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균의 이미지 |
혈액형에 따라 성격이 다르다는 이야기에는 특별한 과학적 증거가 없지만, 일부 질병은 특정 혈액형에서 더 잘 생길 수 있다. 예를 들어 몇 년 전 과학자들은 방글라데시에서 유행했던 장독성원소 대장균(enterotoxigenic Escherichia coli, ETEC) 감염이 혈액형이 A형인 환자에서 특히 더 심한 증상을 일으켰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병원성 대장균은 여행자 설사(travelers' diarrhea)의 가장 흔한 원인균으로 모든 사람에서 설사와 장염 증세를 일으킬 수 있지만, A형인 경우 더 심한 장염을 일으켜 심한 경우 마치 콜레라와 비슷한 심각한 설사와 탈수를 유발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정확한 이유는 알지 못했다.
그 이유는 이 장독성원소 대장균이 적혈구 표면의 A형 당분자에 잘 붙는 단백질을 만들기 때문이다. 혈액형이란 결국 적혈구 표면의 항원에 따라 결정되는 것인데, 이 항원에 잘 달라붙는 세균이 있다면 조직 침투 시 훨씬 잘 증식해 더 심한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이와 같은 발견은 장독성원소 대장균을 비롯해 장염을 일으키는 세균의 예방 및 치료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예를 들어 박테리아가 달라붙지 못하게 방해하는 약물이나 해당 물질에 대한 백신이 심한 감염을 차단할 수 있다.
이 연구는 A형 혈액형을 지닌 경우 더 심한 장독성원소 대장균 관련 장염이 생길 수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사실 다른 혈액형이라고 해서 장염이 생기지 않는 것도 아니다. 여행자 설사를 비롯해 감염성 질환 예방을 위해서는 혈액형과 관계없이 개인위생에 주의할 뿐 아니라 물과 음식을 조심해서 먹는 습관이 필요하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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