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 설악산·동해바다 한껏 즐길 이곳은

호텔은 보통 5년여 마다 재단장(리뉴얼)을 한다. 대규모 공사인 만큼 리뉴얼 주기가 짧다고 느껴질 수 있지만 호텔 트렌드가 그만큼 빠르게 변하기 때문이다. 신혼집에서 애써 골랐던 벽지와 가구가 곧 촌스럽게 느껴지는 걸 떠올리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동해바다와 설악산을 낀 호텔 전경 [사진 제공 : 마레몬스 호텔]

강원도 속초시 대포동에 있는 마레몬스 호텔도 지난 2015년 리뉴얼을 마쳤다. 최신식 설비와 모던한 인테리어를 갖춘 특급호텔 트렌드에 뒤쳐지지 않으면서도 역사 깊은 호텔 고유의 엔틱한 느낌을 살린 게 이곳의 특징이다. 호텔 로비는 지중해풍으로 고전적이며 리셉션에서는 직원이 다정하게 투숙객에게 말을 건넨다. 동해바다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조망이 이 호텔의 가장 큰 자랑인 만큼 늘 일출시간을 알리는 팻말이 1층 엘레베이터 앞에 걸려 있다.

로비 한 쪽에는 일출을 보러 온 투숙객들의 메모가 남겨져 있다. 엽서를 쓰면 호텔이 추첨을 통해 주소지로 부치는 이벤트도 오랫동안 진행 중이다. 꼿꼿한 글씨체로 "스트레스 풀러 왔다! 공부 멈추고 호텔에서 놀고 자빠진다(?) 우리가족 사랑해요. 파이팅"이라고 쓴 어린아이의 깜찍한 투숙 후기부터 "나도 행복하게 살게요. 그리운 사람아"라고 남긴 애절한 편지도 있다.

김병희 마레몬스호텔 총괄본부장은 7일 "호텔에서 근무하는 80여 명의 직원들 모두 지역민"이라며 "속초는 일출로 잘 알려진 만큼 지역에 대한 자부심과 애정으로 방문객을 응대한다"고 말했다.

호텔 11층에 위치한 라운지 알바트로스 [사진 제공 : 마레몬스 호텔]

지난 2006년 문을 연 마레몬스호텔은 속초 지역 최초의 관광호텔로 드라마 '나의 아저씨',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 '런닝맨' 등 다수의 TV 프로그램에 등장했다. 특히 '나 혼자 산다'에서는 가수 솔비 씨가 호텔 발코니에 침대를 두고 파도소리를 들으며 아침에 일어난 호텔로 유명세를 탔다. 그의 미술 작품 총 11개가 호텔 곳곳에 전시돼 있으며 창작 활동을 이곳에서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방송 촬영지 외에도 어린이 놀이방으로 MBC 체험존을 갖춰 증강현실(AR)로 사극의상을 입은 모습을 촬영해 휴대전화나 이메일로 보낼 수 있고, 드라마 기황후 세트장에서 사진 촬영을 할 수도 있다.

총 148개의 객실은 ▲로얄스위트 ▲스위트 ▲디럭스트윈 ▲온돌 등으로 이뤄져 있다. 14개 마운틴 전망(설악산) 객실을 제외한 전 객실에서 바다 조망이 가능하다. 호텔은 지하 2층~지상 11층으로 이뤄져 있으며 두 곳의 식음시설 외 결혼식 등이 가능한 대규모 연회장과 야외 수영장, 사우나, 헬스장, 북카페, 노래방 등을 두루 갖췄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디럭스 트윈, 로얄 스위트, 코너 스위트, 디럭스 온돌[사진 제공 : 마레몬스 호텔]

호텔은 신년이면 일출 이벤트에 나선다. 옥상을 개방하고 추운 날씨에 맞춰 따뜻한 차와 군고구마를 무료로 제공한다. 전 객실에 일출 시간에 맞춰 모닝콜도 해준다. 대개 10월에는 예약이 모두 차며, 올해 신년 일출을 보고 체크아웃을 하면서 바로 이듬해 예약을 해놓는 경우도 많다.

마레몬스 호텔이 위치한 속초는 동해바다와 설악산국립공원 외에도 청초호와 영랑호 등 아름다운 호수와 온천을 갖춘 국제 관광 휴양도시다. 천혜의 자원을 가진 곳으로, 양양국제공항과 서울 양양고속도로 개통으로 접근성이 높아졌고 골프, 요트, 스킨스쿠버, 윈드서핑 등 다양한 레저활동이 가능하다.

김 본부장은 "설악산과 동해바다가 인접해 사계절 산과 바다의 모든 경관을 즐길 수 있다"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공식 숙박업소로 지정돼 투숙객의 4분의 1 가량이 외국인인 만큼 한국의 장점을 알리는 데 앞으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국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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