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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촛불재판 개입’ 신영철 비판에… ‘좌파판사’ 낙인 찍어 여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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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광우병 촛불’에 덴 MB정권

촛불 불지핀 ‘피디수첩’에 반감

원 “무죄 판결 부당성 부각하라”

‘사법부 내 좌파세력 무력화’ 등

심리전 활동내용 보고받아

야당 표적 심리전도

야4당이 대북정책 전환 촉구하자

국정원 ‘남남갈등 조장’으로 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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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한겨레> 취재로 밝혀진 국가정보원의 ‘사법부 여론공작’은 삼권분립을 흔드는 위헌적 행태로 지금까지 드러난 국정원 심리전단의 공작 사례 중 가장 악질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특히 촛불집회 관련 재판에 개입해 물의를 일으킨 신영철 전 대법관을 비판하는 판사들을 ‘좌파 판사’라고 공격하는 등 법률에 근거한 합리적 문제제기마저 좌파 프레임으로 덮어버렸다.

■ 원세훈, 직접 ‘피디수첩’ ‘대법원장’ 거론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를 거치면서 이명박 당시 대통령의 지지율이 1년여 만에 10%대까지 떨어지자 국정원 심리전단은 ‘촛불’에 예민하게 반응했다. 이 전 대통령은 2015년 펴낸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에서 촛불집회의 원인으로 <피디수첩>의 보도를 지목할 만큼 강한 반감을 갖고 있었다. 정권과 교감한 검찰의 <피디수첩> 제작진 기소에도 불구하고 법원의 무죄판결이 나오자, 원 전 원장이 직접 “법원 무죄판결의 부당성을 알리는 심리전을 적극 전개하라”고 지시했다. 당시 국정원은 1월22일부터 2월1일까지 여섯차례에 걸쳐 △전방위 온·오프라인 활동을 통한 제작진·법조계 규탄 △사법부의 좌편향 판결 관련 ‘이(E)-콘텐츠’ 제작·확산 등 비판 활동을 전개했다고 원 전 원장 등에게 보고했다.

사법부를 겨냥한 심리전단 활동은 촛불집회와 관련한 신영철 대법관의 ‘재판 개입’ 파문과 관련해서도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원 전 원장은 사태가 터진 직후, 신 대법관 사퇴 주장은 ‘좌파세력의 현 정부 흔들기’라고 규정하고 2009년 3~5월 세차례에 걸쳐 꾸준히 심리전을 지시했다. 직접 “이용훈 대법원장 책임론을 부각하라”는 지시도 내렸다. 이에 국정원은 대법원 앞 좌파 비판 기자회견(3월17일), 가두 규탄집회 등 사법부 내 좌파세력 무력화 심리전 활동 전개(5월13일), 대법원장 책임론 부각하고 좌파 판사 압박 심리전 진행(5월25일) 등의 활동 내용을 원 전 원장에게 보고했다.

■ 민주당 등 입법부 규탄 심리전도 전개 이와 함께 국정원이 정부를 비판하는 야당의 정당 활동을 규탄하는 심리전을 벌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국정원이 사실상 ‘국책 청와대지원연구소’처럼 움직였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원 전 원장은 2009년 3월16일 민주당·민주노동당·창조한국당·진보신당 등 야4당과 6·15 남측위원회가 ‘남북관계 경색 비상시국회의’를 열어 정부의 전면적 대북정책 전환을 촉구하는 대국민 선언을 발표한 것을 직접 언급하며 이에 대응하는 규탄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그러자 국정원은 이른바 ‘건전단체’와 협조해 △국회 앞에서 1인 릴레이시위 △국회 및 건전단체에 성명서 배포·홍보 등 ‘좌파단체의 남남갈등 조장 규탄 심리전’을 했다고 보고했다. 원 전 원장은 그 뒤 3월24일에도 남북 민간교류의 문제점을 비판하는 심리전을 벌이라고 추가 지시했다. 이런 원 전 원장의 지시는 국정원을 통해 전문가 언론 기고, 대북 방송, 사이버 활동을 활용한 ‘은밀한’ 여론조작으로 이어졌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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