸음을 뗐다. 최근 집값 상승세가 가파르고 공급 규제 여파로 새 아파트가 희소해지면서 재개발 사업 추진을 원하는 주민이 많아지면서다.
성동구는 최근 실시한 금호동3가 일대 재개발 사업 관련 주민의견 조사에서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 사업 진행을 위한 정비구역 지정 등의 절차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성동구는 지난 9월 14일부터 10월 29일까지 금호동3가 주민을 대상으로 의견조사를 진행했다. 금호동3가 토지 등 소유자 10여명이 지난해 성동구에 재개발 정비계획 수립을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성동구는 지난 4월부터 재개발 사업 사전 타당성 조사를 진행했고 주민설명회 등을 거쳐 의견 조사 절차를 마무리했다.
조사 결과 전체 땅 소유주 805명 가운데 찬성한다는 주민이 전체의 61.6%, 반대한 주민은 17.3%였다. 주민 동의(찬성) 50% 이상, 반대 25% 미만 조건을 동시에 충족하면 재개발 구역 지정을 추진할 수 있다. 성동구청 관계자는 “찬성 동의율이 3분의 2(66.7%) 이상은 넘기지 못해 추가 동의 절차를 거쳐야 정비구역으로 지정될 수 있다”며 “대신 이번 결과로 재개발을 진행하기 위한 초석을 마련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금호동3가가 위치한 금호사거리 주변에는 ‘금호자이2차’ ‘금호삼성래미안’ ‘래미안금호하이리버’ 등 아파트가 대거 들어서 있다. 모두 일찍이 재개발을 마친 구역이지만 유독 금호동3가에는 단독·다가구주택과 다세대주택이 밀집해 있다. 일대에서 재개발이 이뤄지지 않은 마지막 지역이다. 한때 ‘금호21구역’으로 재개발 사업을 추진한 적은 있다. 이때 주민 의견이 갈리면서 2013년 정비예정구역에서 해제된 바 있다.
이후 ‘신금호파크자이’(2016년 4월 입주), ‘힐스테이트서울숲리버’(2018년 2월 입주), ‘e편한세상금호’(2018년 2월 입주) 등 새 아파트가 줄줄이 들어섰고 금호동1~3가 주거 여건이 대폭 개선되자 토지 소유자들이 다시 재개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최근 새 아파트 공급 부족으로 아파트값이 급등하고 재개발 사업 수익성이 높다는 인식이 커진 것도 재개발 사업 재추진에 한몫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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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비구역 지정 등 절차 진행 순항
시세가 급격히 오른 것은 맞다. 금호푸르지오1차 전용 59㎡는 최근 7억9000만~8억2000만원에 매물로 나와 있다. 입주 13년 차 아파트지만 지난 8월 같은 면적 아파트가 7억3500만원에 거래된 이후 호가가 더 높아졌다.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5억3000만~5억4000만원에 거래되던 아파트다. 재개발 추진 구역 바로 옆에 위치한 금호자이2차 84㎡ 최근 실거래가는 9억원(지난 8월 15일), 매물 시세는 9억9000만~10억원 수준이다. 역시 지난해 상반기 5억원 중반대에 거래되다 최근 1년 새 시세가 2억원가량 뛰었다.
금호동3가 재개발 사업이 완료되면 약 6만5300㎡ 면적에 1000가구 넘는 대단지가 들어설 전망이다. 금호동은 최근 서울 강북권 신흥 주거지로 떠오른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의 중심 지역이다. 종로나 광화문 등 도심 접근성이 수월한 데다 강남과도 가까워 직장인 주거 수요가 많은 곳이다. 특히 이번 재개발 사업을 추진 중인 금호동3가 일대는 금호사거리를 끼고 있어 생활편의시설을 이용하기 용이하다.
재개발 사업에 투자하는 것이 돈이 될까. 사업 초기라 이른 감은 있지만 최근 일대에서 거래되는 매물 매매가격과 주변 아파트 시세를 비교하면 어느 정도 투자가치를 가늠해볼 수 있다.
대지지분이나 연식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금호동3가 일대에서 소형 빌라가 매물로 나오면 호가는 대지지분 기준 3.3㎡당 5500만원 선에서 형성된다. 금호동3가 재개발 사업 재추진이 논의되기 전인 지난해 초만 해도 3.3㎡당 3000만~3500만원 선이었다.
금호동 일대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올 들어서 3.3㎡당 4800만~5500만원 선에서 실거래가 이뤄졌다”며 “최근 대지지분이 12.4평(약 40㎡)인 빌라 매물이 6억9000만원, 대지지분이 10평인 빌라 매물이 5억8000만원에 나와 있다”고 귀띔했다.
성동구가 주민에게 발송한 참고자료에 따르면 전용 84㎡ 기준 조합원 분양가는 7억4455만원, 일반분양가는 8억7592만원이다. 대지지분을 10평(33㎡) 보유한 집주인(미래의 조합원)이 전용 84㎡(34평형)를 분양받기 위해 수억원을 추가로 내야 할 수 있다. 일반분양 시점의 주변 시세에 따라 수익이 결정될 여지가 높다.
다만 투자가치를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는 목소리가 많다.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 수익은 사업 기간, 부동산 시장 상황에 크게 좌우되기 때문이다. 금호동3가 일대 재개발 사업은 이제 막 주민 동의율이 과반(50%)을 넘어선 상태고 정비구역으로 지정되려면 동의율이 3분의 2(66.7%)를 넘겨야 하는 만큼 추가 동의 절차도 필요하다.
[정다운 기자 jeongdw@mk.co.kr / 사진 : 윤관식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984호 (2018.11.21~11.27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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