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QR코드(2차원 바코드) 결제 비중이 40%나 되는 등 ‘현금 없는 사회’가 실현되고 있다. 현금으로 결제하는 대신 QR코드를 활용하는 모바일 결제 형태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블룸버그(Bloomberg) 칼럼니스트 아담 민터는 개발도상국가에서 새로운 지불 모델이 등장하고 있다며 1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에 따라 전 세계의 현금 없는 사회 구현이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민터는 “최근 중국 남부 선전 지방에 여행을 갔다가 두개의 팁 상자를 앞에 두고 있는 버스커(길거리 연주자)를 발견했다”며 “첫 번째 상자는 지폐와 동전으로 가득 찬 골판지로 만든 상자였고, 두 번째는 행인들이 스마트폰으로 팁을 남길 수 있는 QR코드가 부착된 상자였다”고 말했다.
블룸버그(Bloomberg) 칼럼니스트 아담 민터는 개발도상국가에서 새로운 지불 모델이 등장하고 있다며 1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에 따라 전 세계의 현금 없는 사회 구현이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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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공유 자전거를 사용할 때 QR코드로 결제가 가능하다./블룸버그 제공 |
민터는 “최근 중국 남부 선전 지방에 여행을 갔다가 두개의 팁 상자를 앞에 두고 있는 버스커(길거리 연주자)를 발견했다”며 “첫 번째 상자는 지폐와 동전으로 가득 찬 골판지로 만든 상자였고, 두 번째는 행인들이 스마트폰으로 팁을 남길 수 있는 QR코드가 부착된 상자였다”고 말했다.
최근 중국에서는 QR코드로 구걸하는 거지도 등장했다. 길가에 주차된 차의 운전자에게 구걸한 거지는 상대방이 현금이 없다고 하자 휴대폰을 꺼내 자신의 QR코드를 스캔해 모바일 결제 플랫폼으로 송금해달라고 하는 것이다. 이외 중국인들이 애용하는 공유 자전거 등 공유 경제 서비스를 이용할 때도 QR코드로 결제할 수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인들이 전자상으로 지불한 거래량은 5조5000억달러(약 6175조원)에 이른다. 중국에서는 애플페이(Apple Pay)와 같은 스마트폰 결제 서비스보다 QR코드가 결제 수단으로 더 각광받고 있다. 현금 결제를 원치 않는 소비자나 기업들이 QR코드를 활용한 스마트폰 결제를 선호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QR코드는 금융 혁명을 이끌 가능성이 희박한 수단이었다. QR코드는 일본의 덴소웨이브가 기존 바코드에 저장할 수 있는 제한된 정보량에 대한 불만에 대응하기 위해 1994년 처음으로 개발했다. QR코드는 ‘Quick Response’의 약자로 ‘빠른 응답’을 얻을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실제 QR코드는 인식기에 위치가 잡히는 순간 데이터로 변환돼 다른 코드보다 10배 정도 빠르게 정보를 인식할 수 있다.
초기 QR코드는 일본 자동차 업체인 도요타에서 재고량을 파악하기 위해 사용했다. 덴소웨이브가 일본 도요타자동차의 부품 자회사였기 때문이다. 이후 2000년대 들어 휴대폰으로 QR코드를 인식할 수 있는 기술이 등장하면서 이 기술을 활용한 마케팅이나 제품 홍보가 시작됐다. 당시 덴소웨이브는 QR코드에 대한 특허권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선언했고, 이에 따라 QR코드 기술은 전 세계로 빠르게 퍼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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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소비자가 스마트폰 알리페이 앱 QR코드 결제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다./블룸버그 제공 |
중국에서는 최대 인터넷 기업인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개발한 결제 플랫폼인 알리페이와 위챗페이에 QR코드를 도입하면서 QR코드 사용을 확산시켰다. 가입자가 8억명이 넘는 텐센트의 위챗은 연락처 정보를 교환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개인화된 코드를 사용자에게 제공하고, 이를 스마트폰에 있는 가상 지갑과 결합해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위챗을 통해 송금하는 서비스는 이제 중국인들 삶의 한 방식이 됐다. 중국에서는 올해 설 연휴 기간에만 위챗페이를 통해 460억위안(약 7조6460억원) 규모를 이체했다.
QR코드가 왜 신흥국에서 뜰 수 있는 것일까. 우선, QR코드 결제 방식은 신용카드를 요구하지 않는다. 신용카드를 발급받기도 어렵고 불편한 결제 수단으로 여기는 중국인들에게 모바일 신용카드를 발급받아 무선 근거리 통신 기술을 활용해 결제해야 하는 애플페이와 같은 서비스는 비경제적인 것으로 여겨진다. 실제 애플페이는 최근 중국에서 활발한 마케팅을 진행 중이지만, 점유율은 한 자릿수에 불과하다.
또 중국 음식점이나 시장, 버스커들은 0.5달러(약 3.38위안) 정도의 비용을 들여 카드 단말기를 설치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위챗페이의 경우, 은행 계좌와 스마트폰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전자 결제를 할 수 있다. 상하이의 가게나 선전 지방의 버스커들은 무료 위챗 계정과 QR코드 인쇄물만 있으면 된다. 이에 따라 QR코드의 중국 결제 시장 점유율은 2013년 3.3%에서 2017년 현재 40%까지 급증했다. 전 세계 QR코드 이용자 중에서는 중국인이 90% 정도를 차지한다.
다른 개발도상국가도 QR코드 결제 방식의 잠재력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아프리카 나이지리아에서는 지난해 미국 신용카드의 브랜드인 마스터카드(MasterCard)가 10만명의 상인을 대상으로 QR코드 서비스를 출시했다. 인도 정부도 지난 2월 현금 없는 사회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인디아QR(IndiaQR)’을 시작했고, 태국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중국은 더 야심찬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15일 중국 유니온페이 주도로 최초 QR코드의 국제 표준이 탄생했다. 중국 유니온페이(China UnionPay Co.)를 비롯해 비자(Visa Inc.), 마스터카드 등 세계 주요 카드결제회사들이 공동운영하는 결제시스템인 국제인증 ‘EMVCo’에 QR코드를 등록한 것이다. 특히 유니온페이는 동남아시아 지역에 QR코드를 중점적으로 서비스하겠다고 밝혔다.
아담 민터 칼럼니스트는 “전 세계의 소비자와 상인, 그리고 정부가 이 기술을 활용하면서 더 발전시킬 것”이라며 “이는 사람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현금 없는 사회를 더 빨리 현실화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선목 기자(letswi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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