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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에 출연했던 배우이자 뉴욕주지사 민주당 경선에 출마한 신시아 닉슨의 얼굴을 시나몬 건포도 베이글과 합성한 풍자 사진. /NBC |
문제의 주인공은 신시아 닉슨(52)으로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에서 변호사 미란다로 나왔던 배우다. 민주당 현역인 앤드루 쿠오모(61) 뉴욕주지사와 13일 경선을 앞두고 있다. 닉슨은 지난 9일 유세 도중 맨해튼의 유명 식료품점 제이바스(Zabar`s)에 들러 브런치로 "시나몬 건포도 베이글에 훈제 연어와 케이퍼, 토마토, 양파와 크림 치즈를 듬뿍 얹어 달라"고 주문했다. 한 인터넷 언론이 촬영한 동영상에선 점원이 황당한 표정으로 주문을 확인하자 닉슨은 "그래요. 달고 짜게"라고 답한다.
이 영상이 트위터 등을 통해 퍼지자 뉴요커들은 경악과 분노를 참지 못했다. '짜고 비린 연어와 고소한 크림 치즈는 그 자체로 완결된 조합이어서 야채만 곁들이거나 담백한 플레인 베이글이나 참깨 베이글에 얹어 먹어야 하고, 시나몬-건포도같이 단맛이 강한 베이글은 크림 치즈나 버터만 바르거나 그냥 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음식 전문 기자들은 "세상에서 가장 기괴한 베이글"(뉴욕포스트) "음식에 대한 범죄"(푸드 앤 와인)라고 했고, 뉴욕 시민들은 트위터에서 "호박 라테에 연어 시럽을 뿌린 것과 마찬가지" "상상만으로도 종일 구역질이 난다" "선출되지 않은 정치인을 탄핵할 방법은 없냐"고 흥분했다.
이에 닉슨의 대변인은 10일 "닉슨의 베이글은 뉴욕의 비주류와 소외 계층을 상징한다"며 "인기가 없더라도 잊힌 이들을 위해 뛰겠다"고 밝혔다. 닉슨은 11일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나는 유대계이자 맨해튼 토박이로 베이글을 이런 식으로 수십년간 먹어왔다. 선거에선 이런 것이 문제가 되는가"라고 했다.
지지자들은 "부당한 인신 공격에 굴복 말고 계속 시나몬 베이글에 연어를 먹으라"고 응원했다. 시사 주간지 뉴요커는 "닉슨의 진보 정치는 뉴욕에서마저 너무 진보적인 것 같다"고 논평했다. 그는 완전 무상 복지와 무상 교육, 지하철 공영화 등 급진적인 공약을 내걸고 있으며, 양성애자로 동성의 '아내'와 살고 있다.
자부심이 강하고 스타일에 민감한 뉴요커들은 정치인의 일거수일투족을 놓고 예민한 반응을 보이곤 한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2014년 뉴요커들처럼 손으로 피자를 접어 먹는 대신 포크로 찍어 먹었다가 "뉴욕에 처음 온 관광객 같다" "서민인 척하더니 귀족 취향을 드러냈다"며 비난을 받았다.
[정시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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