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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표 만물상' 삐에로쑈핑... 日 돈키호테 떠오르는 '쇼핑 정글'(종합)

조선비즈 윤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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빽빽한 복도를 사이에 두고 천장까지 쌓인 갖은 물품들. 만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지만, 이 매장이 들어선 장소가 신세계그룹의 종합쇼핑몰 스타필드라는 점을 떠올리자면 생각이 달라진다.

‘정용진 표 만물상’ 삐에로쑈핑 1호점이 27일 서울 삼성동 스타필드 코엑스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지난 3월 코엑스에서 열린 ‘2018 신세계그룹 & 파트너사 채용 박람회’에서 “펀스토어 삐에로쑈핑을 6월말 스타필드 코엑스에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서울 삼성동 스타필드 코엑스몰 내 위치한 삐에로쑈핑 1호점. /윤민혁 기자

서울 삼성동 스타필드 코엑스몰 내 위치한 삐에로쑈핑 1호점. /윤민혁 기자



삐에로쑈핑은 일본 잡화점 ‘돈키호테’를 벤치마킹한 이마트의 신규 전문점이다. ‘펀 & 크레이지(Fun & Crazy)’를 콘셉트로 ‘재밌는 상품’과 ‘미친 가격’을 표방한다.

삐에로쑈핑의 첫인상은 ‘쇼핑 정글’이다. 대형마트 5분의 1도 안 되는 총 2513㎡(760평)의 복층 매장에 대형마트 수준인 4만종 이상의 상품을 욱여넣었다. 직관적인 매대 구성과 넓은 쇼핑공간을 강조하는 기존 쇼핑몰의 철학은 이곳에선 찾아볼 수 없다. 복도는 일반 마트대비 절반(90cm) 수준으로 좁고, 매대는 20~30% 이상 높아 상품의 숲속에 갇힌 듯하다.

삐에로쑈핑은 정돈보다 혼돈, 상품보다 스토리, 쇼핑보다 재미를 강조한다. 매장을 깔끔하게 구성하는 기존 방식 대신 상품을 복잡하게 배치해 소비자가 매장 곳곳을 탐험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필요한 상품을 편리하게 찾기보단 보물찾기하듯 매장 구석구석을 경험하며 ‘득템(아이템을 획득함)’의 재미를 주기 위해서다.

삐에로쑈핑의 매대는 대기업 쇼핑몰이라기보단 동네 잡화점에 온 듯한 인상을 준다. /윤민혁 기자

삐에로쑈핑의 매대는 대기업 쇼핑몰이라기보단 동네 잡화점에 온 듯한 인상을 준다. /윤민혁 기자



제품 구색에서도 대형마트와 차별점을 뒀다. 신선식품, 가공식품, 화장품, 리빙, 가전, 패션 명품까지 갖은 구색을 갖췄지만 제품의 65%가량은 기존 이마트에서 찾아볼 수 없는 상품이다. 성인용품, 코스프레용품, 흡연용품을 판매함은 물론 지하 2층 구석에는 대표적인 금연구역인 지하철에서 따온 디자인의 흡연실을 마련해 ‘수위’를 넘나든다.


삐에로쑈핑의 주 소비자층은 20~30대다. 삐에로쑈핑은 빠르게 변하는 트렌드에 대처할 수 있도록 상품 선정, 매입, 진열 권한을 소비자와 가장 밀접하게 소통할 수 있는 매장 관리자에게 부여했다.

삐에로쑈핑은 캐릭터 상품부터 주류, 코스프레 용품과 성인용품까지 판매한다. /이마트 제공

삐에로쑈핑은 캐릭터 상품부터 주류, 코스프레 용품과 성인용품까지 판매한다. /이마트 제공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젊은층을 위해 재고상품이나 부도상품, 유통기한 임박 상품들을 매입해 제품을 저렴하게 판매하기도 한다. 유진철 삐에로쑈핑 담당 브랜드매니저는 “적은 금액으로 최대한의 만족을 얻을 수 있는 구색을 갖췄다”며 “재래시장, 온라인몰을 가리지 않고 품질과 가격만 뒷받침한다면 어디서든 구매해 판매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삐에로쑈핑은 쇼핑의 재미를 주기 위해 ‘B급 감성’을 강조하는 요소를 곳곳에 배치했다. 마이클, 젝손, 빅토리아, 애로호 등 4개의 캐릭터가 매장 내부와 쇼핑백 등에 ‘약속 있을 시 방문주의, 구경하다 늦을 수 있음’, ‘목적 없이 방문주의, 예쁘고 귀여운 애정템 많이 살 수 있음’ 등의 문구와 함께 등장한다.


직원 유니폼에는 ‘저도 그게 어딨는지 모릅니다’라는 문구가, 특가 상품은 ‘급소가격’, 카테고리 대표 상품에는 ‘갑of값’이라는 안내문이 적혀있다. 매장 내 안내문구는 직원이 매번 손으로 쓴다. 이마트 관계자는 “단순히 상품을 구매하러 오는 공간이 아닌 재미있는 상품을 발굴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삐에로쑈핑 직원 유니폼에는 ‘저도 그게 어딨는지 모릅니다’는 문구가 적혀 있다. /이마트 제공

삐에로쑈핑 직원 유니폼에는 ‘저도 그게 어딨는지 모릅니다’는 문구가 적혀 있다. /이마트 제공



이마트가 펀스토어에 주목한 배경엔 온라인 쇼핑의 빠른 성장속 날로 침체를 겪고 있는 오프라인 유통의 현실이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국내 유통시장 총 매출에서 백화점과 대형마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19.1%와 20.5%로 총 39.6%를 기록, 사상 처음으로 40% 미만으로 떨어졌다.

반면 저가 제품을 주로 판매하는 잡화점 다이소는 2017년 전년 대비 26% 늘어난 1조6457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매해 최고 매출을 갱신 중이다. 삐에로쑈핑이 벤치마킹한 일본 돈키호테는 지난해 약 370여개 매장에서 연간 8조원 가량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유 매니저는 “오프라인 유통 채널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재미와 즐거움이라고 판단했다”며 “삐에로쑈핑을 올해 하반기 동대문 두타와 논현동에 추가로 선보이고 ‘목적성 없는 구매’를 추구하는 2030 소비자를 공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민혁 기자(beherenow@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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