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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킹’ 김동원 씨가 지난해 5월경 작성한 ‘소액주주 조직을 이용한 재벌개혁계획 보고’ 문건. 안희정 당시 충남도지사를 재벌개혁 추진의 적임자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김동혁기자 hack@donga.com |
‘드루킹(온라인 닉네임)’ 김동원 씨(49·수감 중)가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를 통해 현 정부의 재벌개혁 정책을 추진하는 구상을 했던 것으로 1일 확인됐다. 김 씨는 김경수 경남도지사에게 안 전 지사를 초청해 강연회를 열자고 제안했고 실제 올 1월 안 전 지사 초청 강연회가 성사됐다.
허익범 특별검사팀은 이르면 이번 주말 김 지사를 소환해 조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 드루킹 “안희정, 재벌개혁 적임자”
본보가 확인한 김 씨의 휴대전화 메신저 프로그램 텔레그램 대화방 내용에 따르면 김 씨는 측근들에게 2017년 11월 15일 국회를 방문해 김 지사를 만나 나눈 얘기를 전했다. 김 씨는 그 내용을 ‘20171115미팅주제정리.docx’ 파일에 저장해 보관했다.
이 파일에 따르면 김 씨는 당시 측근들에게 “최근 청와대 초청과 두 차례에 걸친 대통령의 충남 방문에도 안 전 지사는 당 대표 출마를 확답하지 않고 있다. 청와대와 바둑이(김경수 지사를 의미)는 몹시 초조한 상태”라며 “안 전 지사를 설득하는 역할이 우리에게 주어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제 당시 청와대와 김 지사가 안 전 지사에게 당 대표 출마를 권유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또 김 씨는 “강연 초청을 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제안했고, 바둑이도 강연 초청을 하는 것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며 “만약 내가 내려갈 필요가 있다면 부르면 내려가겠다고 했다”고 파일에 기록했다. 김 씨 자신이 만든 모임 ‘경제도 사람이 먼저다(경인선)’가 안 전 지사를 초청해 강연을 듣는 자리에서 자연스럽게 안 전 지사에게 당 대표 출마를 권유하겠다는 취지였다.
안 전 지사는 올 1월 13일 서울 동대문구 회기동 경희대에서 열린 ‘경인선’ 주최 모임에 참석해 강연을 했다. 김 지사는 올 4월 기자회견에서 “드루킹이 안 전 지사를 강연에 초대하고 싶다고 해서 안 전 지사 측을 연결해 준 적이 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김 씨는 안 전 지사를 자신이 구상한 재벌개혁 정책을 완성할 적임자로 지목했다. 김 씨는 지난해 5월경 작성한 ‘소액주주 조직을 이용한 재벌개혁계획 보고’ 문건에서 4대 기업의 지배구조를 바꾸려면 정치적 도움이 필요하다며 그 적임자를 안 전 지사로 명시했다.
김 씨는 이 문건에서 “안 전 지사가 재벌개혁안의 정치적 보증인이 되어 준다면 문재인 정권은 정치적 개입의 부담을 덜 수 있고 안 전 지사는 재벌개혁의 성과를 자신의 정치적 성과로 취할 수 있으므로 차기에 유리한 입지를 다지게 된다”고 주장했다.
○ 김경수 “도민들 걱정 안 하셔도 된다”
허익범 특검팀은 김 지사가 지난해 대선 당시 김 씨로부터 재벌개혁 정책 조언을 받았고 김 씨의 안 전 지사 강연 초청을 돕는 등 김 씨와 밀접한 관계였다는 정황을 다수 확인했다. 박상융 특검보는 1일 김 지사 소환 조사 시점에 대해 “곧 할 거 같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이날 ‘경남도정 4개년 계획 최종 보고회’에 참석해 “도민들께서 큰 걱정 안 하셔도 된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특검의 소환에 응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김 지사는 “특검 조사 과정에서 필요하면 곧 소환을 할 것 같은데 특검 조사가 도민들의 우려를 해소하는 과정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고 말했다.
김동혁 hack@donga.com·정성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