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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들 눈물과 측근들 배웅속 쓸쓸히 구치소로 향한 MB

이데일리 윤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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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23일 오전 0시 1분 자택서 나와 권성동과 악수
측근들 자택 앞 도로에서 일렬로 도열해 마지막 인사
김윤옥 여사는 자택 안에서…시형씨 등 자녀들 눈물

[이데일리 윤여진 기자] 서울 강남구 논현동 고급주택가. 23일 새벽 이명박(77) 전 대통령은 서울동부구치소로 향하는 검찰 호송 차량에 올라 언제 돌아올지 모를 길을 떠났다.

전날 오후 11시 54분. 서울중앙지검 신봉수 첨단범죄수사1부장검사와 송경호 특수2부장검사가 이 전 대통령이 탑승할 검정 K9 차량과 함께 이 전 대통령의 논현동 자택에 도착했다. 송 부장검사가 왼손으로 든 가방에는 48분 전 박범석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발부한 사전구속영장이 담겨있었다.

전직 대통령 경호팀 소속 경호원이 벨을 눌렀고 잠시 적막이 흘렀다.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을 시작으로 측근들이 문을 열고 나왔다. 23명의 측근은 자택 앞 도로 위에서 길게 한 줄로 섰다. 오후 11시 59분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과 장제원 자유한국당 원내수석대변인이 마저 나왔다.

자정을 1분 넘긴 오전 0시 1분. 차고 문이 올라가기 시작했다. 이 전 대통령이 차고를 넘어 오른쪽으로 돌아 도열한 측근을 맞았다. 뒤이어 이 전 대통령의 아들 시형씨를 비롯해 주연씨 등 세 딸이 나와 나란히 서서 눈물을 훔쳤다. 김윤옥 여사는 그 자리에 없었다. 이 전 대통령은 권 의원과 악수를 한 뒤 측근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를 나눴다. 도열한 줄의 끝에서 뒷짐을 진 김효재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차량에 탑승하는 이 전 대통령을 지긋이 바라봤다.

골목을 태극기와 성조기로 채웠던 박근혜 전 대통령 때와는 달리 지지자들을 찾아볼 수 없었다. 골목은 수백 명의 내·외신 취재진과 전직 대통령 경호팀을 대신해 1일 경호에 나선 경찰 경력이 차지했다.

경찰은 이틀 전인 21일 오후부터 자택 주변에 철제 펜스를 치고 전날 오전부터 6개 중대(경력 약 480명)를 배치해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했다. 경찰이 한 겹의 인간 벽을 세워 길을 텄다. 이 전 대통령을 태운 차량이 자택 정문에서 골목을 빠져나가는 데 걸린 시간은 20초. 이 전 대통령은 그렇게 구속된 네 번째 전직 대통령이 됐다.


앞서 박 부장판사는 전날 오후 11시 6분쯤 “범죄의 많은 부분에 대하여 소명이 있고, 피의자의 지위, 범죄의 중대성 및 이 사건 수사과정에 나타난 정황에 비추어 볼 때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으므로 피의자에 대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상당성이 인정된다”며 이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박 부장판사는 검찰이 110억원대 뇌물수수와 350억원대 횡령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19일부터 이날 새벽까지 피의자 심문 없는 서면심사로 영장 발부 여부를 심리했다. 애초 전날 오전 10시 30분에 열릴 예정이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은 이 전 대통령의 불출석으로 무산됐다.

이 전 대통령은 오전 0시 18분 송파구 문정동 동부구치소에 도착했다. 그는 곧 즉시 10㎡짜리 독방에 수용됐다. 이 곳엔 박근혜 정부 ‘비선 실세’ 최순실씨,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수감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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