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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픔의 반대 꿈과 희망의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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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출신 시인, 12년 만에 '나를…' 이어 두 번째 시집 힘들게 버틴 삶 담담히 그려


[충청일보 신홍균기자]충북 청주 출신 시인인 박원희씨가 12년 만에 엮은 두 번째 시집 '아버지의 귀'가 푸른사상 시선 90으로 최근 출간됐다.

총 67편의 시가 4부로 나뉘어 실렸다.

시인이 생활 속에서 어떤 시어들을 건져올리는지, 그가 겪으며 감내해 온 내면의 변화들은 무엇인지 구성된 이 시집에서 "아버지의 귀"에는 1부에 '용접', '작업화를 신으며', '상실의 계절' 등을 담아 시인이 생활 속에서 어떤 시어들을 건져올리는지 보여주고 있다. 2부에는 '입춘', '박새', '습기' 등의 시를 담았으며, 3부에는 '고양이', '빙하기', '이 순, 선생 생각' 등을, 4부에는 '바람만 꿈꾸다', '한 70년쯤 사랑은' 등을 통해 시인이 감내해온 내면의 변화들을 풀어냈다.

힘든 상황 속에서도 희망을 믿는, 우직하고 솔직한 시인이 흐린 하늘 위로 쏘아올린 작은 시집이라는 평가다.

문학평론가 문종필씨는 "12년은 긴 시간이다. 그래서 시인의 주변을 걷고 있는 사람들은 '언제 / 시집 나오냐'고 재촉했는지 모른다. 그는 그럴 때마다 덤덤하게 '시가 덜 영글어 / 먹기가 뭣합니다'라고 얼버무렸다. 그는 자신이 쓴 시를 바라보며 상술이 시가 될 수 있는지 의심한다. 시가 바람이 나서 이렇게 소설처럼 말해도 되는 건지 걱정한다. 독자들은 이러한 시인의 발언들과 마주할 때 그의 언어가 세련된 것과 무관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며 "그러나 그는 부끄러움을 느낄 수 있는 시인이다. 구부러진 사회를 향해 힘 있게 소리 낼 수 있는 우직한 시인이다. 자신이 뱉은 말에 책임을 질 줄 안다. 거짓말하지 않는다. 힘들게 버틴 삶을 담담하게 그려낸다. 이러한 미덕은 우리가 '현대적인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보다 더 '현대적인 것'일 수 있다"고 평했다.

안상학 시인은 추천의 글에서 이 시집의 4부에 언급되는 '황제내경'을 인용한다.


"박원희의 시는 아픔을 이야기하는 듯한데 아픔이 없다. 눈물을 그리는 듯한데 눈물이 보이지 않는다. 고통이 깔려 있는 듯한데 일그러진 표정이 잡히지 않는다. 그의 향리를 관통하는 무심천(無心川)이 떠오른다. 무덤덤 심심한 그의 시들 앞에서 잠시 갈피를 잃는다. 그 까닭을 나는 한의학에서 찾는다. '황제내경'을 공부하며 침을 곧잘 놓는 그는 좌통우치, 상통하치에 익숙하다. 아픔의 반대쪽을 짚는 그의 손끝처럼 삶의 아픔을 대하는 그의 자세도 반대쪽을 향하고 있기 때문이리라 짐작한다. 아픔의 반대쪽은 늘 그렇듯 꿈의 자리, 희망의 자리가 아닌가. 시를 대하는 그의 마음자리가 아픔의 반대쪽을 서성이는 것도 그러한 까닭이리라"

박 시인은 지난 1963년 청주에서 태어나 청주대학교를 졸업했다. 1995년 '한민족문학'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뒤 시집 '나를 떠나면 그대가 보인다'를 냈다. 현재 시를 배달하는 사람들인 '엽서시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144쪽. 9000원.

신홍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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