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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인터뷰①]'수성못' 유지영 감독 "이세영, 대구 방언 연기 완벽했다"

헤럴드경제 안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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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민은경 기자

사진=민은경 기자


[헤럴드POP=안태현 기자] 배우들에 대한 유지영 감독의 애정은 남달랐다.

영화 ‘수성못’이 제작 2년 만에 드디어 세상의 빛을 보게 됐다. 정식 개봉의 영광을 얻은 것. KAFA(한국영화아카데미) 장편제작과정을 거쳐 7,000만원의 제작비로 힘겹게 촬영해 개봉의 기회를 얻기까지. 다수의 영화제에 초청되며 호평을 받았지만 우여곡절은 많았다. 그 때문이었을까. ‘수성못’을 연출한 유지영 감독은 지난 4일 진행된 언론배급시사회에서 개봉소감을 말하다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그간의 힘들었던 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간 탓이리라. 그만큼 유지영 감독에게 ‘수성못’은 특별했다. 첫 장편 데뷔작이기도 하거니와 자신의 고향인 대구의 수성못을 배경으로 하며 자신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최근 서울특별시 종로구 옥인길의 한 카페에서 헤럴드POP을 만난 유지영 감독은 언론배급시사회 당시 눈물을 흘렸던 일에 대해 회상하며 “이게 다 무슨 일인가 생각이 들었었다. 우리 배우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모습들을 보는 게 너무 감동적이었다”고 얘기했다. “배우들도 그렇고 소속사 분들도 그렇고 ‘개봉 언제 해요’라고 채근하시는 분들이 없었다. 그런 걸 다 알면서도 미안했는데 이런 자리에 있으면서 (배우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에 대한) 고마움의 눈물이었다. 또 영화를 제작한 지 2년 반이 넘었는데 개봉이라는 게 시작임과 동시에 작별하는 시간이기도 하구나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런 마음에 속상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 잘 해줘서 잘 보내줘야겠구나 생각했다.”

이어 유지영 감독은 당시 언론배급시사회에서 함께 눈물을 흘렸던 배우 이세영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너무나 고생했다”는 뜨거운 고마움이었다. 유지영 감독은 “저야 독립영화를 계속해왔기 때문에 힘들다는 건 알고 있었던 일이었는데 세영이는 독립영화를 해본 적이 없었다”며 “그런데 너무 어른스럽게 한 번도 투정이나 그런 게 없었다”고 얘기했다. 덧붙여 유지영 감독은 이세영에 대해 “오히려 저희한테 힘이 되고 언니처럼 끌어줬던 친구였다”며 “어른스러운 친구가 마음에만 담아뒀다가 그걸 (언론배급시사회에서 눈물로) 풀어냈으니 얼마나 힘이 들었을까 생각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배우로서 고생한 이세영에 대한 유지영 감독의 남다른 애정이 묻어나는 구석이었다.

김현준, 남태부 배우에 대한 애정 역시 특별했다. 유지영 감독은 극 중 영목 역에 김현준은 캐스팅하게 된 이유에 대해 다른 배우들과는 확실하게 달랐던 것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고 이야기했다. “영목 역 오디션을 굉장히 많은 배우들이 탐냈었다. 그래서 오디션을 굉장히 많이 봤는데 다들 일관성 있는 우울하고 어둡게 해석들을 해오셨다. 그런데 김현준만 해석이 달랐다. 현준이는 영목이를 되게 쾌활하고 명랑하게 해석을 했다. (우울한 사람들은) 원래 어두운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 것 아니냐고 하더라. 저 역시 소심하고 내성적이고 우울한 기질이 있다 보니 일부러 말도 많이 하고 사람들하고 잘 노는 척 하고 하지만 그건 굉장히 애쓰는 걸 알고 있었다. 영목 역이 딱 그렇다고 생각했는데 현준 씨가 그런 캐릭터를 가장 잘 해석해오셨다.”

사진=민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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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유지영 감독은 오디션 현장에서 남달랐던 김현준의 모습 또한 매력이 있었다고 얘기하기도 했다. 유지영 감독은 당시 오디션 현장을 회상하며 “처음에 딱 왔는데 다른 배우들은 저 혹은 카파 작업을 하고 싶어서 안달이 나있는 게 보였다. 근데 현준 씨는 그런 게 없었다”고 얘기했다. “현준 배우에게 ‘대본 어떠셨어요’라고 물어보니깐 ‘재미없었다’고 하더라. 그러고는 이러이러한 건 좋았고 이러이러한 건 별로였다고 말씀하셨다. 되게 당돌했다. 근데 대본 리딩 할 때는 또 굉장히 진지하고 끝나고는 애기처럼 막 장난치고. 되게 양면성이 있었다. 저희는 이걸 야생마라고 불렀는데 현준 씨가 가지고 있는 그런 양면성에 꽂혔던 것 같다.”


남태부에 대해서도 워낙 가지고 이미지가 출중했다고 극찬했다. 유지영 감독은 남태부가 연기한 희준 역에 대해 “처음부터 생각한 이미지가 있었다”며 “집에서 책만 읽는 인물이기 때문에 하얗고 통통할 거고 외모에는 관심이 없을 것 같았다. 또 ‘이방인’을 종하하는 설정이었기 때문에 ‘떠돌이 철학자 같은 이미지가 있을 거다’해서 이미지 위주로 캐스팅하려 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지영 감독은 “그런데 태부 씨가 (오디션 장소에) 들어오자마자 (생각했던 이미지와) 너무 비슷했다. 근데 너무 까불이였다. 하지만 연기를 할 때는 진지했다. 그래서 바로 그 자리에서 캐스팅을 했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극의 배경이 대구인 만큼 사투리 연기에는 큰 중점을 두지 않았을까. 이에 대해 유지영 감독은 “주연배우들의 경우에서는 대구 사투리를 쓰느냐 못 쓰느냐의 대한 기준은 없었고, 가장 그 인물에 어울리는 배우가 해야 한다고 생각을 했었다”고 얘기했다. 극 중 캐릭터에 가장 알맞은 인물이 결정 요건이었던 것이었다. 그렇다면 배우들의 사투리 연기는 어떻게 완성이 된 것일까. 특히나 이세영의 경우 완벽하게 대구 사투리를 구사했던 만큼 궁금증이 커졌다. 유지영 감독은 여기에는 이세영의 남다른 노력이 녹아있었다고 얘기했다. “세영이 자체가 너무 성실했다. 따로 사투리 선생님을 붙여줬는데 저와 조감독한테도 전화해서 대본을 읽어 달라 해서 그 세 개를 밤새도록 들으면서 외웠다.”

이런 노력은 결국에는 통했다. 유지영 감독은 이에 대해 “현장에 왔었는데 세영이는 이미 대구 사투리를 쓰고 있었다. 말도 대구말로 했었다. 대구에서도 일반 시사회를 했었는데 대구 분들이 ‘이세영이 대구 사람이었어’ 할 정도로 놀라셨다”고 얘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몇몇 평들에서 이세영의 사투리 연기를 지적하는 비판들이 등장했다. 대구 출신인 기자 역시도 이러한 비판의 지점이 의아했던 만큼 대구 출신의 유지영 감독 또한 억울함을 토로했다. “대구 사투리를 다른 매체에서 접할 일이 없었던 것이 큰 원인이었던 것 같다. 매체에서 대구 사람이라는 캐릭터는 나와도 대구 사투리는 구사하지 않는다. 그런데 저희는 정확하게 대구 사투리를 구사한 거다. 그런데 이게 익숙하지가 않으니깐 못한다가 되어버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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