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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이대 후문 상권이 식어버린 까닭은…

중앙일보 손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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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길 자본론 표지

골목길 자본론 표지


골목길 자본론

모종린 지음, 다산북스

골목이 떴다. 길어야 10년쯤 된 일이다. 퀴퀴한 냄새 풍기는, 그러니까 세련된 현대인이면 으레 극복해야 하는 과거의 장소였던 골목이 어느 날 갑자기 가장 트렌디한 도시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골목이라는 낱말에는 ‘동네 안’이라는 개념이 들어있다. 골목은 개인적이고 폐쇄적인 공간이었다. 그러나 요즘의 골목은 외지인이 수시로 들락거리는 핫 플레이스의 열기가 지배한다. 오늘날의 골목은 열린 공간으로 소비된다.

골목에 대한 인식이 변한 것은, 골목이 먼저 변해서이다. 동네를 구석구석 헤집는 골목길이 경제적으로 유의미한 가치를 획득했기 때문이다. 2000년대 중반 홍대·삼청동·가로수길·이태원 등 이른바 ‘1세대 골목상권’이 새로운 소비문화를 이끌면서 골목은 환해지고 소란스러워졌다. 이제 골목은 도시공학의 연구대상이 아니라 경제학이 풀어야 하는 과제로 거듭났다.

이 책이 그 골목 경제학에 대한 고민의 결과다. 지은이 모종린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는 도시의 문화·관광 정책에 대한 국내 최고 권위자 중 한 명이다. 하여 골목상권의 실태에 대한 분석이 정교하고 맵다.

이를테면 지은이는 골목상권의 현직 바리스타 가운데 6개월 미만 교육을 받은 사람이 61%인 반면에 1년 이상 교육을 받은 사람은 19%에 불과하다고 꼬집는다. 반면에 이대 후문 상권이 떴다가 지는 과정을 설명한 대목은 옛 추억을 불러낸다. 방비원·담소원·마리 등 이대 후문의 식당과 카페는 홍대 상권이 뜨기 전까지 강북을 대표하는 명소였다.


지은이가 해법으로 제안하는 골목상권의 생존력은 장인의 공동체 구성이다. 골목 상인이 전문성을 갖춰야 대기업 브랜드와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려면 교육이 중요하다. 석 달 배우고 바리스타라고 나서는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손민호 기자 ploves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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