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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런던(영국)] 이명수 기자= 날씨가 화창하던 지난 10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지하철역, '홀로웨이 로드'에 내리자 저 멀리 회색빛의 경기장이 보였다. 외벽에 적힌 문구를 보고 그곳이 아스널의 홈구장,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임을 직감할 수 있었다. 문구는 'Merci Arsene'. '고마워요, 아르센 벵거' 였다.
벵거 감독은 지난달 20일, 성명을 통해 "많은 생각을 비롯해 구단과 논의한 결과 이번 시즌이 마지막이 될 것이라는 것을 결정했다"며 아스널과의 작별을 발표했다. 벵거 감독은 22년 동안 아스널을 이끌며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우승 3회와 FA컵 우승 7회란 업적을 세웠고, 2003-04시즌에는 리그에서 '무패 우승'을 달성하며 아스널에 영광스러운 기록을 선물했다.
아스널의 무관과 부진이 길어지자 '벵거 아웃'을 외치는 목소리가 컸다. 하지만 막상 벵거 감독의 퇴임이 발표되자 많은 축구팬들이 벵거 감독에 대한 존경과 함께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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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방문한 에미레이츠 스타디움 역시 벵거로 경기장을 꾸몄다. 경기날이 아니었기에 한산했던 팬샵 입구에 들어서자 책자가 하나 보였다. 팬샵 안내 직원은 "벵거 감독에게 전할 메시지를 적는 코너이다"고 말했다. 책자에는 영어를 비롯 다양한 나라의 언어로 벵거 감독을 향한 메시지가 적혀있었다.
책자 앞에는 각 아스널 선수들이 벵거 감독에게 보내는 메시지가 유니폼에 프린팅 되어 있었다. 페트르 체흐는 "벵거 감독은 역사의 큰 부분을 장식했고, 아스널에 유산을 남겼다"고 했다. 로랑 코시엘니는 "내가 좋은 축구 선수로 성장할 수 있게 해주어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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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샵 곳곳에는 벵거 감독의 사진과 함께 '메르시 아르센'이 프린팅 되어 있었다. 가장 눈에 띄었던 것은 벵거 감독이 즐겨맸고, 마지막 홈경기날까지 착용하고 경기장에 나왔던 '빨간 넥타이' 였다. 또한 '트레이드마크' 롱패딩을 입은 벵거 피규어, 벵거 감독의 20주년을 기념해 나온 유니폼 모음 배지 세트 등도 눈길을 끌었다.
팬샵 한 켠에는 실제 아스널 선수단과 벵거 감독이 앉는 벤치를 전시했다. 많은 관광객들이 이 곳에 앉아보며 감독이 된 느낌을 체험했다. 의자 옆에는 "만약 당신이 스스로를 믿지 못한다면, 당신은 아르센 벵거가 될 수 없다"고 적혀있었다. 아스널이 벵거 감독을 어떤 존재로 인식하는지 엿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아스널은 현재 리그 6위로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에 실패했다. 최후의 보루였던 유로파리그 마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 덜미를 잡히며 우승이 물건너 갔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은 벵거 감독의 업적을 추억하고 있다.
이제 아스널 벤치에 앉은 벵거 감독을 볼 수 있는 기회는 단 한 번뿐이다. 바로 13일 23시에 펼쳐지는 허더즈필드와 아스널의 2017-18 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38라운드 경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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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이명수 기자,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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