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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지앵들, 제 김밥 맛에 반했어요"

조선일보 김선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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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입양된 에르완 구벵, 파리 최초 韓食 푸드트럭 운영
"테이크아웃 한식당 여는 게 목표"
프랑스 파리에서 한식 푸드 트럭을 운영하는 에르완 구벵씨가 음식을 만들고 있다. /에르완 구벵씨 제공

프랑스 파리에서 한식 푸드 트럭을 운영하는 에르완 구벵씨가 음식을 만들고 있다. /에르완 구벵씨 제공

프랑스 파리의 '오페라 가르니에' 인근 생트 세실가(街)는 매주 수요일 점심시간 김밥과 비빔밥을 맛보기 위해 줄을 선 파리지앵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테이크아웃 한식(韓食)을 파는 '김밥 푸드트럭(Kimpop Food Truck)'이 일주일에 한 번 이곳에 온다. 푸드트럭이 파는 김밥은 종류에 따라 5.5~7유로(약 7000~9000원), 비빔밥은 8.5유로(약 1만원). "샌드위치나 파스타보다 맛있고 영양가도 높다"는 소문이 퍼졌다. 지난해 4월 문을 연 프랑스 최초 한식 푸드트럭의 셰프는 한국에서 입양된 에르완 구벵(46)씨.

1972년 서울에서 태어난 에르완씨는 갓난아기 때 부산의 한 고아원에 맡겨졌다고 한다. 그는 "한국 이름이 경섭이었던 것으로 어렴풋이 기억하지만, 그 이외엔 아는 게 많지 않다"고 했다. 그는 일곱 살 되던 해 프랑스 남부 아비뇽 근처의 한 작은 마을로 입양됐다. 에르완씨는 "한국인은커녕 동양 사람 한 명 없는 시골이었다"며 "헌신적인 양부모님 밑에서 행복한 유년 시절을 보냈지만, 가슴 어딘가엔 설명할 수 없는 공허함과 뿌리에 대한 궁금증이 늘 자리했다"고 했다.

대학에서 식품경영학을 전공한 그는 2004년 영국 런던의 한 프렌치 레스토랑에 취직했다. 런던에서 처음으로 자신과 닮은 한국인을 만났다. 한국 친구들과 런던에 있는 한국 식당에서 처음 한식을 맛봤다. 그는 "가장 먼저 먹어본 게 한국식 짜장면이었는데 검은색 소스가 너무 고소하고 맛있었다"며 "이후 비빔밥이나 불고기처럼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 충분히 이국적이면서도 거부감은 들지 않는 한식의 맛에 푹 빠졌다"고 했다.

2014년 프랑스로 돌아온 에르완씨는 파리의 한 식당에서 매니저로 일하며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본부에서 근무하던 한국인 아내 임지연(43)씨를 만났다. 그는 "아내의 직장 동료 10여명에게 직접 만든 비빔밥으로 도시락을 만들어줬는데, 반응이 폭발적이었다"며 "프랑스인도 한국 음식을 좋아할 것이란 확신이 들었다"고 했다.

파리 시내에 한식 푸드트럭을 처음 선보이자 '대박'이 났다. 생트 세실가뿐 아니라 매주 월요일 19구에서 장사 허가를 받았고, 매주 목요일에는 파리 근교 에피네-쉬르-세느를 찾아간다. 그는 "20~40대 회사원들 사이에 인기가 많다"며 "파리에 테이크아웃 한식 전문점을 차리는 게 목표"라고 했다.



[김선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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