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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주의에도 여러 층위가 있다”…서울대 채식 학생식당 논란으로 본 채식주의의 세계

아시아경제 고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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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 / 사진=연합뉴스

채식 /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고정호 기자] 서울대학교 학생식당이 완전 채식주의 메뉴를 우유와 계란 등을 넣은 메뉴로 변경하자 학생들의 반발이 일었다. 학교 측은 학생들의 의견을 수용해 일주일만에 메뉴를 다시 완전 채식주의식으로 변경했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다양한 채식주의의 이해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된다.

서울대 측은 지난 3일 학생식당인 감골식당에 ‘비건으로 운영했던 채식 뷔페가 락토-오보 채식뷔페로 9일 변경 운영된다. 콩고기·계란·우유를 사용한 다양한 채식요리를 제공한다’라고 공지했다. 비건(Vegan)이란 육류·생선·해산물 등은 물론 우유·계란·꿀 등도 먹지 않는 완전 채식주의나 채식주의자를 의미하고 락토-오보(Lacto-Ovo)는 우유·계란·유제품 섭취를 허용하는 채식주의를 의미한다.

이같은 공지를 본 채식주의자 학생들이 “채식주의에도 여러 층위가 있다. 비건은 먹을 수 없는 식단으로 메뉴를 바꾼 것은 식이소수자에 대한 배려가 없는 전환이다”라고 반발하자 학교 측은 이들의 의견을 수용해 16일부터 다시 비건식으로 채식 뷔페를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채식 유형 / 사진=네이버 캡처

채식 유형 / 사진=네이버 캡처


실제로 채식주의의 범주에는 비건, 락토-오보뿐만 아니라 우유, 달걀, 어류를 먹는 페스코(Pesco), 페스코식에서 조류의 고기를 추가적으로 허용하는 폴로(Pollo), 평소에는 비건식을 하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허용된 기준에 따라 육식을 하는 플렉시테리안(Flexitarian) 등도 포함된다.

채식주의의 유형만큼 채식주의를 선택하는 동기도 다양하다. 소화 기관의 기능이 약한 사람이나 알러지, 통풍 등 질병을 앓는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채식을 해야 하며 공장식 축산에 대한 항의나 종교적인 이유로 채식을 선택하는 사람도 있다. 공개적으로 채식주의를 선언한 가수 이효리는 자신의 채식에 대해 “공장식 사육과 곰 발바닥이나 상어 지느러미 등 특정 부위를 위해 동물을 학살하는 것을 반대한다는 의견을 표현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이같이 다양한 채식주의를 모두 포용하기 힘든 실정이다. 서울대 학생식당이 식단을 변경해 논란이 됐으나 애초에 전국에서 채식주의 학생식당을 보유한 대학은 세 곳 뿐이다. 또한 국물요리가 많은 한국요리의 특성상 재료를 완전히 파악하기 힘들고 채식주의자들을 위한 별도의 안내를 하는 경우도 많지 않기 때문에 채식주의자들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이에 한국의 일부 채식주의자들은 육안으로 구별 가능한 고기 덩어리만 거부하는 ‘비덩주의’(非 덩어리 주의) 채식을 실천한다. 또, 보다 적극적인 채식주의자들의 경우 온라인커뮤니티를 통해 채식 식당 리스트를 만들어 공유하거나 이같은 정보를 제공하는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활용하기도 한다. 특히 3년 째 비건식을 하고 있다는 배우 임수정은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채식과 채식주의 식당에 대한 게시물을 지속적으로 게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임수정은 최근 자신이 출연한 영화의 시사회에서 “채식 전용 식당들이 영업이 안 돼 곧 접곤 한다"며 “그래서 일부러 좋은 (채식 전용)음식점에 자주 가고 SNS에도 자주 올린다”라고 말했다. 더 나아가 그는 채식주의자로서의 삶이 즐겁다고 말하며 “채식에 대한 철학 등을 알리는 다큐멘터리를 기획하고 싶다”고 밝혔다.

고정호 기자 jhkho284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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