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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한·극일 민낯 들춰낸 ‘BTS’ 티셔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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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 티셔츠와 일 방송 취소 논란이 시사하는 것
일본 극우 목소리·한국 반일 감정 증폭···사태 본질 가려져
일본 “방송사 퇴행적” 한국 “애국주의 경계” 냉정함 주문도
(왼쪽)지난 3월 공개된 유튜브 유료 다큐멘터리 ‘번 더 스테이지’(Burn the Stage)에서 방탄소년단 멤버 지민이 원자폭탄 투하 사진이 프린트된 티셔츠를 입고 나와 일본 현지에서 ‘반일 논란’에 휩싸였다.(오른쪽) 해당 티셔츠는 국내 한 브랜드가 광복절 기념을 제작한 것이었다. 영상에서 지민이 티셔츠를 입은 모습은 약 2초가량 등장했다.  트위터 갈무리

(왼쪽)지난 3월 공개된 유튜브 유료 다큐멘터리 ‘번 더 스테이지’(Burn the Stage)에서 방탄소년단 멤버 지민이 원자폭탄 투하 사진이 프린트된 티셔츠를 입고 나와 일본 현지에서 ‘반일 논란’에 휩싸였다.(오른쪽) 해당 티셔츠는 국내 한 브랜드가 광복절 기념을 제작한 것이었다. 영상에서 지민이 티셔츠를 입은 모습은 약 2초가량 등장했다. 트위터 갈무리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반일 논란’에 휩싸이며 일본 방송 출연이 취소됐지만 13~14일로 예정된 도쿄돔 공연은 차질 없이 이뤄질 예정이다. BTS 소속사인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는 “방탄소년단의 일본 순회공연은 예정대로 진행된다”고 11일 밝혔다.

방탄소년단 멤버 지민이 입은 티셔츠로 촉발된 반일 논란은 양국에서 확산되며 과열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일본 내에서는 반일 감정을 부추기는 “촌티나는 상황”에서 벗어나 냉정을 찾자는 자성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국내에서도 일본의 혐한에 맞서 ‘방탄소년단이 일본의 전범행위를 세계에 각인시켰다’는 식의 애국주의식 영웅서사 만들기는 오히려 사태의 본질을 흐린다는 비판이 나온다.

■ ‘혐한’ 대상이 된 광복절 티셔츠

논란이 된 문제의 티셔츠는 지민이 지난해 촬영된 유튜브 다큐멘터리 <번 더 스테이지>에서 입고 나온 것으로, 한 국내 브랜드가 광복절을 기념하기 위해 만든 제품이다. 티셔츠 뒷면(사진)에는 광복을 맞아 만세를 부르는 사람들과 원자폭탄 투하 사진이 프린트됐다. 애국심·우리 역사·해방·한국 단어가 영문으로 쓰여 있다. 지난 3월 유튜브를 통해 유료로 공개된 영상에서 지민이 티셔츠를 입은 모습은 2초가량 나온다.

일본 도쿄스포츠가 지난달 26일 보도로 반일 논란을 촉발시켰다. 지민의 티셔츠 사진과 함께 “방탄소년단의 ‘반일 활동’이 한국에서 칭찬받고 있다. 이는 자국 역사에 대한 뿌리 깊은 콤플렉스가 나타나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후 리더인 RM이 2013년 광복절을 맞아 트위터에 올린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쉬는 것도 좋지만 순국하신 독립투사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리는 하루가 되길 바란다. 대한독립만세”라는 글도 도마에 올랐다.

논란엔 일본 극우 성향의 시민단체도 가세했다. ‘재특회’(재일 특권을 용납하지 않는 시민모임)는 지난달 30일 트위터를 통해 방탄소년단이 13일 공연하는 날 도쿄돔 앞에서 시위를 열겠다고 밝혔다. 재특회를 비롯한 일본 극우 성향 누리꾼들은 방탄소년단 출연이 예정됐던 방송사와 후원기업에 대한 항의전화 운동도 전개했다. 급기야 지난 8일 반한 감정을 의식한 일본 TV아사히 <뮤직스테이션> 측이 9일 예정이던 방탄소년단의 방송 출연을 취소했다. 일각에서는 일본이 문화를 통해 반한 감정을 부추기는 배경에는 일본군 위안부 합의 문제나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한국 대법원의 일본 기업 배상책임 판결 등에 대한 불만이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3월 공개된 유튜브 유료 다큐멘터리 ‘번 더 스테이지’(Burn the Stage)에서 방탄소년단 멤버 지민이 원자폭탄 투하 사진이 프린트된 티셔츠를 입고 나와 일본 현지에서 ‘반일 논란’에 휩싸였다. 해당 티셔츠는 국내 한 브랜드가 광복절 기념을 제작한 것이었다. 영상에서 지민이 티셔츠를 입은 모습은 약 2초가량 등장했다. 유튜브 캡처

지난 3월 공개된 유튜브 유료 다큐멘터리 ‘번 더 스테이지’(Burn the Stage)에서 방탄소년단 멤버 지민이 원자폭탄 투하 사진이 프린트된 티셔츠를 입고 나와 일본 현지에서 ‘반일 논란’에 휩싸였다. 해당 티셔츠는 국내 한 브랜드가 광복절 기념을 제작한 것이었다. 영상에서 지민이 티셔츠를 입은 모습은 약 2초가량 등장했다. 유튜브 캡처


■ 양국 과열 두고 자성 나와

‘혐한’을 조장하는 극우단체들의 과열된 행동과 여론에 대해 일본 내에서도 퇴행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일본의 음악 전문기자 우노 고레사마는 트위터에 “<뮤직스테이션>도 끝났구나. 정말. 안녕”이라며 “언젠가 이 나라 주류 문화를 둘러싼 너무나 촌티나는 상황을 바꿔달라. 나는 손들었다”고 썼다. 책 <아베 정권 인터넷 전략>을 쓴 저널리스트 쓰다 다이스케는 “BTS 출연 연기 사건에 논란이 될 요소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정치와 매스컴이 반응하는 톤이 한 가지(방탄소년단에 대한 비판)밖에 없는 것은 정말 무섭다”는 글을 인터넷에 올렸다.

일본 진보매체 리테라는 “원폭 티셔츠는 BTS를 공격하기 위한 구실로 발굴해 왔을 뿐 BTS 때리기의 본질은 한국헤이트(혐한)일 뿐이다”라고 보도했다.

이 같은 비판은 국내에서도 커지고 있다. 문제의 티셔츠가 원폭 피해라는 비극적 사건을 소재로 삼은 점에서, 일본의 행태를 비판하기 위해 방탄소년단을 지나치게 영웅화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손희정 문화평론가는 지난 10일 페이스북에 “히로시마 원폭을 ‘애국주의, 한국 해방’과 엮어서 이미지화한 티셔츠가 만들어내는 의미망이 그저 ‘일본의 전범행위를 전 세계에 알렸다’는 식의 영웅서사로 정리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며 “히로시마 원폭 투하는 인류 최악의 선택 중 하나였고, 셀 수 없이 많은 희생자를 냈으며, 그 고통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지행 단국대 교수 역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방탄(소년단)의 이번 일본 방송 캔슬 사태가 전 세계에 전범행위를 알렸다는 한국의 언론사 논조는 옳지도 맞지도 않다. 이번 일을 계기로 그동안 얼마나 일본이 과거 침략역사 지우기와 이미지 메이킹을 잘해놨는지, 해외 반응을 통해 처절히 확인하고 있다”고 썼다.

이유진·김진우 기자 yjle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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