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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랬던 도로공사가 한 시즌 만에 180도 달라졌다. 2017~2018시즌 정규 리그 전반기(1~3라운드)를 마친 도로공사(승점 34·11승4패)는 2위 현대건설(승점 27·9승6패)에 7점 앞선 단독 선두에 올라 있다. 팀 득점과 리시브는 1위, 팀 블로킹은 2위일 만큼 공수가 안정적이다. 27일 4라운드 첫 경기인 현대건설전에서 승리하면 팀 역대 최다 연승(9경기)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양쪽 날개 공격수 영입해 반전
도로공사는 지난 시즌 후 외국인 선수 1순위 지명권으로 라이트 이바나 네소비치(29·세르비아)를 뽑았고, 국내 정상급 레프트 박정아(24)를 FA(자유계약선수)로 영입했다. 그간 확실한 득점을 해줄 날개 공격수가 없었던 도로공사는 두 선수를 앞세워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이바나와 박정아는 득점 부문 4위와 7위에 오르며 기대에 부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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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 꼴찌였던 도로공사가 몰라보게 달라졌다. 과감한 투자와 체계적인 전술을 조화시켜 이번 시즌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사진은 문정원, 이효희, 유서연, 임명옥, 이바나, 정대영(오른쪽부터 시계방향)이 코트에서 함께 환호하는 모습. /한국배구연맹 |
김종민 감독은 리시브(서브 받기)가 약한 박정아에게 '목적타 서브(리시브가 약한 선수에게 서브 집중)'가 몰리면 리베로 임명옥(31)과 라이트 문정원(25) 두 명이 리시브를 대신하는 대비책을 마련했다. 예상대로 시즌 초부터 상대팀은 박정아를 겨냥해 서브를 집중했다. 박정아는 리시브를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지만, 김 감독은 1라운드 중반부터 2인 리시브 시스템을 가동하며 박정아의 부담을 줄였다. 박정아가 공격에 힘을 쏟으면서 도로공사는 개막 3경기 연속 패배 이후 11승 1패를 거두며 승승장구했다. 김 감독의 지도력도 재평가받았다. 지난 1월 부임한 팽우선(59) 도로공사 단장은 본지 통화에서 "처음엔 김 감독의 리더십이 불안해 보였는데 계속 지켜보니 훈련과 전략이 굉장히 체계적이고 섬세하다"며 "이젠 전적으로 신뢰한다"고 했다.
◇팀보다 스폰서 앞세운 마케팅
도로공사는 한 번도 챔피언에 오른 적이 없다. 프로 출범(2005 시즌) 이후 여자부 팀이 5개에서 6개로 늘어나는 동안 유일하게 무관(無冠)으로 남아 있다. 도로공사는 첫 대권을 차지하기 위해 이번 시즌 과감한 투자를 했다. 박정아에게 여자부에서 4번째로 높은 대우(연봉 2억5000만원)를 해주고, 선수단 사기를 높이기 위해 승리 수당과 연승 수당 액수를 리그 최고 수준으로 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지난 5월엔 체력훈련시설도 모두 최신형으로 교체했다.
큰돈을 선뜻 쓰기 어려운 분위기의 공기업 구단이 대형 투자를 할 수 있었던 비결은 유니폼 광고다. 도로공사의 유니폼엔 다른 구단과 달리 팀 이름(한국도로공사)보다 KEB하나은행 명칭이 더 크고 두드러지게 새겨져 있다. 이런 마케팅으로 모은 돈을 전력 강화에 쏟아부었다고 한다. 하나은행이 한 시즌 동안 스폰서 비용으로 지급하는 금액은 도로공사 전체 선수단 연봉(약 13억원)의 절반을 웃도는 액수로 알려졌다. 김종민 감독은 "시즌 후반까지 선수들의 체력과 부상 관리를 철저히 하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26일 남자부 경기에선 OK저축은행이 KB손해보험을 3대1(34―32 15―25 25―19 25―23)로 꺾고 8연속 패배 후 승리를 거뒀다.
[김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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