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담배 타르, 일반 담배보다 궐련형 전자담배에 더 많이 함유돼 있다. 그러나 그 타르에 어떤 유해성분이 얼마나 많이 들었는지는 알 수 없다.”(식품의약품안전처)
“타르 함유량만으로 유해성을 평가한 것은 잘못됐다. 궐련형 전자담배의 증기와 일반담배 연기의 구성성분은 질적으로 다르다.”(궐련형 전자담배 업계)
◇“타르량 많지만 유해 성분인지 ‘몰라’”
7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궐련형 전자담배, 일명 ‘찐담배’의 유해성 분석결과를 발표했지만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궐련형 전자담배에 타르가 더 많이 들었지만 어떤 유해성분이 있는지는 알 수 없다는 게 이번 식약처 분석 결과의 핵심이다.
식약처가 분석한 궐련형 전자담배 제품별(소비자 선호도 높은 모델 선정)로 타르 함유량을 비교해 보면 아이코스(앰버)와 릴(핏체인지)이 개비당 각각 9.3mg, 9.1mg으로 일반담배(0.1~8.0mg)보다 타르가 많이 들어 있었다. 글로(브라이트 토바코)는 4.8mg으로 타 제품보다 낮은 함량 수준을 보였다. 니코틴 함유량은 아이코스와 릴, 글로 순으로 각각 0.5, 0.3, 0.1mg이 든 것으로 나타났다.
타르(Total Aerosol Residue)는 어느 특정 유해성분이 아니다. 담배를 태워 니코틴과 수분을 뺀 나머지 성분을 말한다. 이 때문에 타르에 어떤 물질이 얼마나 들었느냐가 사실상 찐담배로 바꾼 흡연자들의 가장 큰 궁금증이었다.
이런 궁금증은 이번 식약처 발표로도 풀리지 않았다. 오히려 유해성 논란만 증폭되고 있다. 일반 담배와 다름없는 양의 니코틴과 오히려 더 많은 양의 타르가 검출됐지만 벤젠과 포름알데히드 등 1급 발암물질 5종의 함유량은 일반담배의 0.3~28.0% 수준으로 나타났다. 식약처는 “타르가 높게 검출됐다는 것은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담배와 다른 유해물질을 포함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담배보다 덜 유해하다는 근거는 없다”고 설명했다.
◇업계선 ‘정면 반발’, 소비자는 ‘당혹’
업계는 즉각 반발했다. 한국필립모리스는 “궐련형 전자담배의 타르 함유량을 측정하고 이를 기준으로 일반담배와 유해성을 비교한 식약처의 평가는 잘못된 것”이라며 “타르는 불을 붙여 사용하는 일반담배에 적용되는 것이며 연소가 발생하지 않는 궐련형 전자담배에 적용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이코스는 일반담배 대비 유해물질이 평균 90% 이상 감소한 연구 결과를 갖고 있다”며 “정부는 일반담배와 태우지 않는 제품 간의 차이를 사실적이고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전달해 흡연자들이 자신의 건강을 위해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소비자는 극심한 혼란 상태다. 처음 타르가 일반담배보다 많이 나왔다는 식약처의 연구 결과를 접하고선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대학생 이 모(26)씨는 “그나마 덜 해로울 거라고 생각해서 궐련형 전자담배를 이용하고 있는데 일반담배와 별 차이가 없다고 하니 속은 기분이 든다”며 “배신감도 들고 이참에 담배를 끊어야 겠다”고 말했다.
찐담배로 갈아탄 흡연자들 사이에선 식약처 분석결과를 못 믿겠다는 반응도 나왔다. 약 1년간 궐련형 전자담배 유해성분을 분석한 정부의 결과가 석연치 않아서다. 30대 직장인 김 모씨는 “정부 조사 결과도 지나치게 세수 올리기에 급급한 나머지 편향적으로 조사된 것 같아 신뢰가 안 가긴 마찬가지”라며 “담배가 모두 유해한 건 맞지만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담배보다 더 안 좋을 수 있다는 이번 결과에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타르가 많이 나왔는데 그게 뭔지 모른다는 것은 무책임 한 것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식약처는 “타르에 유해성분이 뭐가 얼마나 들었는지 모르는 완전히 새로운 물질이 있을 수 있다. 기존 암유발 물질이 덜 나왔기 때문에 궐련형 전자담배가 덜 해롭다고는 할 수 없다”고 답했다. 선택은 소비자가 하는 것이고 건강을 생각한다면 지금부터 금연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원론적인 말만 되풀이 한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