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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고객 잡아라'..북카페·보육원이 된 일본 자동차 전시장

중앙일보 이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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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자동차 쇼룸...고급 잡화점, 북카페, 스포츠 센터로
차에 관심 없는 젊은 층에 '자동차 있는 라이프스타일' 제안
지난 달 29일, 일본 도쿄(東京) 마루노우치(丸ノ?)의 복합쇼핑몰 ‘도쿄 미드타운 히비야’ 1층에 자동차 매장 ‘렉서스 미츠(Lexus meets)’가 문을 열었다. 렉서스를 전시하는 쇼룸이지만 자동차는 점포 중앙에 2대밖에 없다. 차를 둘러싼 진열대에는 고급 카메라와 화장품, 가방·문구 등 잡화 450점이 정갈하게 놓여 있다.

바로 옆은 식사와 음료를 즐길 수 있는 카페다. 자동차들만 덩그러니 놓여 있던 기존의 쇼룸 형식을 탈피, ‘렉서스와 함께 하는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한다’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새로운 콘셉트의 자동차 매장이다.

복합쇼핑몰 '도쿄 미드타운 히비야' 1층에 문을 연 '렉서스 미츠' 매장. [사진 렉서스 홈페이지]

복합쇼핑몰 '도쿄 미드타운 히비야' 1층에 문을 연 '렉서스 미츠' 매장. [사진 렉서스 홈페이지]


젊은이들의 자동차 이탈 현상인 ‘구루마바나레(クルマ離れ)’가 심각한 일본에서 자동차 회사들이 젊은 층에 다가가기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놓고 있다고 아사히 신문이 9일 보도했다. 자동차에 각종 첨단 기능을 탑재해 차를 하나의 IT 상품처럼 만들려는 노력이 계속되는 가운데, 최근 주목되는 것은 자동차 쇼룸의 변화다.

도요타 아키오(豊田章男) 사장이 직접 “제조업에서 이동 서비스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한 도요타 자동차는 몇 년 전부터 판매점 디자인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2016년 히로시마(?島)에 문을 연 ‘클립 히로시마’가 대표적이다. 이 곳은 도요타가 운영하지만, 이벤트룸과 700권 정도의 책을 진열한 북카페 등이 들어서 있고 자동차는 전시만 할 뿐 판매하지 않는다.

처음엔 우려도 있었지만 문을 연 지 1년 반 만에 5만 명이 찾는 지역 명소가 됐다. 에노와키 세이치(江野脇誠一) 매니저는 “보통은 자동차 매장에 들르지 않는 젊은 층들이 부담 없이 찾아온다. 새로운 자동차 고객들과의 접점을 만드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렉서스 미츠'에서 자동차 설명 패널을 보고 있는 손님들. [사진 렉서스 홈페이지]

'렉서스 미츠'에서 자동차 설명 패널을 보고 있는 손님들. [사진 렉서스 홈페이지]


일본 자동차 업계의 국내 판매량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도요타의 2017년 일본 내 판매는 163만 대로 2016년보다 3% 증가했지만, 최고점을 찍었던 1990년과 비교하면 40% 가까이 줄었다. 반면 자동차 공유(셰어링) 산업은 점차 확대되고 있다. 전국 자동차 공유 사업체들의 회원 수는 지난해 100만 명을 돌파, 5년 전에 비해 6배 이상 늘었다.


일본 자동차공업협회 조사에 따르면 2015년 자동차 소유자 중 30세 미만의 비율은 6%로, 2001년 14%에 비해 절반 이하로 줄었다. 10대와 20대의 운전면허 취득도 최근 10년 새 1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차를 ‘비싸고 불편한 것’으로 여기는 젊은이들에게 자동차를 ‘친숙한 즐길 거리’로 만드는 것이 자동차 업계의 새로운 과제로 떠오른 이유다.

1층은 자동차 전시장, 2층은 북카페로 꾸며진 클립 히로시마. [사진 클립 히로시마 홈페이지]

1층은 자동차 전시장, 2층은 북카페로 꾸며진 클립 히로시마. [사진 클립 히로시마 홈페이지]


지난 7일 나고야에 문을 연 도요타 ‘미나토 메이시(港·名四)’점은 3층을 다목적 홀로 만들어 검도는 물론이고 각종 스포츠 행사, 강연회 등을 열 수 있는 장소로 꾸몄다. “차를 파는 곳”보다 동네 사람들이 모여 즐길 수 있는 장소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도쿄 오타(大田)구 마고메(馬?)점은 지난 1일 병설 보육원을 오픈했다. 지점 직원들 자녀 12명과 인근 지역 아이들 50명을 교육한다. 담당자는 “자동차 판매에 직접 연결되진 않을 수 있지만, 지역에 공헌함으로써 브랜드 이미지 향상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영희 기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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