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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 지독하게 말을 안듣는 아들이었다. 어느날 아버지가 그에게 말했다. “넌 악당이야. 빌런(악당)이야.” 그런데 그 단어가 마음에 와닿았다. 그 이후 그는 ‘빌런’이란 단어를 계속 사용하게 된다. 싱어송라이터 빌런(Villain)이 자신의 예명을 짓게 된 사연이다.
지난 1일 데뷔 후 첫 미니 앨범 ‘뱅크 로버(Bank Robber)’를 발표한 빌런은 청소년기 시절 집에서의 악당 역할을 넘어서 가요계의 ‘악당’을 꿈꾸고 있다.
최근 만난 빌런은 “가요계의 악당이 되고 싶다”며 “이 분야에서 악당은 팬도 많고, 안티도 많은 존재일 것이다. 밉지만 미워할 수 없는, 결국 사랑할 수 밖에 없는 뮤지션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질투하는 사람, 안티 팬도 있다는 건 그 뮤지션을 깎아내려서 밟고 일어서려는 이들도 있다는 의미일 수 있다. 어떻게 보면 악당은 선망의 대상일 수 있다. 다른 뮤지션이 눈여겨 보고, 참조하는 존재가 되고 싶다”고 자신의 ‘악당론’을 부연했다.
빌런의 첫 앨범 ‘뱅크 로버’는 윌 스미스 주연의 이색 히어로 무비 ‘핸콕’에서 전체적인 영감을 얻어 만들어졌다. 빌런은 “핸콕은 처음엔 경멸받는 악당이지만 점점 영웅으로 돌아가게 된다. 내가 그리는 아티스트 이미지와 부합하는 캐릭터다. 밉지만 미워할 수 없는 악당, 미워도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캐릭터다. 많은 사람이 그렇듯 이중적이라는 점에서 나와도 닮아있다”며 “앨범 작업을 하다 막히면 영화 핸콕을 봤다. 소리를 꺼놓고 영상만 보면서 영감을 얻기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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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틀곡 ‘마니또’는 힙합 스타일의 어둡고 공격적인 비트가 인상적이며, 유려한 멜로디에 빌런 특유의 매력을 담은 또 하나의 타이틀곡 ‘핸콕’을 비롯해 거칠게 내뱉는 단어들과 어두운 비트가 어우러진 ‘구해’, 세련되고 중독성 있는 비트의 ‘Luhvin It’, 이번 앨범의 유일한 발라드 곡이자 러브송인 ‘밉상’, 새롭게 편곡하고 영어 가사로 재탄생한 ‘요정(Remix)’까지 총 6곡이 수록됐다. 전곡 모두 빌런(Villain)이 작사, 작곡, 편곡을 맡았다.
빌런은 앨범에 대해 “어둡고, 공격적이고 독한 앨범이다. 클럽에서 크게 들으면 좋을 법한 음악들이 담겨있다. 샤워하거나 차 안에서 들어도 좋을 것”이라며 “카니예 웨스트는 믹싱 수정만 100번을 한다더라. 나는 이번 믹싱 수정을 50번 정도 했다. 열심히 악착같이 준비했다. 그만큼 만족스러운 결과물이 나왔다. 부담이 되지만 자신 있게 선보일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추구하는 힙합 R&B 장르에 대해서는 “아티스트의 생각을 가장 잘 전잘해주는 장르다. 가사의 서사가 반 이상을 차지한다. 나는 내 생각을 이야기하는 걸 좋아하는데 그런 면에 최적화된 장르여서 좋다”고 말했다.
한편 빌런은 오는 11일 자신이 속한 레이블 플라네타리움 레코드의 뮤지션들(정진우, 준, 가호, 모티)과 함께 레이블 첫 단독 콘서트 ‘POPPIN DOME’(팝핀 돔)도 연다. 플라네타리움 레코드에 대해 빌런은 “힙합, R&B 등을 구사하는 뮤지션들이 모여있다. 모두 작사·작곡·셀프 플듀싱이 가능한, 음악적으로 출중한 인재들이다. 모두 각자의 곡을 직접 만드니 어디서도 듣지 못한 사운드와 멜로디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monami153@sportsseoul.com
사진 | 플라네타리움 레코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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