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뉴스
서울
맑음 / 1.0 °
조선일보 언론사 이미지

선발 가뭄에 내린 단비… 고원준, 올 포스트시즌 롯데 첫 선발승

조선일보 부산=김동현 기자
원문보기
플레이오프 스타
플레이오프 3차전이 열린 19일 부산 사직구장. 롯데 선발투수 고원준(22)이 3―0으로 앞선 6회 1사 1·3루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1루 관중석의 홈 팬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로 그를 맞았다. 롯데 동료도 더그아웃에서 나와 고원준의 엉덩이를 두드려줬다.

고원준은 이용훈과 라이언 사도스키가 잇따라 부상으로 전력에서 빠지면서 급히 3차전 선발투수로 수혈됐다. 맞상대인 SK 송은범과 비교하면 무게와 안정감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양승호 롯데 감독도 "초반에 실점하면 곧바로 불펜을 투입할 것"이라며 그의 활약을 기대하지 않는 듯 말했다.

그러나 고원준은 5와 3분의 1이닝 동안 무실점(3피안타·1볼넷)으로 마운드를 지키며 생애 첫 포스트 시즌 승리를 따냈고, 3차전 MVP로 뽑혔다. 4이닝 만에 3실점 하고 강판당한 송은범을 압도했다. 역전승을 거듭해온 롯데의 이번 포스트 시즌 첫 선발승이기도 했다.

2010년 12월 넥센에서 롯데로 트레이드 된 고원준은 양승호 감독의 기대를 한몸에 받던 '영건'이었다. 시속 140㎞대 후반의 직구에 변화구 구사 능력이 좋아 차세대 에이스로 기대를 모았다. 지난해 두 차례나 완봉승을 거두며 9승7패(평균 자책 4.19점)를 기록해 순조롭게 성장하는 듯했다.

그러나 올해 고원준은 기대 이하였다. 직구 구속이 140㎞대 초반으로 떨어졌고, 투구 내용이 경기마다 들쭉날쭉했다. "기량은 좋은데 너무 노는 것을 좋아한다"는 말까지 돌았다. 공교롭게도 부진에 빠진 시점이 김해의 팀 숙소를 떠나 부산 시내에 따로 거처를 구한 때와 맞물렸기 때문이다.

6월 이후 고원준은 1, 2군을 오갔다. 9월 중순 1군에 복귀해 한결 나아진 모습(5경기 1패 평균 자책 1.93점)을 보였다. 하지만 그는 시즌 막판 잘 던지고도 4, 5회 만에 조기 교체되는 등 양 감독의 믿음을 얻지 못했다.



그의 입지는 포스트 시즌에서도 불안했다. 준플레이오프 4차전 때 선발로 나왔다가 2와 3분의 1이닝 만에 2실점 하고 강판당했다. 본인도 속상한 모습이었다. 그는 최근 취재진에게 "나도 오래 던지고 싶은데…"라며 "노히트노런이라도 해야죠"라고 푸념하기도 했다.

3차전에서 고원준의 투구는 "선발이 없다"고 걱정하는 양승호 감독에게 "나 여기 있소"라고 시위하는 듯 강렬했다. 투구 수 79개 중 50개를 스트라이크 존에 넣을 정도로 공격적이었다.

경기 후 고원준은 "최대한 오래 마운드에 있겠다는 생각으로 던졌다"고 말했다. 양승호 감독은 "3회까지 던져주길 기대했는데, 5회까지 잘 던져줬다"고 칭찬했다.


[부산=김동현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info icon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AI 이슈 트렌드

실시간
  1. 1미미 첫사랑 고백
    미미 첫사랑 고백
  2. 2라건아 더비
    라건아 더비
  3. 3손흥민 토트넘 잔류
    손흥민 토트넘 잔류
  4. 4잠실대교 크레인 사고 사망
    잠실대교 크레인 사고 사망
  5. 5조지호 파면
    조지호 파면

조선일보 하이라이트

파워링크

광고
링크등록

당신만의 뉴스 Pick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