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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그레이드 비첩 자생 에센스 이영애 모델컷(왼쪽) 설화수 모델 송혜교© News1 |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자존심을 건럭셔리 브랜드 대전에서 LG생건이 웃었다. 승부는 중국 시장에서 갈렸다. 이영애를 앞세운 LG생건의 '후'는 중국 현지에서 꾸준히 성장하며 지난해 매출이 1조4000억원을 돌파하며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를 처음으로 뛰어넘었다.
아모레퍼시픽도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20년 넘게 고수해 온 'No모델' 전략을 버리고 송혜교를 '설화수' 모델로 발탁하는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이에 따라 설욕을 노리는 아모레퍼시픽과 1위 굳히기에 나선 LG생건이 송혜교와 이영애를 앞세워 불꽃 튀는 마케팅 전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후·숨 中현지매출 1년 만에 두 배 증가…1500억→3000억
26일 업계에 따르면 '후'의 지난해 매출은 1조4200억원을 기록해 '설화수'를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아모레퍼시픽은 '설화수'의 매출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1조2000억원대를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승부는 중국 현지 시장에서 갈렸다. LG생건에 따르면 2016년 '후'와 '숨'의 합산 연매출 1조5000억원 중 10%(약 1500억원)가 중국 현지 매출이었다. 지난해에는 중국 매출이 2배 가까이 증가하며 연매출 1조8000억원 중 약 17%(약 3000억원)를 차지했다. 사드보복 여파에도 불구하고 가파른 성장가도를 달린 셈이다.
이와 관련 서영화 SK증권 연구원도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3분기 기준 후의 중국 현지 매출액은 전년대비 76% 증가했다"며 "'후'의 중국 현지 매장 수 증가를 고려했을 때 점당 매출액 또한 큰 폭으로 상승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면세점에서도 '후'가 '설화수'를 근소한 차이로 제친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청이 윤호중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후'는 면세점(지난해 8월 누적)에서 약 3650억원 매출을 올려 3549억원을 기록한 '설화수'를 7900만원 차이로 앞섰다. 2015·2016년 순위에선 '설화수'가 1위 '후'가 2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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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상하이 빠바이반 백화점의 LG생활건강 '후' 매장에서 고객들이 제품 설명을 듣고 있다.© News1 |
LG생건에 따르면 2006년 중국에 진출한 '후'가 현지에서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상하이의 '빠바이빤' '쥬광' 북경의 'SKP' 등 최고급 백화점을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입점해 매장 수가 2014년말 89개, 2015년말 124개 2016년말 158개로 늘었다.현재 기준 중국 현지 매장 수는 192개로 설화수의 132개보다 60개 많다.
지난해 9월엔 중국 베이징 포시즌스 호텔에서 '2017 후 궁중연향 인 베이징'을 개최했다. 후 대표 라인인 '비첩' 브랜드 스토리를 널리 알리기 위한 행사로 중국뿐 아니라 싱가포르·홍콩·베트남 등 아시아지역 미디어와 오피니언 리더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LG생건 관계자는 "행사장을 궁 안에 들어온 듯한 느낌으로 연출하고 김혜순 한복 디자이너의 궁중복식 패션쇼를 함께 열어 호응을 받았다"며 "중국에서 펼친 철저한 고급화 및 VIP 마케팅 전략이 중국 여성들의 고소득화 추세와 맞아 떨어져 현지에서의 후 매출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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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활건강은지난해 9월 중국 베이징 포시즌스 호텔에서 '2017 후 궁중연향 인 베이징'을 개최, 궁중복식 패션쇼를 열었다.© News1 |
LG생건은 럭셔리 한방 화장품 콘셉트의 설화수에 대응하기 위해 2003년 럭셔리 '궁중한방' 화장품이라는 차별화포인트를 내세운 '후'를 출시했다. 출시 6년 차인 2009년 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고 2013년 2000억원, 2014년 4000억원, 2015년 8000억원으로 빠르게 성장해 2016년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1997년 론칭된 설화수는 2010년 매출 1000억원, 2004년 3000억원, 2008년 5000억원으로 성장해 후보다 1년 빨리 1조 매출을 돌파했다. 설화수가 화장품 단일브랜드로는 최초 1조 매출 돌파 기록을 세웠다면 후는 '패스트 팔로워' 전략으로 설화수를 추격했다.
'후'가 '설화수'보다 빠르게 성장한 건 드라마 '대장금'에 출연해 한류스타 시초격인 이영애를 내세운 점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또 우리나라의 궁중 문화를 전면에 내세운 럭셔리 마케팅이 중국에 먹혀들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영애는 지난해에도 조선시대 사임당 신씨의 삶을 재해석한 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를 통해 팬들을 찾았다. 지난해 2월 LG생건 후원으로 국립국악원 예악당서 개최된 '제 15회 후(后) 해금예찬'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기도 했다.
특히 '후'는 2014년 7월 방한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아내인 펑리위안 여사가 구매한 화장품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더욱 불티나게 팔렸다. 중국의 배우 안젤라 베이비가 신라면세점에서 '후' 화장품을 구매했다는 내용이 SNS에 퍼지기도 했다. 최근 3년 '후' 매출이 수직 성장하는데 일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LG생건 관계자는 "이영애를 모델로 발탁한 2006년부터 왕후 콘셉트와 고급화 전략이 빛을 발했다"며 "올해도 우아한 아름다움과 세련된 품격의 이영애를 필두로 마케팅과 신제품 홍보 활동을 펼쳐 럭셔리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매출 1조원 브랜드가 되기까지 보통 50년 이상 걸린 글로벌 브랜드들과 견줬을 때 성장 속도 면에서 돋보이는 성과"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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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화수 대표제품 윤조에센스와 자음생크림© News1 |
◇설화수 '제품력 승부 No모델' 전략 접고 송혜교 발탁
'후'의 비약적 성장에 자극 받은 아모레퍼시픽은 드라마 '태양의 후예'로 최정상급 한류스타로 떠오른 송혜교를 브랜드 모델로 발탁하며 맞불 작전에 나선다. 그동안 설화수는 '제품력으로 승부한다' 브랜드 철학을 고수하며 1997년 론칭 이후 한 번도 전속모델을 기용하지 않았다.
송혜교는 송중기와 결혼식에서 중화권 배우 장쯔이를 초대하는 등 중화권 인맥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 문재인 대통령 방중 기간 열린 한중 정상 국빈 만찬에도 초대받아 눈길을 끌었다. '태양의 후예' 주연 배우 송중기도 중국에서 몸값이 한류 스타 중에서도 최고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에서는 '설화수'가 전속모델로 송혜교를 발탁한 것에 대해 '1위 되찾기' 행보로 해석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럭셔리 브랜드 원조이자 1등이라는 자부심에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들어 설화수는 모델 발탁과 아울러 브랜드 이미지를 새롭게 만들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눈 속에서 피어나는 매화의 아름다움을 품은 설화수와 아시아 전역에서 사랑받는 배우 송혜교가 보여줄 품격의 조화를 기대하고 있다"며 "전통과 현대, 조화와 균형에서 찾아낸 미학을 발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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