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 의심된다며 신상 유포…어린이집 교사 극단적 선택

아동학대를 했다는 의심을 받은 30대 어린이집 교사가 인터넷에 자신의 신상이 유포되고 비난 여론이 들끓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15일 경기 김포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3일 새벽 2시 50분쯤 경기 김포시 한 아파트 앞에서 어린이집 보육교사 A(37)씨가 쓰러져 숨져 있는 것을 주민이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 경찰이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인한 결과 A씨는 자신이 사는 아파트에서 스스로 뛰어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내가 다 짊어지고 갈 테니 여기서 마무리됐으면 좋겠다. 어린이집과 교사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해 달라. 미안하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겼다.

A씨는 지난 11일 자신이 일하는 인천 서구 한 어린이집 나들이 행사 때 원생 1명을 밀친 혐의로 경찰에 신고된 상태였다. 당시 한 시민은 "특정 어린이집 조끼를 입고 있는 보육교사가 축제장에서 원생을 밀쳤다. 아동 학대인 것 같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이후 사실 여부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기도 전에, 인천과 경기 김포 지역 인터넷 맘 카페에 A씨의 실명과 어린이집 이름이 공개됐고, A씨에 대한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하지만, A씨의 사망 사실이 알려지자 이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어린이집 교사에게 갑질을 한 맘 카페 여성을 살인죄로 처벌해달라"는 글까지 올라왔다.

경찰은 A씨의 범죄 혐의점이 밝혀지지 않아 사건을 내사 종결로 마무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손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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