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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유의 웹툰파헤치기]독특한 성인스릴러…레진코믹스 '킬링스토킹'

이데일리 김정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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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진코믹스 '제2회 세계만화공모전' 대상 작품
살인과 동성애 등 자극적 요소, 차별화된 주제 전개로 '호응'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국내 웹툰시장이 최근 급격히 외형을 키우고 있다. 신생 웹툰 플랫폼이 대거 생기면서 기존의 포털 웹툰과는 다른 다양한 작품들이 독자들에게 소개되고 있다. 전연령이 보는 작품부터 성인용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갖고 있는 유료 웹툰들이 독자층도 점차 넓혀가고 있는 모습이다. 단순 만화를 넘어 문화로까지 확대될 수 있는 대표 콘텐츠, 국내 웹툰 작품들을 낱낱이 파헤쳐 본다.(주의:일부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


◇레진코믹스 ‘킬링 스토킹’

지난달 초 유럽 최대 만화축제로 불리는 이탈리아 ‘루카 코믹스 앤 게임즈(Lucca Comics and Games) 2017’에서 한국 웹툰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 한국 웹툰이 최근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곤 하지만 언어적·문화적 장벽이 있을 수 밖에 없는 유럽권에서 인기를 얻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이 웹툰은 레진코믹스가 ‘웹툰의 글로벌화’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쿠기 작가의 ‘킬링 스토킹’이다. 무려 ‘제2회 레진코믹스 세계만화공모전’ 대상 작품이다. 호기심이 일었다. 도대체 어떤 내용이며 어떤 점이 다를까.

현재 2부 35화까지 공개된 이 웹툰의 장르는 성인 스릴러다. 동성애 코드와 선정적이고 잔혹한 장면들이 웹툰 전반에 깔려 있어 기분 좋게 보기엔 쉽지 않은 작품이다. 스토킹과 정신장애, 그리고 연쇄살인까지 복잡한 요소들이 뒤섞여 킬링 스토킹을 한 단어로 정리하긴 어렵다. 전형적인 스릴러 장르로 보기에도 힘든 것이 사람간 관계에 대한 ‘다양성’의 측면, 그리고 단순히 ‘사랑(동성애)’으로 표현하기 간단치 않은 주제들이 이 웹툰의 전반을 관통하고 있어서다. 한 마디로 독특한 스타일로 주제를 표출하고 스릴러라는 장르의 긴장감을 극대화한 것이 킬링 스토킹의 강점이다.


주인공은 비슷하면서도 다른 윤범과 상우다. 같은 과 동기(상우)를 좋아하다 못해 스토킹을 하게 된 윤범이 상상하지도 못한 상우의 정체를 알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상우의 정체는 연쇄살인마. 사람 한 명 죽이는 것은 아무렇지도 않은 사이코패스다. 단순히 상우의 집을 보고 싶어하는 마음에 집 안으로 발을 들인 윤범은 결국 상우에게 들켜 집안에 감금당한다. 하지만 상우는 윤범을 죽이지 못한다. 과거 자신이 죽인 어머니의 모습을 떠올리면서 윤범에게 어머니를 투영시켰기 때문이다. 윤범 또한 바깥 세상에서 언제나 버림과 냉대를 받아왔던 상황에서 상우의 이런 모습을 보고 서로가 ‘사랑’을 하고 있다고 착각한다. 여기에 경찰인 양승배까지 개입하면서 웹툰의 전개는 급속도로 빨라진다.

단순히 연쇄살인범과 피해자, 이같이 이분법적으로 갈리는 관계가 아니어서 주인공 2명의 모습을 보면 미묘한 감정과 공포감이 혼재된다. 특히 심리·정서적으로 불안한 윤범의 정신세계를 너무나 잘 표현해 독자들로 하여금 그 감정에 동화되게 만든다. 그래서 웹툰을 보는 내내 힘이 든다. 일반적인 입장에서는 이해되지 않으면서도 윤범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그럴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혼란스럽다. ‘스톡홀롬 신드롬’과 비슷하지만 또 다르다.

솔직히 이 웹툰은 대중적인 작품은 아니다. 분명 누군가에겐 불편할 ‘동성애’ 코드가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는데다 살인의 이유를 정당화할 수도 있는(여러 독자들이 있기 때문에) 스토리 전개도 한 몫을 끼친다. 그럼에도 웹툰의 다양성 측면에서 기존 웹툰들에 비해 한 발짝 더 나아갔다고 생각이 드는 작품이다. 이탈리아 만화축제 ‘루카 코믹스 앤 게임즈’에 초대를 받은 것도, 현지에서의 큰 호응을 불러일으킨 것도 아마 그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최근 킬링 스토킹의 이탈리아 출간 소식을 접한 일부 스페인 독자들이 현지 단행본 출간을 위해 온라인 청원을 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는 것도 마찬가지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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