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뉴스
서울
맑음 / -3.9 °
더팩트 언론사 이미지

[임태순의 길거리 사회학] '홍일점'에서 '청일점'의 시대로

더팩트
원문보기
컴퓨터 교육 현장뿐만 아니라 사회 각 부문에서 청일점 현상은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여성들이 남성들에 비해 평균수명이 5~6년 더 길어 어디서나 필연적으로 여초현상이 많아지기 때문이다./픽사베이

컴퓨터 교육 현장뿐만 아니라 사회 각 부문에서 청일점 현상은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여성들이 남성들에 비해 평균수명이 5~6년 더 길어 어디서나 필연적으로 여초현상이 많아지기 때문이다./픽사베이


청일점을 지나면 '얹힌회 회원'?, 갈수록 '여초 현상' 심화

[더팩트 | 임태순 칼럼니스트] 구청에서 실시하는 컴퓨터 기초교육을 배우고 있다. 컴퓨터를 켤 줄도 모르는 완전 초보는 아니지만 컴퓨터에 대해 콤플렉스가 있는 만큼 처음부터 배워보자는 심산이다. 16명이 정원인데 남자는 나와 할아버지 두 명이고 나머지는 모두 여성이다.

남성들 속에 있는 여성 한 명을 홍일점(紅一點)이라고 하고 반대로 여성들 속에 끼여있는 남성 한 명을 청일점(靑一點)이라고 한다. 그러니 준 청일점이 된 셈이다. 할아버지가 결석하는 날에는 명실상부한 청일점이 된다. 돌이켜보니 나이가 들면서 이런 경험은 여러 번 있었다. 방송통신대학교에서 공부할 때도 여성이 다수였고 남성은 소수였다. 은평구청 평생학습관에서 실시하는 합창수업을 참관했을 때도 열심히 노래를 부르는 학생들은 할머니, 아줌마 등 여성들이었고 남자들은 극소수 였다.

장노년층만 '여초현상'이 일어나는 게 아니다. 젊은이들도 기업체 면접장에 가면 청일점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집단 면접에 들어가니 4명은 여자이고 남자는 자신뿐이었다는 글을 쉬 볼 수 있다./임세준 기자

장노년층만 '여초현상'이 일어나는 게 아니다. 젊은이들도 기업체 면접장에 가면 청일점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집단 면접에 들어가니 4명은 여자이고 남자는 자신뿐이었다는 글을 쉬 볼 수 있다./임세준 기자


베이비 부머 이상의 세대에서 배움의 장에 여성이 많은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가정을 책임지느라 여성들은 뭔가를 배울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컴퓨터만 해도 남성들은 직장생활을 하면서 자연스레 접하게 됐으나 주부들은 그럴 기회가 없었다. 자식들 교육시키고 이제 여유를 찾은 어머니들은 또 음악, 미술, 양재, 바리스타 등 각종 취미교육에도 열성적이다.

장노년층만 그런 게 아니다. 젊은이들도 기업체 면접장에 가면 청일점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집단 면접에 들어가니 4명은 여자이고 남자는 자신뿐이었고, 게다가 면접위원들은 여성들에게만 질문을 했다는 글을 쉬 볼 수 있다. 그러고 보니 청일점 현상은 교직 등 이미 여러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사법고시, 행정고시, 외무고시 등에도 여성의 진출이 활발하다.

베이비 부머 세대는 홍일점의 시대였다. 남아선호사상에 따라 남자들이 교육을 더 받고 직장생활도 온통 남성 일색이었다. 학교를 졸업하고 취업한 여성들도 결혼을 하면 퇴사해 가정에 들어앉았다. 대학에 다닐 때 우리 과에 여학생이 한 명 있었다. 홍일점인데다 행동도 발라 인기짱이었다. 그녀는 1년간 커피, 점심이 공짜였다고 털어놓았다. 다방이나 식당에 가면 남학생들이 돈을 냈기 때문이다.

홍일점에 익숙했던 필자로선 청일점 상황에 처하는 게 좀 낯설고 어색하다. 중고교 시절 남자 여자로 나뉘어 공부한데다 사회생활도 남성중심의 마초(macho)문화 속에서 지냈기 때문이다. 아직 함께 배우는 동료들과 자연스레 어울리지 못하고 꼭 필요한 말만 하는 정도다.


시니어 세대들에게 청일점 현상은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여성들이 남성들에 비해 평균수명이 5~6년 더 길어 어디서나 필연적으로 여초현상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또 나이가 들면 여자에게 수염이 난다고 한다. 여성에게 남성호르몬이 많이 분비되고 남성에겐 반대현상이 일어나 여성이 남성화되고 남성은 여성화돼 여성들의 대외활동이 활발해진다. 이래 저래 남자는 소수가 된다.

몇 년 전 책에서 읽은 ‘얹힌회 회원’이라는 말이 기억이 난다. 퇴직하고 집에 있는 남편은 아내를 바라보고 지내는데 아내는 연일 약속이다 뭐다 해서 바쁘다. 어느 날 아내에게 비용을 부담할 테니 모임에 끼워달라고 제안한다. 그래서 차값을 내는 조건으로 아내 동창모임의 준회원으로 얹혀 여기저기 따라다니며 재미있게 지낸다는 내용이다.

노후에는 청일점이 되고, '얹힌회 회원'이 되는 게 행복의 지름길인지 모르겠다.


thefact@tf.co.kr

info icon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AI 이슈 트렌드

실시간
  1. 1개코 김수미 이혼
    개코 김수미 이혼
  2. 2손태진 가족사 고백
    손태진 가족사 고백
  3. 3김혜윤 변우석 로맨스
    김혜윤 변우석 로맨스
  4. 4야노시호 이혼 고민
    야노시호 이혼 고민
  5. 5연말정산 AI챗봇
    연말정산 AI챗봇

더팩트 하이라이트

파워링크

광고
링크등록

당신만의 뉴스 Pick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