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속을 가르는 내 슬픈 사랑이, 제발 니 곁에 영원히 잠들 수 있게”
16일 오후 신촌의 한 게임센터. 귀에 익숙한 음악 소리가 오락실을 가득 메웠다. 한 게임기 앞에서 다섯 명의 남녀가 박자에 맞춰 스텝을 밟고 있었다. 이들은 리듬에 따라 다섯개의 발판을 흥겹게 눌렀다. 마치 춤을 추는 것처럼 몸을 들썩이는가 하면, 운동을 하는 것처럼 재빠르게 발을 내딛기도 했다. 이들이 따라서 추는 노래는 최신 유행곡이 아니다. 1999년 발표된 그룹 ‘젝스키스’의 댄스곡 ‘컴백’이다. 바로 추억의 리듬게임, ‘펌프 잇 업’(Pump it up. 이하 펌프) 얘기다.
90년대 세기말 오락실의 제왕 '펌프'가 돌아왔다. 음악에 맞춰 발판을 누르는 리듬 게임인 펌프는 한때 오락실에서 빼놓을 수 없던 게임기였다. 최근에는 프렌차이즈 오락실이 증가하면서 펌프 역시 ‘제 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16일 오후 신촌의 한 게임센터. 귀에 익숙한 음악 소리가 오락실을 가득 메웠다. 한 게임기 앞에서 다섯 명의 남녀가 박자에 맞춰 스텝을 밟고 있었다. 이들은 리듬에 따라 다섯개의 발판을 흥겹게 눌렀다. 마치 춤을 추는 것처럼 몸을 들썩이는가 하면, 운동을 하는 것처럼 재빠르게 발을 내딛기도 했다. 이들이 따라서 추는 노래는 최신 유행곡이 아니다. 1999년 발표된 그룹 ‘젝스키스’의 댄스곡 ‘컴백’이다. 바로 추억의 리듬게임, ‘펌프 잇 업’(Pump it up. 이하 펌프)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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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후 신촌의 한 오락실에 위치한 '펌프 잇 업(이하 펌프)' 게임기. 최규진 기자 |
1999년 발매된 펌프는 당대 최고의 오락거리였다. 첫 시작은 한해 먼저 발매된 일본의 DDR(댄스 댄스 레볼루션)의 후발주자였다. 그러나 국내에서 펌프의 인기를 따라갈 수는 없었다. 펌프가 다양한 국내 음악과 난이도를 꾸준히 업데이트한 덕분이었다. 당시 펌프를 좀 한다는 사람들은 전주만 듣고도 발을 움직일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그 시절 펌프에 수록된 젝스키스 ‘컴백’ ‘뫼비우스의 띠’, ‘터키행진곡’, ‘베토벤 바이러스’, ‘펑키 투나잇’ 등은 아직도 회자하는 명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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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프를 통해 접할 수 있었던 노래들 중에서는 90년대 아이돌 그룹 젝스키스의 곡도 많았다. [중앙포토] |
그런 펌프가 최근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실제로 이날 신촌·홍대·노량진 등 4곳의 대형 오락실을 둘러본 결과, 펌프를 찾는 발걸음은 꾸준히 이어졌다. 교복을 입은 고등학생부터, 직장인과 주부까지 다양했다. 오락실마다 2대 이상의 펌프 게임기를 들여놓았지만, 아예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할 정도로 사람이 많았다. 펌프 제작사인 안다미로의 손창희 팀장은 “과거 국내 열풍과 비교할 정도는 아니지만 최근 프렌차이즈 오락실이 늘어나면서 2016부터 2017년 기기 판매량은 전년도 대비 약 300% 이상,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는 200% 이상 성장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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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촌의 또 다른 오락실에서 펌프 즐기고 있는 고등학생들. 최규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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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프 게이머들을 위해 실내화를 비치해둔 오락실. 최규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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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프에서 가장 많이 플레이 되는 노래 목록을 보면 최신 K-POP 곡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최규진 기자 |
전문가들은 펌프가 다시 주목받는 이유를 세대를 아우르는 댄스 문화에서 찾았다. 리듬 게임 특성상 시대에 따라 유행하는 춤과 음악을 다양하게 반영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동숭 전주대 게임콘텐츠학과 교수는 “펌프 같은 리듬 게임은 현재 한류나 K팝 열풍에서 가장 인기를 끄는 요소인 ‘춤’(K팝 댄스)을 게임으로 표현할 수 있다”면서 “게임 시장이 오락실에서 PC로, 다시 모바일로 바뀌면서 액션 기반으로 하는 이런 게임들이 경쟁력을 갖고 생존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규진 기자 choi.ky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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