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예방 위해 체력단련 하라"?…황당한 '스쿨미투' 대응

[앵커]

교사가 학생들에게 성희롱 발언을 해 논란을 빚은 인천의 한 중학교에서 성폭력 예방을 위한 가정통신문을 보냈는데 그 내용이 또 논란입니다. '체력단련을 열심히 하라', 이것을 예방법으로 내세웠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된 이 예방법은 교육청이 제공한 가이드라인을 따른 것이었습니다.

오효정 기자입니다.

[기자]

[2차 가해 중단하고 가해교사 파면하라!]

인천의 한 중학교 교문 앞에서 여성단체 회원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학생들 몇몇도 합류해 목소리를 높입니다.

교사들이 학생들을 향해 "여자는 예뻐야 남자가 잘 꼬인다" 등 성희롱 발언을 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학교입니다.

학교 측은 교사들이 사과하는 자리를 마련해 사건을 마무리지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지난 5일에 낸 가정통신문이 다시 논란입니다.

성폭력 예방을 위해 "규칙적인 운동과 체력단련을 하라"는 내용이 담겼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원인을 피해자에게 돌리는 이런 예방법은 교육청이 배포한 가이드라인에 명시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인천교육청 뿐 아닙니다.

교육부 산하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이 만든 성폭력 예방 동영상입니다.

체력단련을 언급하는 것은 물론, 가족 간 성폭력을 예방하기 위해 목욕하고 난 뒤에는 단정하게 나올 것을 권장합니다.

성폭력을 당한 뒤에는 음란물을 자주 접하게 되고 결혼에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게 될 수 있다는 내용도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학생들의 성인지감수성을 따라가지 못하는 낡은 지침을 시급히 개정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오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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