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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잘 날 없는’ 문화재 피해…태풍은 물론 폭염도 예외없다

머니투데이 황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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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황희정 기자, 김고금평 기자] [문화재 훼손, 태풍에 이어 폭염도 골칫거리…장시간 고온으로 뒤틀림·흰개미 침투 등 문제도]

뜨거운 햇볕을 피하기 위해 경북궁을 찾은 관람객들이 그늘에서 해설사의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뉴스1

뜨거운 햇볕을 피하기 위해 경북궁을 찾은 관람객들이 그늘에서 해설사의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뉴스1



한 달 넘게 지속한 폭염 속에서 문화재는 온전한 건강을 지킬 수 있을까. 휴가철 전국 곳곳에 보호막 없이 뜨거운 태양과 높은 습도를 한몸에 받고 있는 문화재가 지진의 파도를 넘어 폭염에도 무사할지 관심이 쏠린다.

결론적으로 얘기하면 폭염은 ‘노 프라블럼’(No problem)이다. 그렇다고 방심은 금물이다. 한반도에 처음 상륙한 장기간 폭염이 일으킨 문화재 훼손 사례는 아직 보고되지 않았지만, 작고 복잡한 문제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기 때문.

고온에 의한 문화재 훼손의 핵심은 ‘장시간’이다. 습도가 높으면 단시간에 곰팡이가 피는데 온도에 의한 훼손은 상대적으로 서서히 일어난다. 다만 단시간에 큰 온도차를 겪으면 갈라짐이나 뒤틀림이 발생할 수 있다.

야외 문화재는 일정한 온도 유지가 어렵기 때문에 자연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목재류 문화재는 뜨거운 햇볕에 ‘장시간’ 노출되면 갈라짐이 발생할 수 있다. 단청이 변색하고 칠이 떨어지기도 한다.

무더위로 인한 뒤틀림을 방지하기 위해 발굴 당시부터 분무기로 물을 뿌리는 등 관리에 세심한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관계자가 문화재의 형태 변형을 방지하기 위해 수장고 내 온도를 측정하고 있다. /사진=국립중앙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 관계자가 문화재의 형태 변형을 방지하기 위해 수장고 내 온도를 측정하고 있다. /사진=국립중앙박물관



고온은 문화재를 직접 훼손하는 원인은 아니지만, 간접 훼손의 요인이 되기도 한다. 고온이 계속되면 ‘목조 문화재의 저승사자’로 불리는 흰개미의 개체 수가 급증하기 때문. 흰개미는 나무구멍으로 침투해 안쪽에서부터 목조 물을 갉아먹는다.

문화재청은 폭염이 한 달 이상 지속하면서 흰개미 번식을 막기 위해 오는 11월까지 전국 120여 개 문화재를 방문해 탐지활동을 펼치고 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폭염으로 인한 문화재 훼손 신고 사례는 아직 없다”며 “문화재는 습도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폭염으로 야외 문화공연 행사가 취소되면서 무형문화재도 무더위에 영향을 받았다. 경남 진주시는 지난 4월부터 매주 토요일 진주성 야외공연장에서 개최 중인 ‘2018년 무형문화재 토요상설공연’을 지난 7월 21일부터 일시 중단했다가 한 달 만인 18일 재개했다.

지정 문화재는 국가 차원에서 관리되고 있으나 개인이 소유한 비지정 문화재는 폭염 속에서도 방치되는 경우가 많다. 사찰 소유의 문화재는 안료가 떨어지고 화면 곳곳이 갈라지는 등 훼손 부위가 심각해 보수가 시급한 상태다.

흰개미 탐지견과 훈련사가 문화재를 갉아먹는 흰개미 탐지활동을 벌이고 있다. /사진=문화재청

흰개미 탐지견과 훈련사가 문화재를 갉아먹는 흰개미 탐지활동을 벌이고 있다. /사진=문화재청



문화재 전문가들은 “폭염이 계속되는 동안 개인 소장자는 항온기능을 갖춘 기관에 문화재를 기탁하는 것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폭염이 끝나도 한숨 돌릴 틈은 찾아오지 않는다. 곧바로 이어지는 태풍 때문이다. 지난 2016년 제18호 태풍 ‘차바’(CHABA)의 영향으로 우리 문화재 37건(국가지정 22, 시도지정 15)에 큰 피해가 발생했다. 이 중 10건은 통도사 대웅전 및 금강계단, 범어사 3층 석탑 등 불교 문화재였다. 최근 한반도에도 폭염이 식자, 큰 피해가 예상되는 태풍이 불어닥칠 것으로 전망됐다.

문화재 한 관계자는 “앞으로 한반도에 잦은 폭염과 태풍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 문화재 관리가 1년 내내 쉴 틈없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폭염처럼 직접적 피해가 작은 요인에도 적극적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황희정 기자 hhj2609@mt.co.kr, 김고금평 기자 dann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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