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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폭 좁은 넥타이에 슬림 핏… 날렵한 구두 앞코… 파리지앵 바꿔놓은 ‘마크롱 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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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의 단골 양복점 가보니
프랑스 파리 2구 아부키르가 19번지에 있는 ‘조나스 에 시에(Jonas & Cie)’.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3년 전부터 단골로 드나들며 옷을 사 가는 양복점이다. 올해 5월 대통령 취임식 때 입은 정장(450유로·약 58만5000원)도, 이달 13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에펠탑에서 만찬을 할 때 입은 정장(390유로·약 50만7000원)도 이곳에서 구입했다. 도대체 어떤 곳일까? 이런 궁금증을 풀기 위해 최근 다녀왔다.

‘대통령의 양복점’은 건물의 2층에 있어 눈에 잘 띄지 않았다. 조그만 간판을 보고 겨우 찾을 수 있었다. 계단을 걸어올라 좁다란 복도로 들어서니 벽면에 마크롱 대통령 부부를 비롯해 프랑스 유명 정치인들의 방문 사진이 걸려 있었다.

‘조나스 에 시에’ 매장. 오른쪽은 로랑 투불 사장. 파리=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조나스 에 시에’ 매장. 오른쪽은 로랑 투불 사장. 파리=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장클로드 투불 씨와 그의 아들 로랑 씨가 1980년 시작한 이 양복점에는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전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마티아스 페클 전 내무장관 등 정치인 단골이 유독 많다. 마크롱 대통령은 측근인 이스마엘 에믈리앵 홍보특보(30)의 소개로 이곳을 다니게 됐다. 대통령 당선 이전에는 부인 브리지트 여사도 함께 들렀다.

오전 10시인데도 이미 고객이 10여 명 있었다. 수수한 분위기의 양복점 내부에는 맞춤 장인들의 작업공간도 딸려 있었다. 기성복은 대개 350유로(약 45만5000원), 주문부터 완성까지 5주일이 걸리는 맞춤복은 550유로(약 71만5000원), 넥타이는 30유로(약 3만9000원), 가죽 벨트는 50유로(약 6만5000원)…. 줄자를 들고 한 손님의 팔 길이를 재던 로랑 투불 사장에게 정치인 단골이 많은 이유를 묻자 그는 “우리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합리적 가격에서 편안하게 옷을 고를 수 있기 때문인 것 같다”며 “마크롱 대통령 측이 취임 이후에도 세 벌을 사 갔다”고 말했다.

이 양복점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푸른색과 몸에 딱 맞는 슬림 핏(slim fit) 스타일을 선호한다. 잉글리시 포켓(왼쪽에 두 개, 오른쪽에 하나의 주머니)이 달린 짙은 푸른색 정장과 흰 셔츠, 작은 점무늬 푸른색 넥타이의 조합을 가장 좋아한다는 것.


매장 입구에 걸려 있는 단골 고객 사진 중에는 유독 정치인이 많다.

매장 입구에 걸려 있는 단골 고객 사진 중에는 유독 정치인이 많다.


남성복이 발달한 이탈리아에서는 폭 8∼9cm의 넥타이가 클래식으로 통한다. 그러나 최근 프랑스에선 젊은 남성들이 폭 6.5cm 이내의 넥타이를 매는 게 유행이다. 국내 원조 남성 편집숍인 ‘샌프란시스코 마켓’의 한태민 대표는 “좁다란 넥타이와 바지, 날렵한 구두 앞코가 만 39세인 마크롱 대통령의 젊은 이미지를 강조한다”며 “단조로워 보이던 프랑스 남자 패션을 마크롱 대통령이 바꾸고 있다”고 평했다.

멋쟁이 파리지앵이 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투불 사장은 특히 ‘조끼의 마법’을 설파했다. “정장 바지에도 청바지에도 입으면 기분이 유쾌해져요.” 그는 덧붙였다. “프랑스 패션의 핵심은 너무 과하게 꾸미지 않는 것입니다. 최대한 절제하며 자연스러울 것. 그리고 거기에 맞는 정중한 태도를 갖출 것.”

파리=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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